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한국국방연구원

[KIDA논단]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국방시설사업 추진 준비사항

입력 2022. 11. 01   11:08
업데이트 2022. 11. 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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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국방시설사업 추진 준비사항
『국방논단』 1914호(한국국방연구원 발행)


홍종현 hyun@kida.re.kr
최서준 chltjwns1@kida.re.kr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자원연구센터

COVID-19 이후 2022년에는 경기 회복국면에서의 수요 증가와 세계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문제, 노동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크게 오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방시설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바라보면, 주목해야 할 요인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설 자재비 증가와 노동 공급 부족으로 인한 건설 노무비 증가 등이다. 실제로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 및 건설공사비지수 등 관련 지표와 “국방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의 공사단가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세계적인 추세이어서 완벽히 대응하기는 힘들지만, 본고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국방시설사업 추진 시 준비해야 할 것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사업의 추진 주체인 소요기관(군)은 면적 변동에 따른 총사업비의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밀한 소요판단을 해야 한다. 둘째, 사업의 기획과정에서 현실을 고려한 적절한 단가를 반영해야 한다. 셋째, 물가상승으로 인해 총사업비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한 지침 개정이 필요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관련 부서는 국방시설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


2020년 이후 전 세계 모든 부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주인공은 COVID-19 바이러스이다. COVID-19은 2019년 12월 31일 중국에서 처음 발병이 보고되었고, 2020년 3월 11일 WHO는 COVID-19을 역사상 3번째 팬데믹(pandemic)으로 선언하였다. 2020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전 세계에서 약 5.1억 명의 COVID-19 확진자가 발생하였으며, 약 620만 명의 사람들이 COVID-19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COVID-19이 영향을 미친 2020년부터 세계 경제도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2020년 이후, COVID-19 누적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였지만 2020년과 2021년의 세계 경제양상은 다르게 나타났다. 2020년에는 COVID-19이 확산하던 초기 시기였지만, 백신 등 치료제가 없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 


이렇다 보니 세계 각국도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나 봉쇄와 같은 수동적인 방역정책을 주로 활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민간소비와 기업의 생산 및 투자 감소로 이어져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2021년에는 백신의 보급 및 접종이 확대되었으며, 세계 각국도 수동적인 방역체제로 인한 사회적 피로감과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역과 경제를 함께 고려하는 ‘위드 코로나’ 방역정책의 도입을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그동안 얼어붙었던 소비심리와 경제활동이 개선되었고, 이와 더불어 각국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세계 경제가 2020년의 COVID-19 충격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게 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각국의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 추이를 나타낸 [그림 2]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미래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유탁(2021)은 2022년 세계경제가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의 교차점에 있다고 설명하며, 그동안의 충격에서 회복함과 동시에 COVID-19을 극복하기 위해 펼쳐왔던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상황을 지적하며,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으로 불리는 초대형 경제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부분은 세계적 고물가 상황인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다. 왜냐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화폐의 가치(우리나라의 경우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고환율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우리나라처럼 경제에서 수출입 비중이 큰 나라의 무역수지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도 현재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 가속하고 있어,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 글에서는 국방시설사업의 입장에서 이를 바라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보고, 다양한 원인 중 국방시설사업이 주목해야 하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동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에 대해 다루어 본다. 다음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국방시설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보고,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시설사업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은 무엇이 있는지 논의한다.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최근 주요국가의 물가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가들의 2022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020년 1월보다 큰 폭으로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이후의 추세를 보면 2020년에는 COVID-19으로 인한 충격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비슷하게 유지되었으나, 2021년 이후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물가지수가 계속해서 오르기 시작하였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이러한 상승세는 2022년에 접어든 이후 더욱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미국에서 가장 뚜렷한 추세를 보이며, 이 움직임이 전 세계 주요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장우애 외(2022)에 따르면, 미국은 2021년 3월 소비자물가지수(2.6%)가 물가안정 목표(2.0%)를 초과하였고, 유로존도 2021년 7월 소비자물가지수(2.2%)가 물가안정 목표(2.0%)를 초과하였다. 


중국과 일본은 경기회복세 둔화와 정부의 관리물가 통제로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

로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조정평균물가(trimmed mean inflation)가 헤드라인물가(headline inflation)와 근원물가(core inflation)에 비해 뚜렷한 오름세를 나타내며, 물가상승의 기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1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2.5%)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0%)를 초과하였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도 2021년 11월 9.8%를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7월 9.2%를 나타내며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2022)에 따르면, 유가와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석탄 및 석유제품, 제1차 금속제품 등의 생산자물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향으로 인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다양한 원인과 국방시설사업이 주목할 부분


그렇다면 현재 이러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경훈 외(2021)에서는 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며 인플레이션은 크게 ① 통화량, ② 수요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 ③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하였다. 즉,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증가율, 향후 경기상황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정부 부채 및 재정수지 등 정부의 완화적인 재정정책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대해서도 점검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나타나는 Pent-up 수요, 경기부양책, 대외 수요 확대 등 수요에 의한 물가상승확대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이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해상운임 급등 등 공급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가능성도 제시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다양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제시하였다. 산업연구원(2022)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수요와 공급 양면에서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글로벌 공급망교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제시하였다. 장우애 외(2022)에서는 앞서 제시한 요인 외에 노동 공급 부족,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 자산가격의 상승을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분석하였다.

