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응급처치법 숙지·숙달한 것이 도움
군인 본연의 임무 다할 수 있어 기뻐”
군 장병들이 ‘국민의 군대’라는 명성에 걸맞게 위기에 처한 국민의 생명을 잇달아 구했다.
육군17보병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은 길에 쓰러진 시민을 구조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주인공은 박장현 중사, 임주성·이종훈·서경준 하사.
이들은 지난달 31일 국군의무학교에서 열린 전투부상자처치 교관 평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차를 타고 가던 임 하사의 시야에 대전도시철도 반석역 인근 버스정류장 옆에 쓰러져 있는 어르신이 들어왔다. 신속하게 차를 세운 4명의 장병은 차량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위치에 주차한 뒤 현장으로 뛰어갔다. 이들은 평가에서 사용한 응급처치 키트에서 거즈와 붕대를 꺼내 피가 흐르는 어르신의 뒷머리 상처 부위를 지혈했다. 또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계속 말을 걸어 의식을 잃지 않도록 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하자 환자 상태를 자세히 전달하고 현장을 떠났다.
장병들의 선행은 이 같은 상황을 목격한 한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현성 씨는 “할아버지가 뒤로 크게 넘어져서 피가 많이 나는 상황에 모두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는데, 군인 네 분이 뛰어오시더니 상황을 정리했다”며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국군 장병들을 응원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박 중사는 “평소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해온 덕분에 신속하게 응급처치할 수 있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군인 본연의 임무를 다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육군28보병사단 포병여단 유환성 대위는 교통사고 현장에서 생명이 위급한 어르신을 구하는 활약을 펼쳤다.
유 대위는 지난달 22일 훈련 통제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경기도 연천군 신탄교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는 차량이 마주 보고 걸어오던 보행자를 친 상황이었다. 80대 사고자는 의식을 잃었고, 농로에 떨어지면서 골절상까지 입었다.
유 대위는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삼각대를 설치하고, 사고자를 돌봤다. 또 구조가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도왔다.
병원으로 옮겨진 사고자는 외상집중치료실에서 장시간 수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다. 가족들은 자칫 더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아버지를 구해준 은인을 수소문했다. 당사자가 군인임을 확인한 가족들은 국민신문고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고자의 아들은 “유 대위님이 아버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저는 아버지를 더 이상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의 본보기를 보여 주셨다”고 칭찬했다.
유 대위는 “사고자의 국가유공자 배지를 보고는 ‘꼭 구조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의식을 회복하셨다니 다행이고,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병대2사단 백호여단 장병들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의 한 주차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남성을 응급처치로 구했다.
김경수 대위, 윤민영 중위, 김정윤 중위(진), 김재성 중사, 안용희 하사는 화랑훈련을 앞두고 이동 중 주차된 차량 뒤에 누워 있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남성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고, 호흡도 일정하지 않았다. 상태를 확인한 김 중위(진)는 전투복 상의를 벗어 남성의 목 뒤를 받쳐 기도를 확보했다. 김 대위는 남성의 상의 단추와 하의 벨트를 푼 뒤 다른 장병과 함께 마사지를 했다. 그동안 윤 중위는 남성과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
그렇게 10여 분이 흐르자 남성의 의식이 차츰 돌아왔다. 안 하사는 골든타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고자 대로변까지 달려가 구급차를 기다렸다. 이후 5명은 구급대원에게 현장을 맡긴 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났다.
이들의 선행은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이 해병대사령부에 전화로 소식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김 대위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국군의 사명이다. 전우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평소 응급처치법을 숙지·숙달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배지열·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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