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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박격포 계산병이 바라보는 전술

입력 2023. 05. 24   16:39
업데이트 2023. 05. 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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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서의 소부대 전투기술』을 읽고


러셀 A. 구겔러 지음 / 조상근 번역 / BG북갤러리 펴냄
러셀 A. 구겔러 지음 / 조상근 번역 / BG북갤러리 펴냄

최우재 병장 육군9사단  황금박쥐부대

러셀 A. 구겔러 지음 / 조상근 번역 / BG북갤러리 펴냄
러셀 A. 구겔러 지음 / 조상근 번역 / BG북갤러리 펴냄



매 순간 전술적이었을까? 81㎜ 박격포 계산병으로 임무를 수행해 온 군 생활을 돌아봤을 때 그런 적도, 그렇지 않은 적도 있었다. 훈련에 지친 적도 있었고, 부족한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다. 그래서 전시에 만약 급박한 수정사 요구가 온다면 그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하달할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다.

『6·25전쟁에서의 소부대 전투기술』은 6·25전쟁 상황에서 소부대 운영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전황과 양상을 담고 있는 진중문고다. 승리했던 전투에서는 어떤 점을 잘했고, 패배했던 전투에서는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해 중요한 소부대 전투기술을 알려 준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전시의 모든 행동과 사고는 전술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진이나 침투, 후퇴 때뿐만 아니라 휴식할 때도 말이다. 다시 말해 전장에는 1%의 가능성이 있고, 이 가능성은 적군과 아군 모두에게 있다. 이 1%는 패배의 1%일 수도, 승리의 1%일 수도 있는데 그걸 결정하는 건 누가 더 전술적이었고 더 간절했는지 여부라고 느꼈다.

이외에도 책에는 여러 가지 배울 만한 소부대 전투기술들이 서술돼 있다. 그중에는 소부대 전술의 핵심인 기동과 사격, 역습 시 화력 집중 지점 등이 있지만, 그 핵심을 관통하는 건 역시 전술적 행동과 사고였다. 어떤 전술도 해이한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의미가 없고, 어떤 장비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한다면 그만큼의 가치가 없다. 이는 만고불변의 진리이기에 작가는 궁극적으로 현대의 군대도 평시에도 열심히 훈련하고, 총기·화기 등 장비를 숙달하며, 안일한 생각은 접어 두고 만약을 대비하는 철저한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하고자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군인 신분으로서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전술적 사고와 행동은 당연히 첫 번째로 중요하지만, 그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일까지 말이다. 비록 여러 번의 축사탄 및 고폭탄 사격에서 열심히 계산했던 경험과 계산법 공부에 몰두했던 날들, 그리고 부분대장으로서 분대원들을 잘 이끌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이 조금 위로가 되기는 했지만 그것뿐이었다. 군인으로서 많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앞으로는 더 전술적으로, 더 열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비상등이 켜졌다.

쉽지는 않겠지만 더 열심히 주특기를 공부하고, 열정적으로 훈련에 참여하며, 모든 일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나부터 그렇게 바뀌기 시작하면 많은 전우가 함께해 주리라고 믿는다. 비록 한 명 한 명 천천히 바뀌더라도 우리 소대·중대를 넘어 더 많은 인원이 바뀌는 날이 온다면, 우리 모두 전술적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을 갖고 결국 승리하는 군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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