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동남아 역대 최고 기온
하반기 엘니뇨로 폭염 심해질 듯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때 이른 폭염으로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이상고온의 주범으로 지목된 가운데, 올 하반기와 내년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폭염 등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서북부 태평양 연안 지역에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졌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이날 4곳에서 역대 5월 14일 기준으로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이 가운데 퀼라유트 지역은 32도에 달해 기존 역대 최고기온(1975년 26.7도)을 크게 뛰어넘었다. 미국 기상청(NWS)은 앞서 전날 단기 예보에서 “14일 태평양 연안 지역의 기록적인 폭염을 포함해 미 서부 전역에 걸쳐 예년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기온이 예상된다”며 시애틀·포틀랜드를 포함한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서부에 폭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웃 캐나다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앨버타주에서는 이상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90건에 이르는 산불이 발생했다. 앨버타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13일 오후까지 1만6000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잇따라 세워졌다. 싱가포르 국립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40년 전인 1983년 4월 기록된 역대 최고기온과 같고, 5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 기온이었다.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지에서는 올해 들어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져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이 잦았다.
지구 반대편 유럽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스페인에서는 4월 역대 가장 덥고 건조한 날씨를 기록하는 등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 11일 내각 회의에서 20억 유로(2조9100억 원) 규모의 가뭄 비상조치를 승인했다. 스페인 정부는 또한 기온이 30~40도 이상으로 오를 때 농업·건설 현장 등에서의 야외 작업을 금지하는 조치도 시행할 예정이다. 인접국인 포르투갈과 지중해 건너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알제리에서도 지난달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기후학자들은 최근의 이상 고온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위기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최근 연구에서 지구 온난화가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알제리 등 4개국의 최근 폭염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결과 폭염 발생 가능성이 산업화 이전 대비 최소 100배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지난달 26~28일 36.9~41도에 이르는 이상 고온이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 이전이라면 이 정도의 폭염은 4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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