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해군 메타버스 플랫폼 체험해보니... 입체전투작전까지 '실감'

입력 2023. 04. 04   16:41
업데이트 2023. 04. 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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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기자의 ‘네이비 유니버스’ 체험기

해군의 모든 것 담긴 메타버스 플랫폼
인기 모바일 게임처럼 쉽게 설치·접속
계급·성별·다양한 피복 고르고 입장
광장 역할 제주기지엔 부대 소개 영상

세종대왕급 구축함서 적 함정과 교전
대통령으로 변신 관함식서 어깨 으쓱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내부 정밀 구현

수백억 원을 들인 상업용 온라인 게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단출한 디자인과 아직은 추가·보완이 필요한 콘텐츠도 숙제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함정과 기지를 넘나들며 해군이 어떤 군인지, 해군 장병이 되면 어떤 생활을 할 수 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시간은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해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장병 모집 홍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비 유니버스(Navy Universe)’를 직접 체험해 봤다.  맹수열 기자/사진=해군 제공

해군 장병들이 모병 홍보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비 유니버스’에 접속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군 장병들이 모병 홍보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비 유니버스’에 접속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네이비 유니버스는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사용하는 휴대전화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행히 기자의 휴대전화는 해당이 돼 앱스토어를 통해 쉽게 다운받을 수 있었다. 

설치를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접속했다. 간결한 흰 바탕 위로 해군 마크가 떠오르고, ‘꿈을 향한 도전 대한민국 해군’이라는 문구가 인트로 화면을 장식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로그인 계정 개설. 기존 구글 아이디로 손쉽게 개설이 가능한 것은 다른 모바일 게임과 마찬가지였다.

이제 메타버스 공간에서 또 다른 내가 될 아바타를 만드는 작업이 남았다. 캐릭터는 남·녀, 장교·부사관·병으로 나뉘어 있었다. ‘여캐(여성 캐릭터)’를 선호하는 일부 게임 유저들도 있지만, 기자는 솔직하게 가기로 했다. 바로 ‘남자 병사’.

해군은 다른 군보다 많은 피복을 지급하고 있다. 네이비 유니버스는 병사들이 입는 해상병 하·동정복, 디지털 전투복, 함상복, 해난구조전대(SSU) 근무복, 특전(UDT/SEAL) 근무복을 모두 구현했다. 장교·부사관은 여기에 비행복, 하·동 근무복 등 더 특별한 의상이 준비돼 있었다. 많은 의상을 입어볼 수 있다는 것은 해군이 가진 강점. 스킨, 혹은 코스튬에 민감한 모바일 콘텐츠 이용자들의 구미를 맞추기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의 아바타가 ‘네이비 유니버스’ 내에서 독도함, 도산안창호함, 세종대왕함에 올라 체험을 하고 해군캐릭터와 함께하는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기자의 아바타가 ‘네이비 유니버스’ 내에서 독도함, 도산안창호함, 세종대왕함에 올라 체험을 하고 해군캐릭터와 함께하는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네이비 유니버스의 기본 무대는 ‘광장’ 역할을 하는 제주해군기지였다. 캐릭터 생성을 마치자 바로 제주해군기지 한복판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헬기였다. 일단 뛰어가 보기로 했다. 헬기 앞에 도착하자 해군 항공 소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다시 광장 내 방명록 코너로 향했다. 기왕 온 김에 흔적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 ‘신기 신기’ ‘필승 2함대 가자앗!’ ‘대한민국 해군 파이팅!’처럼 먼저 온 이들의 글을 읽어봤다. ‘뽑아만 주신다면 절하면서 맡은 일은 끝까지 잘하겠습니다’ 같은 재치 있는 글을 보며 잠시 웃을 수 있었다.

제주기지에는 지역별 해군 소개 코너도 있었다. 해군본부는 물론 작전사령부, 1·2·3함대사령부 등 전국 곳곳에 위치한 해군 부대 소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평소 관심 있는 부대가 있다면 이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이제 ‘MAP’ 기능을 이용해 다른 콘텐츠들을 즐겨보기로 했다. 먼저 입체전투작전 가상현실(VR) 체험이 가능하다는 ‘세종대왕급(DDG) 구축함’으로 발길을 돌렸다.

입체전투작전은 적 함정의 공격을 막고, 반격·격파하는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었다. “알림. 현 시각 적 함정이 군함으로 접근. 총원 전투배치!”

이어 적 함정이 발사한 미사일이 날아오는 상황이 연출됐다. SM-2 함대공미사일과 유도탄방어유도탄(RAM),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골키퍼(Goalkeeper)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요격해야 했다. SM-2 미사일을 선택하자 수직발사대에서 미사일이 하늘로 솟구쳤다. 굉음과 함께 멀리 날아간 미사일이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RAM과 골키퍼를 이용해 적 미사일을 완전 격추한 다음은 응징의 시간. 함포로 적함을 격파하는 모습은 클로즈업으로 볼 수 있었다.

‘세종대왕급 구축함’을 나와 관함식 가상현실(VR)을 볼 수 있다는 ‘천왕봉급 상륙함’으로 향했다. 관함식은 대통령이 주인공인 무대. 잠시 대통령이 되는 ‘호사’를 누려볼 수 있었다. 헬기에서 내려 천왕봉함에 승함하자 도열한 해군 장병들이 일제히 경례했다. 평소 절대 할 수 없는 경험. 이어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구축함(DDH) 충무공이순신·광개토대왕함, 신형 호위함(FFG-Ⅱ) 대구함 등 해군이 자랑하는 각종 함정을 음성 소개와 함께 바라봤다. 수직발사대, 중갑판 등 다양한 곳으로 이동해 여러 각도에서 함정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독도급 대형수송함’은 해군 생활과 문화 소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마련했다. 갑판에 있는 작은 커피 부스와 벤치에서는 소규모 채팅도 할 수 있었다. 특히 해군 생활을 꼼꼼히 정리한 ‘간단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해군 가이드북’(간편해)과 본지 윤병노 기자가 심혈을 기울여 취재한 ‘솔직 담백한 부사관 직별 소개 해군’(솔직해)을 읽으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평소 보기 힘든 잠수함의 내외부를 일부 확인할 수 있게 구성됐다. 잠수함 내부는 취재 중 기자가 봤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 반가운 느낌을 줬다. 외부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마지막으로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에서 해군의 군사외교 활동 현황을 확인하고, 해군 상식을 시험하는 OX 퀴즈도 도전해봤다. 결과는? 상상에 맡기겠다.

기자가 해군·해병대를 맡아 취재한 기간은 2년 정도. 네이비 유니버스에는 해군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살펴본 대부분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1년이 채 안되는 개발 기간, 한정된 예산 속에서 만든 플랫폼이지만 즐길거리와 흥미로운 콘텐츠도 분명히 있었다. 다만 이용 과정에서 일부 튕김 현상이 발생하는 등 개선 요소도 분명히 존재했다.

해군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들을 식별해 해결하는 등 안정화 작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면서 “콘텐츠 개발에 가속 페달을 밟아 더 많은 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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