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더미 안고 이동 악조건 속 사격
주어진 과제 신속·합리적 해결 평가
행군 등 48시간 동안 다양한 테스트
한미 장교·부사관 각 1명씩 1위 영광
개인전투기술 높이고 한미동맹 다져
22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JSA경비대대 분대전투사격장에서 열린 최우수 리더 경연대회 ‘악조건 하 사격’ 시험 중 한국군 장병이 표적을 향해 K2C1 소총을 발사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22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JSA경비대대 분대전투사격장.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주둔지의 적막을 “탕!”하는 총기 격발음이 깨뜨렸다. JSA경비대대 최우수 리더 경연대회 ‘악조건 하 사격’ 시험이 진행되는 현장이다.
경연대회 참가 장병이 시작 구령과 함께 약 10㎏의 단독군장을 메고 뛰어나갔다. 엄폐물을 찾은 그는 표적을 향해 K2C1 소총 4발을 쐈다. 엄폐물 뒤쪽에 있던 더미를 안고 이동하는 순간, 다가온 감독관이 “Contact!(적이 나타났다!)”라고 외쳤다. 빠르게 적을 제압하기 위해 더미를 내려놓고 꺼낸 K5 권총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표적을 명중시킨 후 다시 더미를 안고 이동한 장병은 다시 소총 4발을 사격하고, 더미와 함께 결승점을 통과했다. 평가 내내 최대 무게 60㎏에 달하는 더미를 안거나 둘러메고 40m를 달린 장병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명환 중위는 “악조건 하 사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힘들고, 숨이 찬 상태라 안정적으로 사격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최고가 모인 부대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다른 장병이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참가자들은 기다리는 다음 테스트는 리더십 평가. 전시에 많은 장병을 이끌어야 하는 간부로서 주어진 상황을 얼마나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풀어가느냐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참가자들은 약 6m 떨어진 두 흰색 표시선 사이로 4명의 장병을 이동시켜야 한다. 땅을 밟을 수 없어 모래주머니 하나와 원판, 짧은 판자와 긴 판자가 도구로 주어졌다.
나름의 전략으로 장병들에게 지시하면, 이들은 그에 따라 주어진 물품 위로만 이동해 반대편에 도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걸린 시간과 전략을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로 평가가 이뤄진다.
김명규(중위) 화력지원장교는 “누구보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끝에는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게 리더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병력 개인의 능력을 미리 파악해둘 필요성도 체감했다”고 말했다.
부대는 개인 전투기술을 향상하고 한미동맹을 다지고자 이번 경연대회를 열었다. 평가 종목은 임무에 필요한 체력·사격술, 냉정한 판단력·암기력 등을 측정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40여 명의 한미 장병이 최정예 대원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한국군과 미군 장교·부사관 각 한 명씩, 총 4명에게 1위의 영광이 돌아갔다.
서성경(소령) 부대대장은 “양국 장병에게 익숙한 훈련이 있고, 반대로 낯선 훈련이 있는데 그만큼 다름을 느끼고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며 “대회 수상 부문을 한미 양국으로 나눈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21일 새벽 5시 체력테스트를 시작으로 JSA 역사 퀴즈, 기억력 테스트, 북한군 관련 필기시험, 8㎞ 급속행군 등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시험 종목을 끊임없이 제시받았다.
미군 조지프 주 대위는 “익숙하지 않은 시험도 척척 해내는 한국군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48시간이었지만, 새로운 자신감이 피어올랐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상식은 23일 고(故) 장명기 상병 추모식과 병행한다. 장 상병은 1984년 판문점으로 망명을 시도한 소련 기자를 보호하고, 추격하는 북한군과 교전하던 중 전사했다.
한국군 우승자에게는 ‘장명기 상병 리더 상’을 수여한다. 미군은 1976년 도끼만행사건 당시 희생된 고 배럿 중위의 이름을 딴 ‘배럿 중위 리더 상’을 준다.
