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2022 환태평양훈련 현장을 가다] “림팩은 실전” 뜨거운 진주만

임채무

입력 2022. 07. 06   17:18
업데이트 2022. 07. 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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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민국 해군 위상, 세계에 떨친다

안상민 원정강습단장, 지휘관회의 개최
굳건한 한미동맹·국제적 입지 등 방증
8개국 수상함·9개국 해병대로 구성
“다국적군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 제고”

 

5일  ‘2022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가하기 위해 미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는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의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5일 ‘2022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가하기 위해 미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는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의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림팩에 참가한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뒤)과 4400톤급 구축함(DDH-Ⅱ) 문무대왕함이 부두에 정박한 채 임무를 기다리고 있다.
림팩에 참가한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뒤)과 4400톤급 구축함(DDH-Ⅱ) 문무대왕함이 부두에 정박한 채 임무를 기다리고 있다.
림팩에 참가한 한미 해군 장병이 마라도함 비행 갑판에서 완벽하고 안전한 훈련을 다짐하고 있다.
림팩에 참가한 한미 해군 장병이 마라도함 비행 갑판에서 완벽하고 안전한 훈련을 다짐하고 있다.


5일 (현지시간) 오후 미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해군기지 부두. 시원한 바닷바람과 25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이 한국에서의 찜통더위를 잊게 한 것도 잠시, 미 강습상륙함(LHD-Ⅱ) 에식스함(Essex) 사관실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안상민(소장) 원정강습단장 주관으로 예하 지휘관 회의가 열린 것. 원정강습단은 8개국 수상함 13척, 9개국 1000여 명의 해병대로 구성됐다. 회의에서는 원정강습단(ESG) 임무 수행을 위한 훈련 목표와 작전 개념을 공유하고, 다채로운 의견을 격의 없이 나눴다.

데이비드 하트(해병대령) 상륙군사령관은 “저는 림팩이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실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 동안 최선을 다해 전투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안 전단장은 우리 해군이 처음으로 원정강습단장을 맡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예하 지휘관을 능숙하게 지도했다. 원정강습단은 항공기를 보유한 강습상륙함에 상륙함과 호위함을 동반해 기습상륙 등으로 목표 지역을 점령한 뒤 전방기지를 확보하고, 상대적으로 저비용의 지상 기반 센서와 무장을 증강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다. 지난 1990년 첫 림팩에 참가한 후 우리 해군은 해상전투지휘관(SCC)이나 기동부대사령관(CTF) 직책을 수행한 적은 있으나 원정강습단장은 이번이 최초다. 전단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서도 원정강습단장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으나 대체로 미군에서 맡는다”고 귀띔했다.

우리 해군이 원정강습단장을 맡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전해졌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강력한 동맹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 우리 해군의 능력·수준·위상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점, 과거 림팩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는 점이다.

우리 해군에게도 원정강습단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좋은 기회다. 원정강습단장을 수행하며 습득한 작전·전술 지식은 고스란히 우리 해군의 작전 수행 능력과 교리 발전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전단장은 “미 해군·해병대의 작전개념을 확인·경험하는 기회라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그동안 쌓은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토대로 한국군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예하 부대 지휘관들에게 지휘봉의 하나인 ‘등편(藤鞭)’을 선물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등편은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전장에 나가기 전 지휘관에게 수여하는 지휘봉이다. 안 전단장은 친목 도모와 함께 지휘관이 소신 있게, 그리고 작전 절차에 맞게 지휘하라는 의미에서 이 같은 선물을 준비했다.

이와 함께 이번 림팩에 투입된 우리 해군 전력은 역대 최대 규모, 최강 전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역사를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본 훈련이라 할 수 있는 항해훈련에 앞서 정박훈련 중인 전단 장병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다.

정세희 대위는 “림팩은 다국적군과 함께 훈련하며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제고하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며 “마라도함 전투체계관으로서 우리 해군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훈련을 마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효민 해병중사는 “연합훈련에 앞서 우리 해병대는 올해 림팩에 처음으로 참가한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활용해 실전 같은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각국 해병대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만큼 우리 해병의 DNA를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림팩 참가국들은 오는 10일까지 계획된 정박훈련에서 임무 개요와 상황별 기동·안전 지침을 숙지하고, 전술토의 등을 진행한다. 이어 1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지는 항해훈련에서는 함대공 유도탄 실사격, 해상 공방전, 전구 대잠전, 자유공방전, 상륙돌격훈련 등을 전개한다. 8월 4일 사후 강평 후 폐회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뒤 복귀한다. 글=임채무/사진=조종원 기자


인터뷰 / 안상민 환태평양훈련전단장

“세계 해군들, 韓 함정에 ‘뷰티풀’ 극찬…최강 전력으로 승전보 전할 것”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배양하고,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겠다.”

