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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광장_최석관 중령] 손자병법서 찾은 결전태세

입력 2023. 03. 22   15:46
업데이트 2023. 03. 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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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관 해군1함대 12전투전대 남원함 중령
최석관 해군1함대 12전투전대 남원함 중령


나는 함장으로 취임한 후 『손자병법』을 한 번 더 숙독했고 우리 군이 추진하는 결전태세 확립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손자병법』은 1편 시계에서부터 13편 용간으로 구성된다. 그중 ‘1편-시계편’을 보자. 시계(始計)란 계략을 미리 헤아린다는 의미다. 손자는 전쟁이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니, 오사(五事)를 통해 시작할지를 결정하고, 칠계(七計) 주숙유도(主孰有道), 장숙유능(將熟有能), 천지숙득(天地熟得), 법령숙행(法令熟行), 병중숙강(兵衆熟强), 사졸숙련(士卒熟練), 상벌숙명(賞罰孰明)을 통해 적을 이길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손자식 전투준비 비교 체크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칠계에 현 상황을 비추어 보면, 북한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기습하고 도발을 자행해왔다. ‘천지숙득(天地熟得·시간과 지리적인 측면에서 유리한가)’ 면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숙유능(將熟有能·장수는 누가 유능한가)’과 ‘사졸숙련(士卒熟練·병사들은 숙련되어 있는가)’ 면에서 적을 압도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군은 결전태세 확립을 기치로 분투노력하고 있다. ‘싸우는 것에 전념’하고 ‘실전적 전투수행 행동화’로 적 도발 시 단호하게 응징하며 적의 도발 의지를 말살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초계함 함장으로서 ‘승조원을 어떻게 행동화 숙달시킬 것인가’ 고민에 빠졌다.

우선 승조원들이 왜 행동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동참의지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설명했다. 예를 들면, 손상통제요원이 ‘왜 규정된 시간 내에 소방복을 착용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나는 피격상황을 가정해 암전과 같은 최악의 조건에서도 소방복을 신속하게 착용할 수 있어야 본인을 보호하고 함정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고, 숙달될 때까지 반복훈련시켰다.

또한, 총원 훈련 못지않게 소그룹 팀웍훈련이 효과적이었다. 함 자체 평가요원을 선정해 이들에게 훈련을 평가하게 하고, 성과가 낮은 대원은 일대일 시범 교육을 했다. 승조원은 ‘왜’ 행동화해야 하는지 명확히 이해해 동참의지를 가지도록 하고, 함장을 포함한 장교와 직별장은 승조원을 행동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성과 있는 교육훈련을 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했다.

우리의 결전태세 확립은 손자병법의 ‘장숙유능’ 측면에서 교육훈련의 ‘How’를, ‘사졸숙련’ 측면에서 ‘Why’를 숙고함으로써 그 해답을 찾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숙고를 바탕으로 한 교육훈련으로 함장을 비롯한 함 총원이 행동화 숙달이 된 ‘장사숙행(將士熟行)’에 이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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