서경준(소령) 작전과장은 “이번 대회와 상 이름속에 이곳에 쓰러진 선배 전우를 기억하려는 의도를 담았다”며 “이후에도 대회 종목과 평가 기준 등을 체계화해 지속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지열 기자
60㎏ 더미 안고 이동 악조건 속 사격
주어진 과제 신속·합리적 해결 평가
행군 등 48시간 동안 다양한 테스트
한미 장교·부사관 각 1명씩 1위 영광
개인전투기술 높이고 한미동맹 다져
22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JSA경비대대 분대전투사격장에서 열린 최우수 리더 경연대회 ‘악조건 하 사격’ 시험 중 한국군 장병이 표적을 향해 K2C1 소총을 발사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22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JSA경비대대 분대전투사격장.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주둔지의 적막을 “탕!”하는 총기 격발음이 깨뜨렸다. JSA경비대대 최우수 리더 경연대회 ‘악조건 하 사격’ 시험이 진행되는 현장이다.
경연대회 참가 장병이 시작 구령과 함께 약 10㎏의 단독군장을 메고 뛰어나갔다. 엄폐물을 찾은 그는 표적을 향해 K2C1 소총 4발을 쐈다. 엄폐물 뒤쪽에 있던 더미를 안고 이동하는 순간, 다가온 감독관이 “Contact!(적이 나타났다!)”라고 외쳤다. 빠르게 적을 제압하기 위해 더미를 내려놓고 꺼낸 K5 권총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표적을 명중시킨 후 다시 더미를 안고 이동한 장병은 다시 소총 4발을 사격하고, 더미와 함께 결승점을 통과했다. 평가 내내 최대 무게 60㎏에 달하는 더미를 안거나 둘러메고 40m를 달린 장병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명환 중위는 “악조건 하 사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힘들고, 숨이 찬 상태라 안정적으로 사격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최고가 모인 부대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다른 장병이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참가자들은 기다리는 다음 테스트는 리더십 평가. 전시에 많은 장병을 이끌어야 하는 간부로서 주어진 상황을 얼마나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풀어가느냐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참가자들은 약 6m 떨어진 두 흰색 표시선 사이로 4명의 장병을 이동시켜야 한다. 땅을 밟을 수 없어 모래주머니 하나와 원판, 짧은 판자와 긴 판자가 도구로 주어졌다.
나름의 전략으로 장병들에게 지시하면, 이들은 그에 따라 주어진 물품 위로만 이동해 반대편에 도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걸린 시간과 전략을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로 평가가 이뤄진다.
김명규(중위) 화력지원장교는 “누구보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끝에는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게 리더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병력 개인의 능력을 미리 파악해둘 필요성도 체감했다”고 말했다.
부대는 개인 전투기술을 향상하고 한미동맹을 다지고자 이번 경연대회를 열었다. 평가 종목은 임무에 필요한 체력·사격술, 냉정한 판단력·암기력 등을 측정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40여 명의 한미 장병이 최정예 대원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한국군과 미군 장교·부사관 각 한 명씩, 총 4명에게 1위의 영광이 돌아갔다.
서성경(소령) 부대대장은 “양국 장병에게 익숙한 훈련이 있고, 반대로 낯선 훈련이 있는데 그만큼 다름을 느끼고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며 “대회 수상 부문을 한미 양국으로 나눈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21일 새벽 5시 체력테스트를 시작으로 JSA 역사 퀴즈, 기억력 테스트, 북한군 관련 필기시험, 8㎞ 급속행군 등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시험 종목을 끊임없이 제시받았다.
미군 조지프 주 대위는 “익숙하지 않은 시험도 척척 해내는 한국군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48시간이었지만, 새로운 자신감이 피어올랐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상식은 23일 고(故) 장명기 상병 추모식과 병행한다. 장 상병은 1984년 판문점으로 망명을 시도한 소련 기자를 보호하고, 추격하는 북한군과 교전하던 중 전사했다.
한국군 우승자에게는 ‘장명기 상병 리더 상’을 수여한다. 미군은 1976년 도끼만행사건 당시 희생된 고 배럿 중위의 이름을 딴 ‘배럿 중위 리더 상’을 준다.
서경준(소령) 작전과장은 “이번 대회와 상 이름속에 이곳에 쓰러진 선배 전우를 기억하려는 의도를 담았다”며 “이후에도 대회 종목과 평가 기준 등을 체계화해 지속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