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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체력 키우는 '수영' 장병·가족 누구나 '환영'

입력 2023. 06. 08   16:33
업데이트 2023. 06. 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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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2보병사단 수영동아리 IM+A

지역 체육문화센터 개관 계기, 지난해 6월 창단
‘누구에게나 열린 문’ 회원 수 50명으로 성장
건강 챙기고 전우애·가족애 돈독 ‘일석삼조’
수상인명구조원 자격 취득…군인정신 빛나

상급부대 3군단, 최근 바다까지 작전지역 확대
“바다 수영·소양강 횡단 도전” 동아리 꿈도 커져

 

육군12보병사단 수영동아리 IM+A 회원이 강원도 인제군 북면에 있는 원통체육문화센터 수영장에서 접영으로 물살을 가르고 있다.
육군12보병사단 수영동아리 IM+A 회원이 강원도 인제군 북면에 있는 원통체육문화센터 수영장에서 접영으로 물살을 가르고 있다.


“육군12보병사단에 수영동아리가 있다고?” 처음 들었을 때는 의아한 조합이었다. 험준한 산악지역, 최전방 비무장지대(DMZ)를 수호하는 사단과 수영이라는 운동 사이에 접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병들의 진지한 태도와 수영을 배우려는 열정만큼은 국가대표 못지않았다. 12사단 수영동아리 ‘IM+A’ 회원들이 힘차게 가르는 물살과 사방으로 튀는 물방울을 느끼며 초여름 더위를 날려 보자. 글=배지열/사진=양동욱 기자 


혼자보다 여럿일 때 실력 ‘쑥쑥’

어린이 회원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오승환 준위.
어린이 회원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오승환 준위.


IM+A는 지난해 1월 강원도 인제군 북면에 수영장을 갖춘 원통체육문화센터가 생긴 것을 계기로 그해 6월 창단하고, 두 달 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수영은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런 특성이 회원을 모으는 데 큰 힘이 됐다. 회장인 정보참모처 제장모 준위도 혼자 수영을 시작했다가 동아리 활동으로 흥미를 찾았다. 그는 허리디스크 재활치료를 위해 2017년 처음으로 수영을 접했다. 제 준위는 “개인적으로 배울 때는 어색하고 힘들었다”며 “고민을 털어놓으니 공감하는 동료가 많아 동아리를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동아리 이름도 독특하고 의미 있다. 자유형·배영·평영·접영을 섞어서 하는 개인혼영(Individual Medley)의 약자 ‘IM’에 ‘모두’라는 뜻의 ‘All’과 ‘중독되다’는 ‘Addict’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나름 단체 유니폼도 맞췄고, 수영모에는 IM+A를 형상화한 로고를 새겨 넣었다.

동아리명에서 알 수 있듯 목표는 모든 회원이 개인혼영 100m를 완주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다. 목표 달성에 매진한 결과 동아리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7월 강원도지사배 생활체육대회와 9월 강원도민 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았고, 지난달에는 인제군 수영연맹에 정식 클럽으로 등록했다.

회원 수도 지속해 늘고 있다. 10명도 채 되지 않는 인원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50명이 등록했다. 특별한 가입조건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홍보부장인 정보통신대대 임건우 상사는 “12사단을 사랑하는 장병과 군인 가족이면 누구나 올 수 있다. 사단 홈페이지에 홍보 포스터를 게재하면서 많은 분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훈련부장을 맡고 있는 정보통신대대 오승환 준위는 수영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강원도 대회 입상 경력이 있는 그는 동아리 훈련을 주도한다. 오 준위는 “그날 출석한 회원의 실력을 보고, 그에 맞게 훈련 순서를 구성한다”며 “기초 영법부터 개인별 어려운 점, 고급 기술까지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리는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돕기 위한 역량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와 손잡고 주말마다 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 교육을 마련한 것. 이 과정을 통해 9명의 회원이 정식 자격을 취득했다.

