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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있는 첫인상

입력 2023. 05. 10   16:44
업데이트 2023. 05. 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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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디자인하라』를 읽고 

박휘수 상병, 육군23경비여단 불사조대대
박휘수 상병, 육군23경비여단 불사조대대

 

유영만·박용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유영만·박용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얼마 전 유튜브에서 이런 말을 접했다. “첫인상을 결정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외모’이고 하나는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외모에는 굉장한 투자를 하지만 말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는다.”

말과 언어는 타인과 상호작용을 위해 꼭 필요하다. 첫인상은 그 사람의 평생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유튜브에서 이 말을 듣자마자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왜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나’ 자각하게 됐다. 머리를 손질하고 옷을 고르는 데 기본적으로 30분은 쓰면서 말하는 연습은 한 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나운서나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분명 매력적으로 느꼈지만 나 자신이 그 매력적인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타고난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언어를 디자인하라』라는 책의 제목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곧잘 욕을 한다. 물론 아직 어색하거나 관계를 형성해 가야 할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욕을 하지 않는다. 이상형이 누구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는 항상 ‘욕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답하면서도 왜 욕을 하는가? 왜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욕을 해도 된다고 정당화하는가? 욕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 그동안 욕을 정당화하고 있었던 스스로의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난 유아교육과에 재학 중이다. ‘유아 언어교육’이라는 수업 중 교수님께서는 왜 이 수업을 하는지 설명해 주셨다. 사실 이 수업은 유아가 특정한 말과 언어를 사용했을 때 교정하는 법을 배우는 수업이라기보다는 교사가 유아를 대할 때 어떤 말과 언어를 써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게 주된 내용이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언어생활은 롤모델이 돼 영향을 미칠 텐데 내가 욕을 한다면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처음으로 생각해 봤다.

욕을 주제로 대화하다 보면 본인은 원래 욕을 많이 써서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며 어쩔 수 없다는 친구가 있다. 그러나 이들도 분명히 욕을 사용하면 안 되는 자리에선 욕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면접장, 군대 간부님과 있는 자리에선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욕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욕을 하지 않는 것은 노력의 영역이다.

이 책을 읽고 말하기 수업을 듣기로 했다. 아나운서처럼 멋지게 발표하고 있는 상상을 해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우린 지금까지 만나 온 사람보다 앞으로 만날 사람이 더 많다. 지금까지 어떻게 했는지보다는 앞으로 만날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금부터 노력해도 늦지 않았다는 말이다. 오늘부터 말하는 법을 꾸준히 연습하고 남들을 대할 때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외모에 신경 쓰는 것보다 돈과 시간이 적게 들고 비교적 투자가치가 높은 ‘말하기’에 투자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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