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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기계화학교 임동찬 대위] 용기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는가

입력 2023. 03. 22   16:03
업데이트 2023. 03. 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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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찬 대위. 육군기계화학교 전술2교육단
임동찬 대위. 육군기계화학교 전술2교육단


최근 대위지휘참모과정 동기들과 영화 ‘영웅’을 관람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을 제창하며 발을 맞춰 걷던 생도 시절이 떠올랐고, 마치 내가 안중근 장군이 된 듯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며 비장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옥중 신이다. 사형선고 후 집행 전까지의 마음, 정당한 일을 했기에 항소하지 말고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라며 어머니가 준 흰색 수의, 끝까지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며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까지. 안중근 장군이 죽음을 무릅쓰고 임무를 달성하고자 하는 용기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그리고 두려움에 맞서는 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먼저 ‘전우애’다. 주변에는 뜻을 함께한 동료들이 있었고, 지켜야 할 약속이 있었다. 가슴을 부둥켜안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전우들의 존재 자체가 안중근 장군에게는 커다란 힘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군인으로서 전우들의 중요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장거리 전술 행군, 완전군장 뜀걸음 등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데에는 동고동락하는 전우들이 가장 큰 힘이자 원동력이다. 관람 후 전우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다. 혹시 내가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도 했다.

두 번째로, ‘신념과 신앙’이다. ‘위국헌신 군인본분’ 해야 한다는 신념,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지 않으면 자결하겠다는 다짐, 조국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잘라낸 약지,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늘에 맹세하는 모습 등으로 미뤄볼 때 ‘신념과 신앙’은 ‘행동과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조국과 가족’이다. 독립에 대한 간절함, 그 간절함의 시작은 가족이다. 영화 속 안중근 장군이 어머니와 아내, 어린 자식을 두고 만주로 가는 장면을 보고 혹자는 가족들에게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옥중에서 어머니가 보낸 편지와 흰색 수의를 받고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그에게도 가족의 힘이 대의를 위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전우애, 신념과 신앙, 조국과 가족’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은 안중근 장군의 마음이고 군인이 본받아야 하는 중요한 가치다. 대한민국의 군인이자 육군 장교로서 안중근 장군처럼 신념을 갖고, 소신을 지키는 당당한 군인이 돼야겠다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조국을 위한 뜨거운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지켜온 순국선열들처럼 어떤 임무가 부여돼도 이를 완수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 위해 ‘전우들을 사랑하고, 나의 신념·신앙을 고민하고, 가족과 조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더욱 키워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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