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가이드 - 스타트업의 피아식별
잘하던 산업 뛰어넘는 빅블러 가속화
핵심 기술 활용 다른 업종 진출 모색
스타벅스 ‘핀테크’ 넷플릭스 ‘게임’
네이버 쇼핑은 한때 쿠팡 앞서기도
카톡 기반 카카오 계열사만 120여 개
이번 글에서는 혁신의 새로운 형태라고 일컬어지는 거대한 빅블러의 흐름 속에서 자신들이 잘해오던 산업의 영역을 뛰어넘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사례를 알아보고자 한다. 빅블러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여러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가장 활발하게 나타나는 곳이 바로 빅테크 기업들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보유한 핵심 기술이나 플랫폼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를 위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면서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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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 스타벅스는 2020년 브랜드 가치를 178억 달러(한화 약 24조 원)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의 커피 체인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매장 수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78개국에 3만3000여 곳이 있다. 이런 스타벅스가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해 IT 기술을 활용해 ‘사이렌 오더’라는 서비스를 만든 것은 2014년이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최초로 커피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사이렌 오더를 선보였고 이후 스타벅스의 표준이 돼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도 도입했다.
스타벅스는 각 국가의 문화적 특성과 구매 패턴, 상황 등을 고려해 사이렌 오더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날수록 음료 취향, 충전 및 구매 패턴, 주요 이용 매장 등의 정보가 빅데이터화 되면서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수천만 명의 이용자들이 사이렌 오더에 충전한 금액은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700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벅스는 이 예치금으로 아르헨티나 은행 방코 갈리시아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실제 오프라인 은행 지점을 오픈하며 글로벌 핀테크 기업으로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선불 충전금이 1801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 주요 핀테크 기업인 토스(1214억 원)와 네이버 파이낸셜(689억 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만약 스타벅스가 모바일 결제 가능 매장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핀테크 기술을 도입한다면 기존 신용카드 회사나 금융, 유통업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업계는 스타벅스가 본격적으로 자산운용업에 진출한다면 전통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결제 실험 등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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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 2억900만 명(2022년 기준)을 확보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 큰 성공을 경험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의 콘텐츠 영역을 영화 제작에서 게임까지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미국 게임사 EA에서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핵심 인력들을 게임 개발 부문에 영입했고, 내년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세계 어디서나 초고속으로 대용량 영상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여기에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이 극도로 짧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더해지면서, 내용이 미리 정해진 영화뿐만 아니라 사용자 조작에 따라 상황이 바뀌는 게임 영상도 실시간으로 보내 줄 수 있게 됐다. 이른바 ‘클라우드 게임’이다.
멀리 떨어진 클라우드에서 실행된 게임을 내 PC나 스마트폰에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시간 지연이 없어 마치 내 PC나 스마트폰에서 게임이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클라우드로 영화 서비스를 해온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영화를 저장한 클라우드 서버를 게임용으로 바꾸면 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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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검색 및 포털 서비스 네이버는 코로나19 이슈로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2021년 기준 거래액 32조4000억 원을 달성했다. 참고로 이커머스 최강자인 쿠팡의 상품 거래액은 37조8000원 수준이고 이베이코리아는 19조 원 규모다. 통계청이 밝힌 2022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6조 원으로 네이버와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35% 정도를 차지한다. 네이버가 단순히 검색 포털이 아니라 쇼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심지어 쿠팡과 비슷한 수준의 거래액을 보이는 것에 놀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네이버 거래액이 쿠팡보다 많았다.
네이버는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국내 대표 포털 기업에서 이커머스의 성장을 이끄는 ‘종합 쇼핑 플랫폼’으로 도약했고 인공지능이나 헬스케어, 자율주행 같은 새로운 산업에서도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심지어 네이버 공화국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네이버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브랜드 스토어, 물류 파트너십, 라이브 커머스 등 기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 페이라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쇼핑 업계 강자로 등극하는 동시에 금융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네이버는 포털에서 쇼핑 플랫폼으로, 그리고 다시 핀테크 분야와 인공지능, 로봇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네이버는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CJ 대한통운과 함께 브랜드 스토어에 입점한 상품을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도 시작했다.
네이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세계그룹과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도 진행했다. 네이버는 이마트 지분 2.96%, 신세계인터내셔널 지분 6.85%를 각각 보유하게 됐고, 이마트와 신세계는 네이버 지분을 총 0.4% 쥐게 됐다. 이를 통해서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사업부터 물류와 멤버십, 상생 등 전방위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이 가진 이마트 장보기, 신세계 백화점 패션 명품 등의 강점이 네이버의 막강한 플랫폼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신세계 그룹의 전국적인 물류망 7300여 곳에 네이버의 물류 파트너들까지 협력하면 지금의 새벽 배송은 물론,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 배송까지 추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말한 대로 네이버는 이미 2020년 CJ그룹과 60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CJ 대한통운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 때문에 ‘네이버-신세계-CJ대한통운’으로 이어지는 물류 협력 가능성도 예상된다.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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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거의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 얻는 막대한 트래픽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0년 카카오톡 단일 서비스로 시작한 카카오는 2023년 3월 기준으로 전자상거래(카카오 커머스), 금융(카카오 페이·카카오 뱅크), 게임 (카카오 게임즈), 콘텐츠 및 연예기획(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부동산(카카오 스페이스), 모빌리티(카카오 모빌리티) 등 해외 자회사를 포함해 126개의 계열사를 가진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 페이는 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했고 손해보험업에도 진출하기 위해 인가를 받았다. 카카오 뱅크는 국내 2호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이미 상장해 시가총액이 30조 원에 이른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택시, 대리운전, 퀵서비스도 출시했으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목상권 침해로 사업 전략에 일부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대세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로앤엔터테인먼트와 멜론을 인수하면서 기틀을 잡았고 웹툰을 중심으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유통하던 카카오 페이지가 합병해 탄생했다.
카카오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ICT 기술을 매개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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