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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보병사단 공병대대-한미연합사단 11공병대대, 연합 전술훈련 현장을 가다

배지열 기사입력 2022. 09. 26   17:10 최종수정 2022. 09. 26   17:14

식수, 확보하라 물 흐르듯 이뤄진 ‘팀워크’

전시 상수도 파괴 상황 가정
한국군, 굴착기 등 활용 수심 확보
미군, 불도저 등 투입 평탄화 작업

실전 같은 현장…작전 수행능력 배양
한미 양국, 상호 임무 절차 정립

 

26일 다그마노스 미군 훈련장에서 열린 육군1보병사단 공병대대와 한미연합사단 11공병대대의 연합 공병 전술훈련 중 우리 측 굴착기가 강바닥을 파내 수심을 확보하는 동안 1사단 장병들이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육군1사단 정찰소대원들이 임진강 물의 탁도와 오염도를 검사하고 있다.
헤스코 방호벽을 세우는 동안 한미 장병들이 경계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미 장병들이 2m 높이로 쌓아 올린 헤스코 방호벽을 점검하고 있다.

예로부터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했다. 물을 활용한 농업이 발달하면서 문명과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장에서도 식수(食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병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음식을 조리해 제공하려면 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적의 공격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한미 연합부대에도 식수 확보 대책은 필수다. 이에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진행해 장병들의 상황 숙달을 도왔다. 전시 상수도가 파괴된 상황을 가정하고, 정수를 얻기 위한 작전을 전개한 육군1보병사단 공병대대와 한미연합사단 11공병대대의 연합 전술훈련 현장이다. 글=배지열/사진=백승윤 기자


정찰소대원들 임진강 탁도·오염도 검사


2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다그마노스(Dagmar-North) 미군 훈련장. 임진강을 끼고 있는 이곳에 각종 중장비와 함께 한미 장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날부터 나흘간 공병 전술훈련을 펼치는 육군1사단과 한미연합사단 공병대대다. 이번 훈련은 전시에 연합사단 예하 부대가 한국에 전개할 때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해 양국의 팀워크와 상호 임무 절차를 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훈련은 적 공격에 의해 인근 상수도가 파괴된 상황으로 포문을 열었다. 우리 군은 정찰소대를 보내 부대 진출입로를 확인하면서 적의 위치를 파악했다. 미군도 정찰에 나섰지만, 전술적으로 다르게 움직였다. 박병훈 중위는 “적을 경계할 때 발각되지 않도록 기동하는 우리와 다르게 미군은 적 주둔지를 개척한다”며 “이번 훈련은 서로 교리상 전술 차이를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 또 다른 정찰소대원들이 수질검사 세트를 활용해 상수도를 대체할 임진강 물의 탁도와 오염도를 검사하는 절차를 밟았다. 용존물질량(TDS)이 1500 미만, 탁도는 1NTU 미만에 잔류 염소가 없어야 마시기에 적합한 수질이라고 판명된다. 검사 결과는 적합.

다음은 정수 확보를 위한 중장비가 오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 차례. 진출입로를 구축하기 위해 한미 연합작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한국군은 굴착기·덤프트럭 등 장비 16대와 장병 70명을, 미군 역시 장병 70여 명과 굴착기·불도저 등 장비 15대를 투입했다.


“교리상 전술 차이 이해하는 좋은 기회”

“급수원 수심이 최소 2m는 돼야 하는데 미군 장비는 길이가 짧아 땅을 파내는 데 제한이 있습니다. 평탄화 작업을 미군이 하고, 수심 확보를 우리가 하는 게 어떨까요?”

한미 장병들이 머리를 맞댄 회의에서 오명덕 상사가 제안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한국군이 굴착기로 강바닥을 파내 수심을 확보하고, 미군이 인근 수풀 지대를 평탄화해 도로를 만드는 것으로 역할이 나뉘었다.

“우웅~.” 커다란 엔진 소리를 내며 굴착기가 이동했다. 군 생활 23년째인 오 상사가 모는 굴착기가 흙탕물을 일으키며 흙을 퍼내자 어느새 언덕 하나가 만들어졌다. 그 옆으로는 얕았던 강이 푹 파인 모습을 드러냈다.

오 상사는 “한국군이 전투 위주 작전을 수행한다면, 미군은 전투 지원에 방점을 두는 것이 차이점”이라며 “적과 가까운 곳인 만큼 우리 장병들도 훈련이 아니라 실전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쿠르릉~.” 굴착기 뒤로는 미군 불도저 3대가 큰 소리를 내면서 기동했다. 불도저가 몇 차례 인근 지역을 지나다니자 무성했던 수풀과 울퉁불퉁했던 자갈밭이 사라졌다. 서로의 작업이 마무리되자 양국 장병은 “생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나누며 격려했다.

이어 한미 연합군은 약 2m 높이의 헤스코(Hesco) 방호벽을 세웠다. 헤스코 방호벽은 정수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철망에 흙을 넣어 쌓아 올리는 구조물이다. 한국군의 굴착기가 흙을 퍼 철망 안으로 넣자, 미군의 초고속 굴착기가 옆으로 흐른 흙을 정리해 방호벽의 틀을 잡는다. 크리스토퍼 맥얼빈 병장은 “전장에서 물이 없으면 탈수와 열사병을 피할 수 없다. 깨끗한 물을 만드는 정화 장비를 활용하기 위해 방호벽을 만드는 것”이라며 “강 반대에서 우리의 활동을 확인하려는 적군 시야를 방해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방호벽이 만들어지자 벽 뒤로 한국군의 정수 차량과 물탱크가 등장했다. 정수 차량은 내부에 설치된 세척 탱크, 정밀·중간 여과기와 약품 탱크를 통해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서 곧바로 마시거나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내보낸다. 물탱크는 3시간 동안 약 5000갤런(1만9000ℓ)의 물을 받아낼 수 있다. 저장된 물은 물탱크와 호스로 연결한 급수 건을 통해 물이 필요한 부대의 트레일러에 나눠주기도 한다.


한미, 깨끗한 물에 환호하며 기쁨 나눠

오후에는 설치한 정수 장비를 한미 장병들이 함께 운용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수 차량에서 출발한 호스가 몇 개씩 연결돼 강물 바로 앞 공급 펌프까지 연결됐다. 몇 차례 마중물을 넣고 펌프를 가동하자 호스가 팽팽해지면서 물이 빨려 올라갔고, 이내 물탱크에 정수가 완료된 물이 나왔다. 깨끗한 물이 쏟아지자 양국 장병들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에머라 바스케즈(소위) 소대장은 “한국군과 소통하면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이를 통해 같은 목표를 향해 걷는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은 훈련”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미 공병대대 장병들은 오는 29일까지 KM138 살포식 지뢰 설치 및 지뢰지대 개척 장비와 장애물 운용, 진지 구축 및 우회로 개설 등 작전 지역에서 여러 제한사항을 극복하는 훈련을 벌인다. 지휘소·숙영지를 편성하고, 소부대 전투기술을 숙달하며 연대감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혜지(대위) 공병중대장은 “중대급 연합 공병 전술훈련은 전시 소부대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지속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100%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글=  배지열 기자
사진=  백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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