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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기술품질원 창설 41주년] 무기체계 성능 보장…신뢰성이 곧 군수품 미래다

김철환

입력 2022. 06. 30   17:05
업데이트 2022. 06. 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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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꿈꾸는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수명주기 동안 군수품 성능 확보
유도탄부터 국방소프트웨어까지
품질 관리·예산 절감 등 성과 거둬
시험능력 확충 등 역량 강화 박차
“국방 신뢰성 국가대표 기관 도약”

 

국방신뢰성연구센터는 국방기술품질원이 신뢰성 관련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1월 개소한 전문연구기관이다. 사진은 대전에 위치한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전경.
국방신뢰성연구센터는 국방기술품질원이 신뢰성 관련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1월 개소한 전문연구기관이다. 사진은 대전에 위치한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전경.
신뢰성시험분석팀 연구원들이 해군 함정에서 발생하는 이상 소음·진동을 측정하고 있다.
신뢰성시험분석팀 연구원들이 해군 함정에서 발생하는 이상 소음·진동을 측정하고 있다.
이화학시험분석팀원이 저장 화생방 장비·물자 신뢰성 평가를 하고 있다.
이화학시험분석팀원이 저장 화생방 장비·물자 신뢰성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발사 직후 발사 원점으로 돌아와 폭발을 일으키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군이 무기체계를 운용하면서 이 같은 오작동을 방지하고, 언제 어디서든 믿을 수 있는 성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바로 ‘신뢰성’ 업무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창설 41주년을 맞아 신뢰성 업무를 담당하는 ‘국방신뢰성연구센터’를 소개한다.

김철환 기자/사진=기품원 제공


허건영 기품원장은 최근 ‘국방 신뢰성 업무 종합발전회의’를 주관하면서 “신뢰성이 곧 군수품의 미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군수품 품질관리 및 신뢰성 전문연구기관’이라는 기품원 비전에서도 알 수 있듯 ‘신뢰성’은 ‘품질관리’와 함께 기품원의 역할을 정의하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국방신뢰성연구센터는 기품원이 신뢰성 관련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1월 대전에 개소했다.

“‘품질’은 개발 또는 양산한 군수품이 군이 요구하는 적합한 성능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신뢰성’은 여기에 시간의 개념을 더해 주어진 기간 정해진 조건에서 요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윤효진 신뢰성운영팀장은 무기체계는 수명이 긴 경우가 많아 고장이 적고, 쉽게 고쳐서 전쟁·전투 등 원하는 때 믿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국방 신뢰성’이라 설명했다. 또 품질관리로 검증된 무기체계 ‘성능’을 총수명주기 동안 지속하기 위해 신뢰성 업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도탄 신뢰성 확보로 1116억 원 절감


신뢰성센터 유도탄수명분석팀은 앞서 언급한 러시아군 미사일과 같은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도탄은 한 발당 가격이 높아 시험횟수가 제한되고, 전시 상황을 대비해 장기간 저장하기 때문에 신뢰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품목이다. 현재 유도탄수명분석팀은 유도탄 추진기관과 열전지의 저장탄약신뢰성평가(ASRP)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센터를 방문한 날도 유도탄을 잘라 확보한 추진체를 작은 샘플로 분배해 수명, 연소속도, 계측분석 등 다양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폭발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설 벽의 두터운 두께가 업무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팀은 이러한 시험을 통해 사격 직후 폭발 등 우리 장병들의 안전과 직결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또 수명 도래 시점에 성능을 확인해 평가 결과에 따라 계속 보유할지, 폐기할지도 결정한다. 보유 가능한 수량을 확인함으로써 지난해 절감한 국방예산만 1116억 원에 달한다.

권택만 유도탄수명분석팀장은 유도탄이 발사돼 표적에 명중하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위해 팀 업무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추진기관부와 엔진부 중심의 검사만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탐색부·조종부·탄두부·연료부 등 유도탄 전체의 시험평가 능력을 확보해 적을 정확히 맞혀 파괴할 수 있는 신뢰성 확보에 기여하겠습니다.”


