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유기현 시론] 국방혁신 4.0, AI 과학기술 강군으로의 출발

입력 2022. 08. 17   16:13
업데이트 2022. 08. 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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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현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국방전문연구위원
유기현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국방전문연구위원

국방부는 인공지능(AI) 과학기술 강군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의 절차와 방법에서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접근전략인 ‘국방혁신 4.0’을 구상하고 있다. 국방혁신 4.0의 목표는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핵심능력을 확보해 국방 전반에 융합시키고 기술적인 군사력 우위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다.

사실 국방 분야에서 첨단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국방혁신 4.0이 기존의 국방개혁과 다른 것은 무엇인가?

우선 국방혁신 4.0은 기존의 국방개혁과 달리 분절적인 국방의 도약을 추구한다. 2006년부터 시작된 국방개혁은 단계적으로 ‘군의 정예화’를 추진했으며, 국방의 경량화 측면에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군사력의 질적 변화를 통해 전쟁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미국 등 군사 선진국들은 첨단 과학기술을 국방에 접목하고 우주·사이버·전자기 등 새로운 영역으로 전장을 확대해 첨단 과학기술 중심의 전쟁 수행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방혁신 4.0은 이런 변화의 추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절박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 다른 국방혁신 4.0의 특징은 개방형 혁신이란 점이다. 향후 전쟁은 국방의 노력만으로는 승리하기 어렵다. 국방의 내·외부에 존재하는 자원과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효과적인 전쟁 수행이 어려워지게 됨을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목격하고 있다. 특히 혁신기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상용·군용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보편화된 첨단 상용기술을 전장에서 직접 활용함으로써 특정 국가가 우월한 군사력을 독점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국방혁신 4.0은 민간과 군의 벽을 허물어 군의 기술혁신 범위를 확장하는 한편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군이 싸우고 민간이 참여·지원하는 전쟁 형태를 고려하는, 열려 있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군은 육지와 바다, 그리고 하늘에서 싸우고 우주와 사이버공간의 능력을 지원받는 형태의 전쟁을 구상해 왔다. 미래에는 우주와 사이버공간을 넘나드는 전자기파 영역의 능력이 기존의 전력과 통합되면서 직접적인 전투를 수행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네트워크 기반의 전투 수행 개념(Network Centric Warfare)은 플랫폼과 시스템, 그리고 작전 전반에 걸쳐 수많은 알고리즘에 의해 전투를 수행하는 개념(Algorithmic Warfare)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며, 이것이 국방혁신 4.0이 지향하는 AI 과학기술 강군의 싸우는 방식이 될 것이다. 또한 우리 군의 군 구조가 정예화된 병력과 AI 기반의 무인·로봇체계가 결합한 구조로 변화하게 되면 병력이 감소하더라도 강화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고, 전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소위 깨끗한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AI 과학기술 강군으로의 전환은 우리 군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자 필연이며 새로운 접근전략인 국방혁신 4.0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 우리 군이 국방혁신 4.0을 통해 도약하게 되면 누구도 넘보지 못할 강군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도 과학기술 전문인력 육성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보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첨단기술이 새로운 군사력으로 변신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첨단기술을 활용하려면 기존의 제도나 체계로는 한계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방혁신 4.0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방 구성원들의 동참과 더불어 국민적 성원과 지지가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군사체질 변화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란 점에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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