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우명소 시즌2

[우명소 시즌2] 미 육군 표창 훈장받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 민거홍 병장

입력 2022. 12. 23   17:17
업데이트 2023. 08. 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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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꿈꿨던 봉사·창업 접목… 다양한 아이디어 펼쳤죠”

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 - 시즌2

미 육군 표창 훈장받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 민거홍 병장 

육군창업 경진대회 등 각종 대회서 수상
군 생활 통해 경험 쌓고 기술·발표 능력 향상
‘청년DREAM 국군드림’ 정책, 역량 강화 도움
1000만 명에게 영향 줄 교육방식 혁신 꿈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 민거홍 병장이 22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법무실 사무실에서 커스틴 케네디(대령) 법무참모, 그레이엄 스미스(중령) 부참모, 네이선 라모스 준위, 데이브 라이온스 상사 등의 리더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 민거홍 병장이 22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법무실 사무실에서 커스틴 케네디(대령) 법무참모, 그레이엄 스미스(중령) 부참모, 네이선 라모스 준위, 데이브 라이온스 상사 등의 리더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거홍 병장이 수상한 미 육군 표창 훈장(ARCOM·Army Commendation Medal)
민거홍 병장이 수상한 미 육군 표창 훈장(ARCOM·Army Commendation Medal)


18개월. 누군가에는 그저 흘러가는 시간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는 알찬 경험을 쌓아 한 단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는 기간이다. 군복을 입고 여러 대회에서 자기 능력을 마음껏 펼쳤다면 더욱 그러하다. 군 복무 중인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 각종 수상의 영광을 안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KATUSA) 민거홍 병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배지열/사진=백승윤 기자


각종 상 휩쓸고, 미 육군 표창 훈장까지

민 병장의 수상 행렬은 군복을 입기 전 봉사활동에서 텃밭을 다져왔다. 지난해 11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주최한 INNO-Lab B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서막이었다. 그는 “사람의 선한 영향력을 늘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군 복무 기간에 소양을 길러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지난 5월 열린 제7회 육군창업 경진대회 인사사령관 표창을 시작으로 △11월 제8회 육군창업 경진대회 창업진흥원장상 △11월 군 장병 공개소프트웨어(SW) 온라인 해커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11월 대구은행 주최 대한민국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젝트 최종 본선 진출 △동아시아 정상회의 디지털 해결 방안 경진대회(EAS 해커톤) 대한민국 대표 선정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평소 꿈꿔온 봉사·창업을 접목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펼쳐볼 수 있었다. 특히 장병들의 긍정적인 복무 자세를 유도하고, 자기 계발과 전투력 향상을 돕기 위한 ‘청년DREAM 국군드림’ 정책 덕분에 각종 대회에서 소양과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민 병장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달에는 미 육군 표창 훈장(ARCOM·Army Commendation Medal)을 받았다. 장교나 간부가 아닌 용사로서는 이례적인 사례였다. “여러 대외활동을 하다 보니까 주변에서 ‘정작 군 생활은 소홀히 하는 게 아닌가?’라는 시선으로 볼 수도 있다는 걱정이 생겼다. 하지만 훈장 수상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많이 축하해줘 ‘그래도 군 생활을 열심히 했구나’ 싶어 뿌듯했다.”


국외 영주권·학위 취득 미루고 군 복무 선택

민 병장에게 군 복무는 개인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였다. 학창 시절 미국에서 공부하고, 가족을 따라 이주한 브라질에서 2024년까지 머물 수 있는 영주권도 취득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국을 향한 마음이 그를 군 복무의 길로 이끌었다. 민 병장은 “영주권을 유지하려면 2년 마다 브라질로 오가면서 갱신해야 했다”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고, 군 복무를 잘 마무리하면 오히려 부담이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회상했다.

민 병장은 지난해 7월 군복을 입었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졸업 학기를 마치자마자였다. 공동학위제도를 통해 등록한 조지아공과대학(조지아텍) 컴퓨터공학부 과정도 1년 6개월 가까이 남긴 상태였다. 그는 한미연합사단 법무실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다. 미군 대상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재판 참석 및 통·번역 지원 등을 수행했다. 각종 훈련 중에도 법무실 일일결산 보고자료 작성, 전투 중에 법률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건 추적 및 기록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스마트 서전트 민’…장교들 전폭 신뢰

인터뷰를 위해 민 병장이 일하는 사무실에 들어서자 미군 장병들이 “서전트 민!”을 외치면서 환영 인사를 건넸다. 특히 장교들의 신임이 두텁다. 민 병장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Smart’와 ‘Good’이었다.

커스틴 케네디(대령) 법무참모는 “지난해 8월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이 이야기가 진짜인가?’ 싶은 정도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복무 기간에도 우수한 임무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며 “나중에 분명히 신문이나 TV에서 얼굴을 알아보고 ‘나 저 사람 알아’라고 할 만큼 유명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 민거홍 병장이  22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법무실 사무실에서 커스틴 케네디(대령) 법무참모, 그레이엄 스미스(중령) 부참모, 네이선 라모스 준위, 데이브 라이온스 상사 등의 리더를 비롯한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 민거홍 병장이  22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법무실 사무실에서 커스틴 케네디(대령) 법무참모, 그레이엄 스미스(중령) 부참모, 네이선 라모스 준위, 데이브 라이온스 상사 등의 리더를 비롯한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변의 신뢰를 토대로 알토란 같은 열매를 수확한 만큼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우선 저를 잘 이끌어 주신 법무실 4명의 리더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케네디 참모님, 그레이엄 스미스(중령) 부참모님, 네이선 라모스 준위님, 데이브 라이온스 상사님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법률에 적응하도록 도와준 한국군 김민우·김성동 법무관님께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한국군지원단의 김영완 소령님과 카투사 전우들도 큰 힘이 됐고, 제 활동의 멘토가 되어주신 KAIST 박경렬 교수님께도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군 생활은 ‘벽’ 아닌 ‘로켓 발사대’

민 병장은 막연하게 군 생활에 두려움을 느끼는 미필 청년이나 뚜렷한 목표 없이 복무 기간을 보내는 장병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입대 초기에는 이 시간이 내 젊음과 경력을 막는 하나의 벽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간을 로켓 발사대(Launch Pad)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써온 영어를 업무에 이용하고, 배워온 기술과 발표 능력을 대회에서 활용하면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죠. 낙담하지 말고 본인이 가진 능력을 활용한다면 어디든 길은 있습니다.”

그는 다음 달 4일 군 복무를 마친다. 잠시 휴식을 취할 법도 하지만, 이튿날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3개월의 인턴 과정을 시작한다. 민 병장은 그곳에서 미래 청사진을 그릴 계획이다.

“‘1000만 명’이라는 숫자에 마음이 꽂혔습니다. 1000만 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육방식의 혁신을 이루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봉사활동했던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사람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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