소음·진동 통해 고장 부위 정밀 식별

이화학시험분석팀은 화생방 장비·물자 신뢰성평가(CSRP)를 담당하고 있다. 시험실에는 사람의 얼굴 모양을 한 방독면 누출시험기에 방독면을 씌워놓고 어딘가 새는 곳은 없는지, 호흡이 불편하진 않은지, 부품에 결함은 없는지를 자세히 평가하고 있었다. 팀은 이러한 업무로 센터에 통합되기 전부터 최근 5개년 평균 203개 로트를 평가해 매년 276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남례 이화학시험분석팀장은 침투성 보호의 흡착 성능시험 용매가 환경오염물질로 지정된 이후 센터에서 연구를 진행해 최근 대체 물질 시험기법을 개발하는 등 국제 수준에서도 앞선 역량을 자랑했다. 또 향후 평가 물량 확대에 대비해 자동화 시스템 개발 등 시험 능력 확충 노력도 지속 중이라고 소개했다.

신뢰성시험분석팀은 소음·진동 분석을 통한 해군 함정 정비 분야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해군에서 운용 중인 함정의 추진축 계통에서 이상 소음이 발생했을 때 조선소에서는 해당 함정 정비에 약 1년의 기간과 5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음·진동 분야 국제공인시험 인증을 보유한 신뢰성시험분석팀이 정확한 고장 원인을 진단해 2주 만에 1억 원 남짓의 비용으로 정상화할 수 있었다.

더불어 팀은 야간투시경의 영상증폭관같이 민간 분야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군에 특화된 군수품의 성능, 환경, 수명시험으로 품질을 검증하는 ‘무기체계 핵심부품·구성품의 신뢰성 시험’도 수행하고 있다.

한형석 신뢰성시험분석팀장은 이상 소음·진동은 큰 고장을 사전에 알리는 신호와 같다고 설명했다. “소음은 이상을 알릴 뿐만 아니라 우리 해군 함정이나 특수전 인원이 적에게 탐지되게 하는 원인이 되며, 이용자에게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큰 소음뿐만 아니라 아주 작고 미세한 소음을 통해서도 고장과 이상을 진단할 수 있는 역량 확충을 모색 중입니다.”


RAM분석으로 차기 군수품 신뢰성 향상

신뢰성·가용성·정비성의 약자인 RAM분석팀은 우리 군이 군수품을 운용하면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획득 단계별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수행한다.

선행연구 단계에서는 개발하려는 군수품을 얼마나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을지 목표를 수립하는 것을 돕고, 개발단계에서는 목표를 달성했는지 검증해서 결과를 수정·보완한다. 양산·운영단계에서는 야전 운용 장비 분석을 통해 개발 목표만큼 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고장이 자주 나는 품목을 식별해 품질을 개선하는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2015년부터 7년간 TICN 전원공급장치, 장갑차 유압펌프 등 84개 품목을 개선해 약 471억7000만 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 RAM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는 차기 군수품 기획 시 완성도와 신뢰성을 높이는 토대가 된다.

오늘날 첨단 무기체계는 소프트웨어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방소프트웨어팀은 군수품에 적용된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관리한다. 기품원은 국방 소프트웨어 분야 KOLAS 공인 시험기관으로 지정받았으며, 개발부터 양산·운영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순기에 걸쳐 신뢰성과 성능이 보장된 군수품 소프트웨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오광운 국방신뢰성연구센터장은 센터를 국방 신뢰성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대표 기관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군용위성을 우주에 띄운다면 고장이 나도 수리하러 가기가 거의 불가능하겠죠? 그렇기에 앞으로 군수품이 총수명 주기 동안 완벽하게 작동하게 하는 ‘신뢰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연구센터가 세계 최고의 신뢰성 전문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철환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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