다국적 연합훈련 ‘환태평양(RIMPAC·림팩) 훈련’ 출항에 앞서 안상민(소장) 환태평양훈련전단장이 밝힌 목표다. 훈련이 본격 궤도에 오른 지금 그의 포부는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우리 장병들은 특유의 끈기와 탁월한 전술전기를 토대로 세계 각국 해군 장병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하고 있다. 특히 안 전단장은 우리 해군 최초로 림팩 원정강습단장을 맡아 8개국 수상함 13척과 9개국 1000여 명의 해병대원을 능숙하게 지휘해 각국 해군·해병대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해군기지에서 안 전단장을 만나 이번 훈련의 의미와 각오를 들었다. 글=임채무/사진=조종원 기자


미국 다음가는 전력… ‘최초·최대·최고’

“이번 림팩에 참가한 우리 해군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최초, 최대,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일 쉼 없이 계속되는 훈련 일정에도 안 전단장의 목소리에는 활력이 넘쳤다. 전단 장병 모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태극전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일치단결해 훈련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지휘관이 조금이라도 지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림팩이 갖는 의미는 우리 해군에게 특별했다. 우리 해군은 처음으로 원정강습단장 임무를 수행하고, 역대 가장 많은 연합참모단과 예하 전력을 지휘한다.

훈련 참가 규모도 우리 해군 역사상 최대이며, 참가국 중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크다. 그동안 대령급 지휘관이 맡았던 전단장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훈련 참가 이래 최고 계급인 소장으로 격상됐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울 텐데, 안 전단장은 새 역사를 창조한다는 일념으로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저를 비롯해 전단 장병들은 림팩에서 연합전력 운용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군사대비태세 강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군 기강을 확립한 가운데 대한민국 해군·해병대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토대로 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마해온 전술전기를 마음껏 펼쳐 림팩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를 거두겠습니다.”


새로운 전력 대거 투입… 림팩 전통 잇는다

이번 림팩에는 1만4500톤급 대형수송함(LPH) 마라도함, 1800톤급 잠수함(SS-Ⅱ) 신돌석함,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기동건설전대 등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우리 해군은 새로운 전력이 참가할 때마다 놀랄 만한 성과를 거뒀다. 안 전단장 역시 이러한 전통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마라도함, 신돌석함, KAAV, 기동건설전대가 림팩 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대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이 전력들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마라도함은 해외훈련 자체가 최초입니다. 성과에 앞서 작전 수행 능력을 확인·검증할 값진 기회인 셈이죠. 훈련 중에는 원정강습단 예비지휘소 임무를 숙달합니다. 또 항해훈련 기간에는 다국적 병력이 승함하고, 다목적 수직 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운용 등으로 작전 수행 능력을 끌어올릴 예정입니다. 해병대 KAAV도 처음 투입됐습니다. 미 해병대와 함께 KAAV를 활용한 상륙훈련을 하면서 더욱 실전적으로 연합 상륙작전 능력을 배양할 것으로 믿습니다. 신돌석함은 세계 최강 디젤 잠수함입니다. 그동안 1200톤급 잠수함이 림팩에 참가해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이번에는 잠항 시간이 획기적으로 증가한 잠수함이 참가해 우리 해군의 잠수함 운용 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해군의 공병으로 불리는 기동건설전대는 인도적 지원과 재난구조 분야 훈련에서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한미연합 항만피해복구 훈련과 태국 코브라골드 훈련에서 기동건설 임무를 수행하며 쌓은 노하우·전문성은 기동건설전대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30년 만에 찾은 림팩… 믿기 힘들 정도의 발전

안 전단장은 이번이 두 번째 림팩 출전이다. 그는 1992년 소위 때 1500톤급 호위함(FF) 경북함을 타고 림팩에 참가했다. 당시 열악한 전력으로 우리 해군이 ‘큐티 네이비(Cutie Navy)’라는 애칭으로 불렸다면서 이제는 미군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전력을 투입한 국가라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당시 미 해군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 연합훈련에 동참한다는 것 자체에 설?고, 훈련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출항 전까지만 해도 ‘1500톤급 호위함이 태평양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만큼 전력이 충분치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우리 해군이 큐티 네이비로 불렸을까요? 딱 30년이 지나 전단 막내 장교였던 제가 전단장으로 다시 이곳 하와이를 찾았습니다. 지난 30년간 국민의 관심과 성원으로 발전된 우리 해군의 위상을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 일부 국가만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은 물론 마라도함, 명품 구축함으로 평가받는 4400톤급(DDH-Ⅱ) 문무대왕함,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까지 어느 한 척 빠지지 않는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이곳에서 만난 세계 해군은 우리 함정을 보고 ‘뷰티풀(Beautiful)’이라고 극찬할 정도입니다. 더욱이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 KAAV 9대도 투입됐습니다. 또 하와이를 오는 과정에서는 미군과 동등한 위치에서 항모강습단 연합훈련도 했습니다. 30년 만의 변화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전단 장병들은 막강한 전력을 바탕으로 우리 해군의 승전보를 전하도록 전력투구하겠습니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조종원 기자 < alfflx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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