이렇듯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 범위도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국방시설사업의 관점으로 시야를 좁힌 상태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바라보면, 주목해야 할 요인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동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임금상승이다. 국방시설사업은 건설업 일부로, 건설업 제조원가는 자재비, 노무비, 기타 경비로 구성된다. 따라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건설 자재비를 증가시킬 것이며, 노동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임금상승은 건설 노무비를 증가시킬 것이다. 이러한 자재비와 노무비의 증가는 국방시설사업의 총사업비를 증가시켜 향후 사업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두 가지 요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국방시설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끄는 건설자재 가격 상승


COVID-19 및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공사중단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림 4]는 2020년 이후 광물종합지수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COVID-19이 시작된 2020년 초기에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주요원자재의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으나, 중반 이후부터는 상승세로 전환하였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던 2021년 이후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더욱 커졌고, 최근에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전반적인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건설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림 5]는 건설용 중간재의 국내공급물가지수를 보여주고 있는데, 앞서 살펴보았던 주요 원자재 가격의 변동추세와 마찬가지로 2021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여 2022년 7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박상우 외(2022)도 최근 건설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을 원자재 가격 상승, 일부 자재 공급 부족, 국내외 자재 수요 증가 등으로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건설자재 가격 상승률에 대한 원자재 가격(원재료 수입가격), 건설 중간재 가격, 건설경기의 요인별 기여도도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 최근의 건설자재 가격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건설자재 가격상승에는 수요와 공급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으나,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주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품목별 건설자재 가격 상승은 [그림 6]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상승 폭이 큰 건설자재는 건축용 금속공작물, 건축용 판금 제품, 형강, 철근 등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2022)에 따르면 건설자재 가격은 2021년 30% 가까이 올랐으며, 2022년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2021년에는 철강재, 금속재 등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고, 2022년에는 시멘트, 레미콘 등 비금속광물이 상승 중인데, 이러한 시멘트 가격의 상승은 연관 자재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였다.


임금상승에 대한 압박,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요인


최근 확산하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은 임금상승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건설사업 비용 증가의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 상황이 나아짐에 따라 국내·외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어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증가할 때 임금을 상승시키는 이차효과(Secondary effect)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삼일 외(2022)는 임금-물가 전가효과를 분석하여 물가상승이 일정 시차(4분기)를 두고 임금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혔으며, 물가상승률이 높은 시기에서 노동비용이 다시 물가에 더욱 쉽게 전가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물가상승과 임금상승의 악순환을 보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과거 5년간 건설업의 임금(노무단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이후 현재까지 임금상승률이 2% 내외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최근 임금 상승률이 3.84%로 급격히 상승하여 약 23만원 수준으로 형성되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물가수준의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살펴보면 최근 국내 인플레이션의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향후 일정 기간 지속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소비자물가의 상승률([그림 7])은 2021년 1월에 0.9%대에서 최근 6.3%대로 물가안정 목표(2.0%)를 크게 초과하여 상승하고 있으며, 물가의 선행 지표로 인식되는 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률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약 9배 증가) 인플레이션의 확산세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같은 인플레이션의 확산세는 임금상승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로 건설업 내 고용인력의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2022년 예상되는 총수요 대비 노동 공급은 부족할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임금 필립스곡선 추정 결과에 의해 건설업 내 노동임금의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한국 건설업 내 노동수요와 공급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림 8]와 같이 노동의 총수요(약 175만 명) 대비 내국인의 공급(약 154만 명)이 약 21만 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와 같은 부족 현상은 전국적이며 건설업 내 전 직종에 걸쳐있으므로 노동시장 내 수급불균형이 향후 건설업 내 임금상승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설업 내 임금 수준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그 증가율이 최근 급격히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국내외에 일관되게 발생하는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공급 병목, 수요 회복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선행 지표를 살펴볼 때 인플레이션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임금상승과 물가상승 간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건설업 내 노동의 수요 대비 적은 공급 규모(수급불균형)는 향후 노동임금을 상승시키는 추가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임금 수준이 높아질수록 건설사업 내 사업비(예: 건설단가) 증가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건설업 내 임금 추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방시설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래에 계획된 건설사업의 예정사업비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공사비 등의 비용을 기준연도로 보정할 필요가 있으며, 보정 시 건설 부문의 물가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건설 부문의 물가지수는 대표적으로 ①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이하 “디플레이터”)와 ② 건설공사비지수가 존재한다. 우선 디플레이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건설과 관련된 모든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을 반영한 물가지수로 국가의 총체적인 물가변동을 측정할 때 활용되며, 현재 KDI(PIMAC)에서 예비타당성조사 시 건설 부문의 물가지수로써 사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건설공사비지수는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와 생산자물가지수 등을 이용하여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로, 건설공사의 물가변동 분석을 위한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건설공사비지수는 KISTEP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시 건설 부문의 물가지수로써 활용되고 있다. 국방시설사업 역시 사업을 계획할 시 디플레이터나 건설공사비지수를 활용하여 예상 사업비를 산출하고 있다.


