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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in 국방일보]⑬ 1970년 방한 베트남 기자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입력 2023. 04. 27   14:41
업데이트 2023. 08. 0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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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4월 13일 자 전우신문(국방일보 전신).
1970년 4월 13일 자 전우신문(국방일보 전신).



1945년 광복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1960년대와 1970년대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산업화와 경제발전이 급격하게 이루어진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과수원과 논, 밭뿐이었던 강남에 아파트 개발이 본격화됐고 24시간 돌아가던 재봉틀 공장에는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상징인 경부고속도로의 전 구간이 개통된 것도 이 시기입니다.

1960~1970년대는 한국영화의 단골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1000만 관객 영화 ‘국제시장’이 그 배경이었고 ‘강남 1970’ ‘쎄씨봉’ ‘마약왕’ 등에서는 그 시절 격변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국방일보의 전신인 전우신문에서도 70년대 한국의 모습을 상세히 다룬 기사를 볼 수 있었는데요.

기사를 쓴 이가 조금 특별합니다. 1970년 4월 13일 자에 보도된 ‘부러운 한국의 발전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베트남 신문사인 디엔 뚜엔의 비엔 홍 기자가 썼습니다.

타국 신문사 기자가 국내 신문, 그것도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시리즈로 기고를 하는 사례는 지금도 흔치 않습니다. 예것은 지금만 못하다는 현 시대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한번에 깨뜨리는 신선한 기사라 평해도 과하지 않을 듯 합니다.

개통 직후의 경부고속도로 사진=국방일보DB
개통 직후의 경부고속도로 사진=국방일보DB

 
비엔 홍 기자는 지금의 국립서울현충원과 파주 판문점을 비롯해 대구, 울산, 경주, 부산을 차례로 답사하고 취재하며 경험하고 목격했던 한국의 모습을 기사에 상세히 담았습니다.

기사는 4월 20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보도됐는데요. 내용도 재미있습니다.

비엔 홍 기자는 기사에서 한국의 생활 수준과 국민들의 애국심, 준법정신에 크게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일례로 서울의 거리를 달리는 차량과 시민들이 사용하는 생필품이 모두 국산화됐다는 점과 상점이나 회사의 간판에서 외국어를 찾아볼 수 없다는 부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썼습니다.

또 한 한국인 친구에게 영국제 담배를 꺼내 줬더니 “한국은 외국제 담배를 금지하고 있어 기념물로 간직하겠다”고 했다면서 외교관이나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법을 잘 지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산물 수출로 외화벌이를 하는 공장들이 가득한 대구와 조선소를 비롯해 라디오, 에어컨, TV 등 각종 제조 공장들이 꽉 들어선 울산의 모습에서는 ‘완전 자족 자립의 경제 기틀을 마련한 대한민국을 보게됐다’고 평했습니다.

기사를 보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70년대 한국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그시절 우리의 사회상을 전우신문이라는 특별한 신문을 통해 되돌아 보는 색다른 경험을 공유했으면 합니다.

글=송시연 기자/사진=국방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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