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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보병사단 조준석 소위] 새로 받은 군번줄의 책임

기사입력 2022. 08. 05   16:13 최종수정 2022. 08. 05   16:27

전역할 때 다시는 군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다시 군을 찾아왔기에
두 번째 군 생활과 새로 받은 군번줄 무게는 남다르다

 

조준석 소위 육군5보병사단 사자여단 추사대대

나의 이야기는 부모님과 마지막 식사를 끝으로 육군31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에 입대했던 2016년 8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긴장된 마음으로 5주간 기본 제식부터 화생방, 사격, 20㎞ 행군, 구급법 등을 배웠다. 국방의 의무로 시작한 군 생활이었지만, 하루하루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자유롭던 일상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통제를 따르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는 걸 느꼈다. 동시에 함께 훈련받는 동기들과 의지하며 끌어 주고 응원해 주는 공동체 정신 덕분에 하나씩 해내는 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행군 때 부식으로 받은 초코바는 이제껏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달고 맛났는데, 그 초코바를 나눠 줬더니 세상 행복해하던 동기의 얼굴은 지금도 생생하다.

훈련을 마치고 해남대대로 배치돼 최후방 남단 해안을 지켰다. 수색·매복작전 등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매너리즘을 이겨내고 완전작전을 수행하며 군 생활을 이어갔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고대하던 전역일이 됐고, 사회로 복귀하자마자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하지만 군 생활만 끝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던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군대가 그리워지고 좋았던 기억만 떠올랐다.

그렇게 대학 생활을 이어가던 중 한 친구의 생도 정복 차림을 보고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군 복무하던 2017년 모든 소대원을 친절하게 대해 주던 소대장님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당시 소대장님은 육군3사관학교 출신으로 현재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귀성부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소대장님처럼 육군3사관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생도가 되기 위해 그에 걸맞은 체력을 단련했다. 그렇게 2020년 2월 당당히 합격해 2년간 생도 생활을 보내고, 올해 소위로 임관했다. 용사로서는 최남단을 지켰고, 장교로서는 최북단이자 중서부 전선을 지키는 육군5보병사단으로 왔다.

첫 군 생활을 했던 그때처럼 신병교육대대에서 소대장(교관) 보직을 받고 훈련병들을 보니 당시 내 모습이 떠올랐다. 모든 것이 서툰 훈련병들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과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그들은 내가 훈련을 통해 군인으로 거듭나게 해야 할 대상이지만, 나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국민이자 같이 나라를 지키는 전우로서 존중해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전역할 때 다시는 군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내 발로 다시 군을 찾아왔기에 두 번째 군 생활과 새로 받은 군번줄의 무게는 남다르다. 앞으로 훈련병들이 우리 사단을 비롯해 곳곳에서 용감무쌍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전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예 신병 양성에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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