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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간호사관학교 임다연 생도] 우리와 함께한 사람들 이야기

입력 2022. 07. 08   16:33
업데이트 2022. 07. 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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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연 생도.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년
임다연 생도.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년

독립운동은 외로운 것으로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삶에 이 넓은 세계는 관심이 없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남 천안시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한미 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미국과 함께한 독립운동’이라는 제목에 마음이 갔다.

전시관에 들어가자마자 내 눈길을 끌었던 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안수산 선생 인터뷰 영상이었다. 안 선생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딸로 미국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미국 해군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폭격 이후 자진 입대했다고 한다. 당시 인종·성 차별이 만연해 쉽지 않은 환경의 미국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으로는 이례적으로 암호 해독가로 활약했다.

안 선생은 3·1여성동지회 활동 등 한인 교민사회의 권익 신장에도 힘썼다고 한다. 이외에도 일본과의 전투를 ‘우리의 독립전쟁’이라고 말하며 미군으로 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미주 한인과 미국의 대일항전을 도운 한국인이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든든해졌다.

1941년 12월 일제가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자 미국은 즉시 선전포고하고 전쟁에 돌입했다. 동시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선전포고를 했다. 그렇게 한국과 미국이 함께한 독립운동 중 유명한 것이 ‘독수리 작전’이다. 한미동맹의 시작으로 불리는 ‘독수리 작전’은 한국광복군 제2·3지대에서 비밀리에 추진됐다. 약 3개월간 사격·폭파 등 첩보활동을 위한 특수훈련과 무선 교신훈련을 진행했다. 전시된 사진에서 미군과 한국광복군이 함께 사격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우리가 훈련할 때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미군과 한국광복군도 서로 다른 점은 많지만, 함께 훈련하면서 끈끈한 전우애를 느끼지 않았을까.

일제의 항복 선언 후 김구 선생님이 미국 트루먼 대통령에게 보낸 축하 전문에는 ‘한국과 미국의 협조를 통해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희생으로 지켜왔던 민주적인 세계의 평화가 보장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는 독립운동가를 공부할 때 ‘독립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들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노력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보 견학으로 특별기획전을 둘러보면서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이 생각보다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명을 준 점에 감탄했다. 세계화 시대에 올바른 역사 인식의 중요성과 그 영향력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열정을 본받아 나 또한 자부심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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