12사단 상급부대인 3군단은 최근 8군단과 통합하면서 작전지역이 바다까지 확대됐다. 이에 발맞춰 동아리의 꿈도 커졌다. 제 준위는 “오는 7월 바다 수영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계곡 수영과 소양강 횡단 등 회원들과 해 보고 싶은 활동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장병·가족까지 남녀노소 즐겁게

군수지원대대 유현호 상사 가족이 동아리 활동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수지원대대 유현호 상사 가족이 동아리 활동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우렁찬 구령에 맞춰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원통체육문화센터 수영장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손목부터 어깨, 팔, 허리를 스트레칭하면서 물에 들어갈 준비를 마친 IM+A 회원들.

풀 깊이에 따라 초보용(130㎝)과 중급용(160㎝)으로 나뉘어 각각 흩어진 회원들은 맞춤형 훈련에 들어갔다. 신입 회원과 어린아이들은 훈련부장이 전담해 영법을 교육했다. 실력이 뛰어난 회원들은 짝을 이뤄 즉석 대결도 벌였다. 자유형부터 배영-평영-접영 순서로 쏜살같이 수영장 양 끝을 오가는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꾸준한 운동 덕분에 회원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군수지원대대 한경일 준위는 올해 1월 1일 수영에 입문한 ‘수린이(수영+어린이)’였다. 초보용 킥판을 잡고 허둥대던 그였지만,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지금은 25m를 쉬지 않고 한 번에 이동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 준위는 “일반 강습에서는 세밀하게 배우기 어려운데, 동아리에서는 일대일로 가르쳐 줘 단기간에 실력이 향상됐다. 물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심을 극복하면서 수영의 ‘맛’에 제대로 빠졌다”며 미소 지었다.

장병뿐만 아니라 군인 가족들도 수영동아리에 참여해 돈독한 정을 나눈다. 군수지원대대 유현호 상사는 올해 초부터 아내와 두 딸을 이끌고 수영장에 출석 중이다. 유 상사는 “수영으로 심폐지구력과 체력이 좋아졌고, 수상구조사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무엇보다 건강과 전우애, 가족애라는 ‘일석삼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수영동아리의 장점을 피력했다.

옆에서 아빠가 수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딸 다인(11) 양은 “재미있고 스트레스가 풀려 여기 오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엄마·아빠랑 같이하고, 삼촌들도 잘 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거들었다.


동아리 적극 권장…결전태세 완비

IM+A 회원들이 물속에서 손을 들어 환호하는 모습.
IM+A 회원들이 물속에서 손을 들어 환호하는 모습.



사단은 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해 축구동아리 을지FC뿐 아니라 등산·배드민턴·테니스동아리 등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동아리 활동은 매주 수요일 전투체육 시간에 이뤄진다. 친목 도모를 위해 일과 시간 이후 자율적인 모임을 할 수 있다. IM+A는 주말에도 만나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다듬는다.

사단과 지역 유관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도 동아리 활성화에 자양분이 되고 있다. 수영동아리는 원통체육문화센터의 배려로 수영장 개방 시간 외에도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

부대에서 먼저 지역에 다가가는 사례도 있다. 을지FC는 지역주민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상생·화합하기 위해 친선경기를 수시로 개최한다.

등산동아리는 활동 자체가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지름길이다. 산악군단 예하 부대에 걸맞게 지역의 주요 산을 등반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작전 지형을 확인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동아리 가입 장병들은 체력 증진, 유대감 형성, 취미 활동 보장이 결전태세 확립에도 일조한다고 입을 모았다.

을지FC에서 활동 중인 김종성(대령) 행정부사단장은 “상대적으로 지역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장병들의 화합·단결 및 체력 증진을 위한 동아리 활성화에 정성을 쏟고 있다”며 “지역주민과 함께하고, 전문강사를 초빙하는 등의 노력을 펼쳐 동아리 활동이 결전태세 완비로 귀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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