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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적이 있는 사람들

입력 2023. 04. 17   15:54
업데이트 2023. 04. 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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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규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양학처장 소령
박현규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양학처장 소령



겨우내 잠들어있다가 다시 깨어난 꽃과 나무, 푸르른 신록은 우리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준다.

2003년 스탠퍼드 대학의 데이먼 교수(William Damon)는 ‘삶의 목적(Purpose in life)’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인간은 왜,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과 사변 대신 삶의 목적이라는 개념을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실제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으로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데이먼 교수가 제시하는 ‘삶의 목적’이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의미가 있고, 다른 사람들 혹은 공동체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비교적 안정되고 일관된 목표를 갖고 실제로 이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즉, 타인과 사회와 상관없이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실행이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공상에만 젖어 있거나, 또는 숭고한 이상을 열심히 좇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의미가 없다면 진정한 삶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삶의 목적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삶의 목적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여러 면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삶에 닥친 시련과 고난을 더 잘 이겨내며, 인간관계가 더 좋고, 비교적 건강하고 오래 산다고 한다. 또한, 삶에 더 만족하고 행복하며, 심지어 학생들은 학업 성적이 높으며 직장인들은 소득수준이 더 높다고 한다.

그것은 삶의 목적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나침반과 이정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인생의 여러 선택과 고민의 순간에 가치판단의 기준이 돼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과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를 부여해, 더 의미 있고 충족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임무와 역할을 가치 있게 여기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군 장병과 생도, 후보생들이 데이먼 교수가 제시하는 삶의 목적을 정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개인 마다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경계근무 외 교육 훈련 등 자신이 맡은바 국가방위의 임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헌신과 수고가 자기 자신뿐 아니라 가족, 친구, 이웃 등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물론, 자기 삶을 일구어갈 소중한 터전인 대한민국을 지켜가고 있는 것이기에 결국 이들은 삶의 목적을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목적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장병들이라 하더라도 바쁘고 고단한 일상을 살다 보면 곧잘 왜,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헤맬 수 있다. 경계근무 외 교육 훈련, 내무 생활, 체력단련, 학과 수업 등 우리가 매일 맞닥뜨리는 일상의 일들이 우리가 가진 삶의 목적에 비해 너무 소소하고 의미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우리 곁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며 삶의 목적을 떠올리고 자기 삶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 수행하고 있는 조금은 따분하고 조금은 소소해 보이는 임무들이 결국은 모이고 쌓여 대한민국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보기 바란다. 분명, 지금 더욱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낙심하지 않기 바란다. 삶의 점 같은 순간들이 사실은 자신의 인생을 잇는 기다란 선이었음을 깨달을 그 언젠가, 삶의 목적을 갖고 살아온 당신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이 자기 생각보다 의미 있는 순간이었음을.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들과 꿈을 지켜가는 빛나고 가치 있는 시간이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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