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훈련병의 편지

[훈련병의 편지_박수연 이병] 육군훈련소에서 경험한 메타클래스

입력 2022. 12. 28   15:24
업데이트 2023. 02. 0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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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이병. 육군훈련소 25교육연대 11중대
박수연 이병. 육군훈련소 25교육연대 11중대

 


“차렷!” “열중쉬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기상나팔과 함께 일어난 지 벌써 6주가 흘러 겨울이 왔다. 막연히 두려웠던 입대, 모든 것이 처음인 이곳은 나를 불안하게 했다.

입영 첫날부터 시행된 제식훈련. 태어나서 그렇게 열심히 걸어보고, 뛰어보고 소리쳤던 적이 없었다. ‘포기할까?’ 머릿속으로 수십 번을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발맞춰 걸어주는 동기들과 등 뒤에서 격려해주는 소대장·조교들이 있었기에 한 번 더 이를 악물고, 자세를 고쳐잡으며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목적지까지 도달했고, 수료식을 앞두고 있다.

6주의 교육훈련 동안 크게 두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먼저 정신전력 교육이다. 내가 있던 육군훈련소 25연대 11중대는 정신전력 교육 혁신 시범부대로 선정돼 실감·체감·공감의 교육을 했다. 1일 차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무대인 션샤인랜드를 방문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조국의 소중함을 체감했다. 이곳에서 나는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희생한 선배 전우들의 헌신을 가슴속에 새겨넣었다.

2일 차에는 메타클래스와 안보 콘서트를 했다. 메타클래스는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스마트폰, 가상현실(VR) 기기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 군대의 훈련들을 가상으로 느끼고 소감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안보 콘서트는 정신전력 교육 내용을 군가 메들리, 영화 OST, 특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공연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두 번째는 ‘육군훈련소의 꽃’ 행군이다. 나는 우리 소대 첨병으로 가장 선두에서 행군을 했다. 그동안의 훈련에서 높아진 자신감을 토대로 동기들을 이끄는 선두가 되고 싶었다. 비록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나를 멈추지 않게 해준 것은 뒤에서 걸어오는 전우들의 발소리였다. 전우들의 발소리는 “할 수 있다!”라는 의지가 불타 오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행군 초반 가장 많이 떠오른 사람은 부모님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앞서 힘든 훈련을 마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복무하는 선배 전우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굳게 했다.

육군훈련소에서 보낸 6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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