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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제와 방어·위기 방지·협력 안보 ‘3대 핵심 과제’

기사입력 2022. 07. 01   15:57 최종수정 2022. 07. 01   16:01

나토의 신전략개념과 실천 방향
 
러-우크라전 이후 집단안보 방향 발표
변화한 전략환경 속 다자 안보협력 골자
 
핵심 과제 위한 세 가지 실천 방향 명시
스웨덴 등 북유럽 가입시켜 회원국 확대
안보공약 따른 유럽 주둔 미군 전력 증강
한·일·호주·뉴질랜드 4개국 협력 모색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토(NATO)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속되는 전쟁 속에서 유럽은 EU를 통해 정치적으로 연대하면서, 나토를 통해 집단안보를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나토는 회원국에 대한 긴급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군사 조직으로 신속대응군을 운영해왔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 규모를 4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그러한 배경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담은 개최 전부터 시선을 끌었고, 30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대서양 집단안보의 방향을 제시하는 ‘신전략개념(Strategic Concept 2022)’을 발표했다.

나토(NATO) 정상회담을 통해 30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대서양 집단안보의 방향을 제시하는 ‘신전략개념(Strategic Concept 2022)’을 발표했다. 사진은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달 29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  연합뉴스


신전략개념 발표


나토는 탈냉전 이후 국제적 안보환경의 변화에 맞춰 동맹전략의 목표와 핵심 과제를 제시하는 전략문서인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을 발표해왔다. 1991년 11월 나토는 ‘유럽 지역의 억제’라는 전통 안보에 더해 위기관리와 협력안보를 추구하는 동맹의 목표를 담은 전략개념을 발표했다. 그리고 1999년 4월 군사적 긴장의 완화와 함께 나토 회원국의 범위를 동유럽으로 확장하면서 군축, 군비통제 등을 강조하는 전략개념을 발표했다. 이후 2010년 11월 나토는 주둔군의 규모를 축소하고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하는 전략개념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탈냉전이라는 구조적 변화와 함께 소련의 위협이 제거되고 러시아라는 새로운 협력국을 바라보는 지역 국가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공세적 대외전략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나토의 입장이 크게 변화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당시 아사드 정권을 지원했고,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으며, 2022년 2월 돈바스 지역의 평화 유지를 명목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러한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은 서방에 대한 군사적 대결로 인식되었다.

이에 나토 회원국은 변화한 전략환경 속에서 다자 안보협력의 핵심 과제를 명시한 ‘2022 전략개념’을 발표했다. 전략환경이 변화한 주요 동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제시되었다.

첫째, 러시아에 의한 위협이다. 러시아는 유럽의 안정적인 안보 질서를 유지해온 규범과 원칙을 위반하고 있으며, 나토 회원국의 안보와 유럽-대서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되었다. 나토는 러시아의 위협과 적대적 행동 때문에 더는 러시아를 파트너로 여길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탈냉전 이후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해온 나토의 입장이 명확하게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둘째, 중국의 도전이다. 나토 회원국은 전략환경 변화에서 처음으로 중국 요인을 언급했다. 중국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정치·경제·군사적 도구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행동이 나토의 이익·안보·가치에 도전하는 강압적인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러시아의 위협이 직접적이고 전통적인 군사적 위협이라면 중국의 도전은 회색지대, 사이버 전술, 핵심기술·산업·인프라·전략물자·공급망 등의 국가통제 등과 같은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강화될수록 규칙 기반 질서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했다. 나토는 중국에 건설적으로 관여할 수 있지만, 중국이 제기하는 구조적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책임 있는 협력안보를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나토가 다자 안보협력에 기반해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드러낸 것이다.


핵심 과제와 실천 방향


나토는 러시아·중국에 대한 입장을 새롭게 제시하고, 집단안보를 위해 실천해야 하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즉, 북대서양조약 5조의 방위 의무를 지키기 위해 억제와 방어를 강화하며, 위기 방지와 관리를 지속하고, 협력 안보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세 가지 실천 방향이 제시되었다.

첫째, 회원국 확대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을 검토했다. 동시에 나토도 북유럽 국가가 가입한다면 나토 확장에 따른 군사적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대러시아 억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그동안 군사 중립국이었던 만큼, 양국의 나토 가입은 유럽 지역 전반에 걸쳐 러시아의 공세적 행동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둘째, 미군의 유럽 주둔전력 증강이다. 미국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유럽-대서양 동맹에 대한 안보공약을 확약했다. 육상전력으로 폴란드에 5군단 사령부를 설치해서 미 육군의 유럽 일대 작전을 관할하게 하고, 루마니아에는 3000명 규모의 전투여단을 순환 배치할 예정이다. 그리고 해·공군 전력으로 영국 내 F-35 2개 대대를 추가 배치하고, 스페인 로타 해군기지의 구축함을 2척 증강해서 6척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러한 주둔전력의 증강은 나토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 북대서양 조약 5조의 집단방위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한다는 정치적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셋째, 아시아·태평양 4개국과의 협력 모색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월 아·태 4개 협력국을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 간 위협에 대응하는 단결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아·태 지역 국가들과의 연대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나토는 글로벌 동맹이 아니지만,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대응이 단순히 한 지역적 범위에 머물 수 없다는 점이 그 배경에 있었다.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태 4개국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4개국 간 소다자 협력회의를 개최하면서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전략개념에서 중국의 구조적 도전이 언급된 만큼 향후 나토 회원국은 아·태 4개국과의 실질적 협력을 추진하는 논의를 지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신전략개념을 발표하고, 그에 따른 실천 방향을 개략적으로 제시했다.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러시아의 위협과 중국의 도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향후 그 실천 방향을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기간에 종료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나토의 안보를 어떠한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세계 경제의 측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공급망이 교란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나토가 신전략개념 아래 유럽·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 연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경제 하방 압력은 군사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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