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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주식 팔고 안전 채권으로

기사입력 2022. 08. 12   16:38 최종수정 2022. 08. 12   16:45

금융시장 변동성 확산
 
미국 기준금리 한국 추월 판도 급변
올 개인 채권 8조8024억 원 순매수
현대·기아차 회사채 1분 만에 완판
주식 5월부터 순매도…7월 1조 팔아
채권, 금리 인상기 투자 ‘치트키’ 부상
전문가 “4~5% 수익 장기물 분할매수”

 


글로벌 금리가 치솟고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산하면서 채권투자가 ‘치트키(cheat key·게임을 유리하게 만드는 수법)’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일어나면서 ‘투자 판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현대자동차 및 기아의 회사채는 각각 200억 원, 250억 원 물량이 매각 개시 1분 만에 완판됐습니다. 또 삼성증권이 연 4%대로 선보인 은행·금융지주 채권도 판매 개시 27분 만에 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삼성증권에서는 올 들어 지난달 15일까지 채권 3조1000억 원어치가 팔렸습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82% 늘어난 것입니다. 사재훈 삼성증권 부사장은 “금리 인상기의 투자 ‘치트키’로 떠오른 채권투자 열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지난 5일까지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장외 채권시장에서 3조5851억 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였습니다.

특히 올 들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금액은 8조8024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1986억 원)의 2.8배나 됐습니다. 월별로도 올 1월 3283억 원에서 4월 1조680억 원, 7월 2조9977억 원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이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금리는 2%대에 육박했습니다.

이에 반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선 개미들이 발을 빼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1조8512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습니다. 개인은 올 4월만 해도 7조 원 이상을 순매수했으나 5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서더니 7월엔 1조 원에 가까운 주식(9850억 원)을 매도했습니다.

통상 채권은 발행주체에 따라 국공채와 금융채, 회사채 등으로 구분합니다. 국공채는 다시 국채(국고채·외평채·재정증권 등), 지방채, 특수채(한국전력 등 특별법인이 발행한 채권)로 나뉩니다. 금리와 가격은 통상 반비례 곡선을 그립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가격이 싸지고, 금리가 내리면 이미 발행된 채권가격은 상승하는 형태입니다.

만기가 되지 않은 저금리 시절 발행된 채권은 요즘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비해 이자가 낮아 유통시장에서는 저렴하게 거래됩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자 기존 채권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좀 헷갈리시나요?

금리와 채권의 상관관계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채권의 구성요소인 ‘액면가’ ‘만기’ ‘표면금리(coupon rate, ‘쿠폰이자’라고도 합니다)’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액면가는 말 그대로 채권의 정해진 가격입니다. 만기는 그 액면가를 돌려받을 수 있는 시점(6개월·1년·5년·30년 등)을 뜻합니다. 그리고 표면금리는 만기 때 받을 수 있는 이자입니다. 채권투자자는 채권발행자인 정부, 공공기관, 기업 등에 돈을 빌려주고 만기 때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받게 되는 셈이죠.

그런데 채권은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사고팔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액면가와 만기, 표면금리는 똑같지만 시장에서의 ‘채권가격’이 달라집니다.

채권발행자(해당 국가, 공공기관, 기업의 신용등급)의 안전성, 금리 수준 등에 따라 채권가격이 형성됩니다.

여기서 표면금리 이외의 ‘자본수익’이 발생할 수도, 혹은 채권가격이 떨어져 ‘자본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만 원·표면금리 5%의 3년 만기 채권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채권을 사서 3년 만기까지 기다리면 5%의 이자(연 5%니까 3년 동안 총 15만 원)까지 약속된 115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채권발행자의 신용등급이 더 오르거나 내릴 수도, 금리 수준이 바뀔 수도 있어 채권가격은 수시로 변합니다.

이 같은 가격 변동을 노리고 채권거래가 진행됩니다.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기존에 발행된 채권들(=더 낮은 금리를 주는 채권)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게 되죠.

최근 4% 발행 채권들이 나오고 있는데 과거 3%짜리 채권을 사고 싶진 않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채권투자자들은 액면가보다 더 비싼 돈을 주고라도 4%짜리 채권을 매수하려 할 테고, 이에 따라 채권값이 액면가보다 높아지게 됩니다. 채권시장에서 많이 듣던 그 ‘프리미엄’이 바로 이것을 의미합니다.

채권도 주식처럼 온라인 투자가 가능합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직접 매매할 수 있는데, 다만 모든 채권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증권사마다 매출·영업에 따라 온라인에서 거래 가능한 채권이 다릅니다. 여기서 잠깐, 해외 회사채는 NH투자증권 MTS에서만 매수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부터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해외 회사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MTS나 HTS에 원하는 채권이 없다면 다른 증권사 MTS를 확인하거나 직접 영업지점을 방문해야 합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HTS·MTS 창에 다양하고 많은 채권을 인수해 올려놓는 것이 각 증권사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왕이면 다양한 채권이 올라오는 증권사의 온라인 매매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귀띔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채권은 주식과 달리 최소 거래금액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국고채의 경우 최소 거래금액이 1000원이고 해외 채권은 종목마다 다릅니다.

채권 개인영업으로 잘 알려진 KB증권 기준 전단채는 1억 원, 미국 국채는 액면 100달러, 브라질 국채는 1주를 최소 거래금액으로 삼고 있습니다.

채권투자는 기본적으로 이자소득과 매매차익 2가지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이자소득은 15.4%의 이자·배당소득세율이 적용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입니다. 반면 매매차익은 비과세 적용을 받습니다.

보통 은행 예·적금은 금액에 제한이 있고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대개 추가적인 조건들을 충족해야 하지만, 채권은 별다른 제약조건이 없는 게 장점입니다.

초보투자자라면 부도 우려가 있는 채권보다는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와 같이 금리 변동성에도 안정적인 쿠폰이자를 거둘 수 있는 채권부터 사 보는 게 좋습니다.

부도날 위험이 작고 매매가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비드(bid)·오퍼(offer) 스프레드(매수·매도 호가)가 다른 채권보다 촘촘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도 중도 매각이 쉽습니다. 국고채를 대규모로 투자한 경우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 자본소득(capital gain)을 원하면 장기채를, 유동성 관리나 기간 수익률을 원하면 단기물(1년·2년물)에 투자하는 게 유리합니다. 올 3~4분기 긴축 속도가 절정에 이르고, 이후 경기침체 징후가 뚜렷해지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지금은 채권만 잘 사도 연 4~5%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채권에 발품을 팔아야 할 시기다. 금리가 오를 때마다 장기물의 분할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1년 전 발행한 채권은 이자가 낮기 때문에 세금도 더 적고, 액면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다”며 “다만 투자대상이 무엇인지, 장·단기물에 따라 중도 매각 여부 등 본인에게 무엇이 더 유리한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필자 류영상은 매경닷컴 기자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을 비롯해 은행, 보험, 카드사와 같은 금융권 현장 소식과 재테크와 관련한 기사를 취재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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