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대 집중탐구 - 동명부대 28진
완벽하게… 기동·정찰·경호 등 작전 임무 수행
친근하게… 의료·문화교류 등 군사외교관 역할
안전하게… 현지 상황 가정 훈련 숙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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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대 1 경쟁률 뚫고 250여 명 편성
실전적 훈련 열중…파병 준비 만전
“사명감으로 16년 성과 계승·발전” 각오
올해는 우리나라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다. 특히 파병 16년째인 동명부대는 대한민국 최장기 파병부대로 파병사(史)의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레바논 현지인들에게 ‘신이 내린 선물’이란 찬사를 받는 동명부대의 존재는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 지난달 말 4.4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50여 명으로 구성된 28진이 새롭게 편성됐다. ‘동명(東明·동쪽에서 온 밝은 빛)’이라는 이름처럼 애국심과 자부심으로 밝게 빛나는 28진 준비단 장병들을 만나 봤다.
글=조수연/사진=양동욱 기자
레바논 현지 완벽 구현한 환경서 실전적 훈련
전날 내린 비로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진 12일 국제평화지원단. 주둔지 입구부터 마을까지 레바논 현지의 모습을 실감 나게 구현한 이국적인 풍경의 훈련장에서 레바논 출국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동명부대 28진 장병들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장병들은 유엔과 합동참모본부에서 제시한 유형별 상황조치 과제와 현지 상황을 가정해 다양한 훈련을 집중 숙달하고 있었다. 레바논 현지에서 고정감시, 기동 및 도보정찰, 경호·호송작전, 주둔지 경계 등 다양한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어떠한 위험 상황에 처해도 즉각 대응하기 위함이다.
처음 찾은 곳은 현지의 24시간 고정감시초소인 EP(Entry Point) 3초소를 모사한 파병종합훈련장.
레바논 현지인의 복장을 착용하고 총기로 무장한 4명이 다가와 출입을 시도했다. 우리 장병들은 곧장 ‘점진적 대응절차’에 따라 단계별로 대처했다. 3회에 걸친 구두경고에도 무장인원들이 도발을 멈추지 않자 실탄을 장전하며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엄중한 경고에 두 손을 들고 항복의사를 밝힌 무장인원들 뒤로 누군가 나타나 이들을 제압·체포했다. 레바논정부군 LAF(Lebanese Armed Forces)였다. 현지에서 공권력을 집행할 수 있는 LAF가 우리 장병들의 무전을 받고 협조를 위해 출동한 것이었다.
같은 시각, 현지 시가지를 구현한 파병종합훈련장에선 ‘기동정찰’ 훈련을 하고 있었다. 기동정찰은 불법무기를 소지한 무장세력 유입 차단 등을 위한 고정감시와 함께 부대 핵심 임무 중 하나다. 동명부대 장병들은 LAF와 주둔지 주변을 포함한 부대 밖 지역 주요 거점을 매일 순찰한다.
현지인으로 분장한 장병들은 우리 군의 소형전술차량 앞에서 총기를 들이대고 돌을 던지며 기동을 방해했다. 이에 장병들은 대응절차에 따라 상황을 정리해 LAF에 인계하는 절차를 반복 숙달했다.
다시 기동정찰을 이어가던 대원들은 가로등 아래 음식물쓰레기통과 동물 사체로 위장한 폭발물 의심물체를 발견했다.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소속 폭발물처리반(EOD)이 곧장 투입돼 회수작업을 벌였다. 곧이어 근접전투(CQB) 훈련도 병행했다.
마지막 훈련은 부대 초입에서 이뤄진 입구 방문자센터(VCC) 통합방호 훈련. 현지에서 외부인이 부대 내부로 출입하기 위해서는 VCC부터 시작해 꼼꼼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인이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리 부상을 당한 현지인이 부대를 찾아온 훈련 상황이 주어졌다. 환자로 위장한 무장세력일 가능성도 있어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장병들은 현지인 환자를 꼼꼼히 검문검색한 뒤 의무대로 안내했다.
5번째 파병에 나선다는 작전3중대 교관 이선행 상사는 “유엔과 합참 과제 외에도 현지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반복 숙달하고 있다”며 “파병 준비단계부터 실전적으로 훈련했던 만큼만 현지에서 임무 수행을 한다면 안전사고 없이 완전작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감동 주는 민·군작전-인도적 지원
올해는 레바논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지 8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PKO 30주년과 함께 겹경사를 맞이한 셈. 하지만 역사적으로 적대관계를 이어온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분쟁은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와 2020년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까지 겹쳐 현지의 경제난과 전력난도 극심하다.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동명부대는 우리 군 최장기 파병부대로 완벽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현지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민·군작전과 인도적 지원, 대민 의료지원사업 등을 펼쳐 왔다.
평일과 주말에도 질병과 부상으로 고통받는 현지인들이 수시로 부대를 찾는다. 동물을 진료하는 수의장교도 상주해 가축과 반려동물의 진료를 맡기도 한다고. 이뿐만 아니라 매일 교대로 마을을 찾아 주민들에게 필요한 약을 처방해 주고 있다.
최근에는 주민들이 언제든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책임지역 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인 압바시야시청에 정수시스템을 설치했다.
덕분에 UNIFIL 예하 부대 중 가장 모범적인 부대로 찬사받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친근한 이미지를 주민들의 마음에 새겨 국가 위상을 높이고 있다. 동명부대의 명성이 작전지역인 티르를 넘어 레바논 전역에 자자한 이유다.
동명부대 차량이 시내를 기동할 때면 주민들이 손을 흔들거나 자택에 태극기를 걸어 두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레바논에 파병된 타국 군을 대하는 주민들의 반응과는 대조적이다.
K팝·레바논 가요 맞춰 특공무술 연마
동명부대원들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군사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며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지 주민을 초청하는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부대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이런 민·군 화합행사에 대비한 준비가 한창인 국제평화지원단 내 체육관 흑룡관에서는 신나는 노래와 힘찬 기합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28진 장병들의 태권도 공연 연습 소리였다. 이들은 전통음악과 K팝, 레바논의 최신 유행가를 배경으로 태권도 품새와 낙법 등을 연마하고 있었다.
이달 말 환송식 이후 28진 장병들의 출국일까지 남은 기간은 3주 남짓. 새로 보급되는 K2C1 소총을 개인화기로 갖추고 파병길에 오른다. 28진에는 여군도 20여 명 편성돼 있다. 이들은 이슬람 문화의 특성을 고려해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는 역할도 맡는다.
28진 단장은 707대테러특임대대장과 2020년 아크부대 13대 단장을 지낸 ‘특전맨’ 박용규 대령(진)이 맡게 됐다. 단원들 사이에서 ‘덕장(德將)’으로 통하는 박 단장은 이날도 훈련장을 순회하며 훈련 상황과 장병들의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박 단장은 “동명부대 28진은 최고의 장병들로 구성했다. 개인사를 뒤로하고 나라를 위해 달려와 준 장병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라며 “유엔 PKO 파병 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PKO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동명부대 전 장병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각오와 사명감으로 지난 16년의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남은 파병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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