최근 건설 부문의 물가는 건설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디플레이터와 건설공사비지수 모두 유사한 움직임([그림 9])을 보인다. 2015년을 기준으로 2021년의 디플레이터는 20.32%, 건설공사비지수는 24.12%가 증가하였으며, 전년 대비 증가율 또한 모두 평균 3%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증가율)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최근 2021년에는 디플레이터의 경우 8.41%, 건설공사비지수의 경우 4.92%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건설 부문의 물가지수가 상승하면 이를 활용하여 산출되는 직접공사비와 직접공사비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시설부대경비 및 예비비 등의 비용 상승을 동반하기 때문에, 국방시설사업의 총사업비가 증가하게 된다.

다음으로 국방시설사업을 기획할 때 총사업비의 산출기준으로 활용되는 “국방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상 공사단가의 최근 증가율을 보면 전년도 대비 크게 상승한 것을 확인(<표 1>)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공사단가의 상승은 최근 급격히 증가한 건설 부문의 인플레이션과 무관하지 않으며, 거의 모든 종류의 국방시설에서 일관되게 발생하였다. 병영생활관 신축 시 기준이 되는 공사단가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였으며, 행정시설 공사단가는 무려 59%나 증가하였다. 공사단가의 상승은 결과적으로 국방시설사업의 공사비와 총사업비를 모두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공사단가의 상승은 건설면적 변화에 따른 총사업비의 민감도(sensitivity)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여러 요인에 의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 부문의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공사비 보정지수의 상승, 공사단가 상승, 총사업비의 민감도 증가 등이 향후 추가적인 국방시설사업의 사업비 증액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준비가 요구될 것으로 생각된다.

국방시설사업을 추진할 때 준비해야 할 것들


국방시설사업을 추진하는 측면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같은 세계적 환경의 변화에 대해 완벽히 대비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완벽한 대응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사업추진 주체가 준비할 사항들은 있다.

먼저, 가장 기본적으로 소요판단을 더 꼼꼼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방시설사업의 경우에는 보통 소요가 시설별 면적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면적에 시설별 단가를 곱하여 총사업비를 산출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시설별 단가의 상승으로 나타나기에 이러한 단가 상승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단가가 상승하는 만큼 소요면적이 조금만 변동하더라도 총사업비의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추진할 때, 소요기관(군)은 사전에 소요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꼭 필요한 시설과 적정한 면적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현실적인 단가의 제시가 필요하다. 국방시설사업은 매년 작성되는 “국방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에 있는 단가를 이용하여 총사업비를 도출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예산 편성지침은 1년 단위로 작성되다 보니 현재처럼 물가변동이 큰 상황에서는 해당 단가가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기획과정에서 현실적인 단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당 단가에 대한 변화를 추적·관리하여 소요기관(군)에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단가에 대해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도 함께 진행된다면, 지금보다 더 현실적인 단가 마련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물가상승으로 인해 총사업비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관련 지침에 대한 개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의 예로 현재 국방부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전타당성 검토의 경우에는 「국방 전력운영사업 사전타당성 검토 및 심층평가 운용지침」을 통해 총사업비 300억 원 이상(건축사업은 200억 원 이상) 500억 원 미만인 사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처럼 외부적인 단가 상승요인만으로 총사업비가 증가할 경우, 기존에는 사전타당성 검토대상이 아니었으나 검토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으며, 최초에는 500억 원 미만으로 제시되었던 사업도 사전타당성 검토과정에서 500억 원 이상으로 총사업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도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할지 아니면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이 입증된 경우에는 별도의 조치 없이 사업비 증액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지 명확한 방향이 필요할 것이다.

맺음말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현재 세계 각국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을 만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고 있는데, 이는 가계 부채의 부담을 증가시켜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경기침체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나타난다면 1970년대 석유파동(oil shock)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실행하였고, 최근에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두 달 연속으로 단행하였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P 인상하였는데, 이는 지난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행은 빅스텝에 이어 금리를 0.25%P 더 인상하면서, 2022년 8월 25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연 2.5%가 되었다. 세계 각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하여 앞다투어 대응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국방시설사업도 이 기간에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앞에서 제시한 내용을 참고하여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 본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한국국방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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