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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군 생활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변화’다. 나는 앞서 사단 포술경연대회를 준비하는 전우들을 지켜봤다. 준비하는 과정이 고되고 힘들다는 것을 멀리서도 느꼈다. 한편으로는 대회 결과에 다 함께 웃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군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전우들과 함께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그러던 중 육군 최정예 포술팀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육군 최정예 300전투원 분야 중 하나인 최우수 포술팀은 군단 대표로 선발돼야 출전할 수 있다. 그만큼 우수한 팀을 선발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8월 말까지 약 4개월에 걸쳐 대대·여단·군단 차원의 선발전을 치렀다.
당연히 다른 부대에서도 최고의 팀이 출전했기에 그저 좋은 성적의 욕심과 기대는 잠시뿐이었다. 나는 준비과정에서 턱없이 부족한 자신을 마주해야 했다. 전포·사격지휘·관측 분야를 비롯해 군인의 필수 덕목인 기초체력과 전투사격 평가도 이뤄지는데, 내 수준으로는 군단 대표 선발은 고사하고 창피만 당할 것이 뻔했다.
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체력부터 키웠다. 식단 조절을 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10㎞를 달렸다. 근력운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매일 횟수를 늘려나갔다. 그 결과 두 달 만에 27㎏을 감량했고,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에서 특급을 받았다.
한고비를 넘기니 전투사격이라는 벽이 나를 또 막아 세웠다. 나는 평가 전까지도 사격에서 20발 중 절반인 10발도 맞추지 못했다. 주말까지 반납하며 전포대장님을 포함한 팀원들과 사격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했다. 전우들 덕분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나는 평가 사격에서 당당하게 특급을 거머쥐었다. 결국 우리 팀은 군단 포술경연대회에서 우승했고, 군단 대표로 육군포병학교에서 열린 최정예 포술경연대회에 출전했다.
선발 준비 이전과 이후의 나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특히 땀을 흘린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군 생활은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군 생활에서 ‘더 나은 나’로 환골탈태했다.
이전까지 나는 그저 ‘임무니까’ ‘시키니까’ 하는 수동적 태도로 일관했다. 훈련의 의미와 성장하는 기쁨도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최정예 포술팀을 준비하며 포수 주특기를 끊임없이 단련했다. 이제는 사격 임무가 하달됐을 때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사격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확보했다. 또 군에 꼭 필요한 인원이 돼가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내가 맡은 임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누군가 내게 군대란 무엇이냐 묻는다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 곳’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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