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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에게 ‘전우’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힘든 훈련과 군 생활 속에서 단순히 ‘동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목숨걸고 싸워 이겨야 하는 전장에서 전우는 말 그대로 생사고락을 함께합니다.
‘네 발의 전우’라 불리는 ‘군견’도 다를 바 없습니다. 군견은 뛰어난 후각과 청각으로 우리 군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수색부터 추적, 경계, 폭발물 탐지까지 최첨단 장비로도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무장공비를 생포하고, 지뢰를 터트려 분대원들의 목숨을 구하고, 실종된 아이를 찾고. 모두 군견의 공입니다.
그럼 군견은 어디서, 어떻게 양성될까요. 2008년 6월 20일 자 국방일보에서 관련 기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목은 ‘강한전사 프로 군견은 만들어진다’입니다. 당시 기자는 군견양성소인 육군1군사령부 제1군견훈련소(현 군견훈련소)를 취재해 군견 훈련 과정을 생생하게 보도했습니다.
기자가 제1군견훈련소를 찾은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육군·해군·해병대에서 각각 운용되던 군견훈련소가 2008년 1월 제1군견훈련소로 통합됐기 때문이죠.
양성훈련은 능력과 임무에 따라 수색견, 추적견, 경계견으로 구분해 고난도로 진행됐습니다. 이렇게 약 7개월간의 복종훈련과 양성훈련을 거쳐 일선 부대에 배치됐습니다.
‘실전에서 군견 1마리가 적을 수색·추적·제압하는 능력이 1개 중대 전투력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니 훈련 난이도가 상당해보입니다.
그렇게 훈련받은 군견은 한해 약 80~100마리 배출됐습니다. 강한 체력과 전투기술, 정신무장을 갖춘 프로 군견들은 군내 주요 경호작전은 물론 대테러 활동과 해외 파병 부대 등에 투입됐습니다.
별도 박스 기사에서는 선배 군견 ‘린틴’과 ‘헌트’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린틴은 1968년 1·21 청와대 무장공비 기습사건 때 1명을 생포하고 30명을 사살하는 데 크게 기여한 군견입니다.
헌트도 1990년 3월 강원도 양구군에서 발견된 제4땅굴 수색작전 당시 북한군이 매설해 놓은 목함지뢰가 폭발해 생명을 잃었고 그 희생 덕분에 1개 분대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에선 두 군견이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와전된 정보가 기사화된 경우로 보입니다.
인헌무공훈장은 관련 법상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대한민국 국민이나 외국인에게 수여하도록 규정돼 있어 원칙적으로 동물은 대상이 아닙니다.
실제 행안부 관계자도 두 군견에 대한 훈장 수여 기록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기사 내용엔 없지만 제4땅굴 앞 헌트 동상에 명기된 ‘소위 추서’ 관련 사실도 육군 확인 결과 해당 기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비록 훈장과 계급 추서의 공식 기록은 찾지 못했지만 국가와 장병을 위해 바친 두 군견의 헌신과 희생의 가치가 결코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를 위한 그들의 충성심은 아직도 군 장병과 국민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송시연 기자/사진=국방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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