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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3훈련비행단 김범수 중위]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는 것

기사입력 2022. 08. 11   17:22 최종수정 2022. 08. 11   17:32

김범수 중위 공군3훈련비행단

얼마 전 다른 비행단의 한 병사로부터 인트라넷 메일이 왔다. 알고 보니 그는 내가 지난 5월 출간한 도서 『하늘은 나를 향해 열려 있어: 공군사관학교 4년의 기록』의 독자였다.

그는 공군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하면서 학창 시절 이루지 못했던 ‘공군사관생도’라는 꿈을 다시 품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바쁜 일과 중 틈틈이 공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친 자신을 일으켜 세울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내 책을 읽게 됐고 단순히 공군사관생도가 되겠다는 목표를 넘어 어떠한 사관생도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수립하며 꿈을 구체화했다.

그는 나를 롤모델 삼아 더욱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과분하게도 내가 다른 이의 롤모델이 돼 버린 것이다.

그에게 메일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내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자격이 있는가’였다. 내가 생각하는 롤모델이란 어느 누가 그 사람을 생각해도 엄지를 ‘척’ 하고 세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커리어와 성품을 가진 사람인데, 몇 번이고 되뇌어 봐도 나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전설적인 농구선수 칼 멀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롤모델이 되는 것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받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오직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인가, ‘나쁜 롤모델’이 될 것인가다.”

만인의 선택을 받는 유명한 롤모델들에 비하면 나는 몹시 부족하기에 그들처럼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코 나를 롤모델로 삼은 그의 믿음과 선택을 실망과 후회로 되돌려주고 싶지 않다.

그가 앞으로 군 생활을 하면서 나를 아는 누군가에게 나에 대해 듣게 됐을 때 미담만이 가득할 수 있도록, 그가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앞으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초급 장교로서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것부터 시작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모범을 보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또 향후 조국의 하늘을 책임질 조종사로서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자 병으로 입대해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느끼고 직업군인이라는 새로운 꿈을 위해 도전하는 국군 병사들 모두를 응원한다.

그리고 언제든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모든 장병에게 매사에 솔선수범하기를 조심스레 부탁하며, 본인도 모르게 누군가의 나쁜 롤모델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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