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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에 만난 사람]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김철환 기사입력 2022. 06. 23   15:56 최종수정 2022. 06. 23   16:01

“보훈이 국가 핵심가치로 자리 잡게 하겠다”
 
국가가 먼저 책임지는 등록·심사제도
균형 있는 보상체계로 공정한 보훈
시·군·구별 위탁병원 5곳으로 확대
제대군인 계급·연령별 맞춤형 지원
군 복무자 사회적 우대 제도 도입
보훈처, 보훈부로 승격 반드시 필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국방일보와 인터뷰하면서 보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보훈처장은 보훈 가족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보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보훈과 국방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는 나라를 위한 희생·헌신이 제대로 예우와 보답을 받을 때 국민과 미래 세대가 나라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의미에서다. 본인이 보훈 가족이기도 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이러한 윤 대통령과 새 정부의 보훈 철학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박 처장의 목표는 보훈 가족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것에 자긍심을 가지는 사회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보훈’이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의 마음을 보듬고, 나아가 국가 핵심가치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비전을 설명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강인함과 절절함이 배어 있었다. 글=김철환/사진=조종원 기자


 
‘보훈’과 ‘복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박 처장의 선친인 고(故) 박순유 육군중령은 베트남전쟁에 참전해 맹호부대 첩보부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중 1972년 6월 전사했다. 당시 박 처장의 나이는 불과 일곱 살이었고, 홀로 남은 어머니가 6남매를 어렵게 키우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학비 면제 등 보훈제도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었지만, 전몰군경 가족을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사람들’로 바라보는 시선은 소년이었던 박 처장의 마음에 상처로 남았다.

박 처장은 보훈 대상자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은 ‘보훈’과 ‘복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보훈은 국가가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감사와 예우의 마음을 갖고 보답하는 것이고, 복지는 수혜자가 도움을 주는 국가에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는 점에서 감사의 방향성이 완전히 반대입니다.”

박 처장은 복지의 경우 국가 재정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정책적으로 규모를 조절하고 시행 여부를 정할 수 있지만, 보훈은 국가를 위한 희생에 반드시 책임을 진다는 ‘책무의 개념’이 있다는 점도 역설했다.

“우리나라는 전사자 가족과 상이군인을 위해 1961년 ‘원호청(援護廳)’을 설립했습니다. 도움을 준다는 복지 개념으로 출발한 것이죠. 저희 아버지께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것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위로는 해줬지만, 존경심을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앞으로는 제대로 된 ‘보훈’으로 이러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합니다.”


확고한 보훈이 강한 국방 원동력


박 처장은 윤 대통령의 “확고한 보훈체계는 강한 국방력의 원동력”이라는 현충일 추념사에 보훈을 국가의 핵심가치로 여기는 정부의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강군의 핵심은 보훈에 있습니다. 상이용사와 전사자 가족이 어렵게 사는 나라라면 누가 나서서 조국을 지키고 싶겠습니까?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확실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 국민도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이는 곧 굳건한 안보와 직결된다고 확신합니다.”

새 정부는 이러한 의지를 담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라는 국정 과제를 수립했다. 보훈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가 먼저 책임지는 등록·심사제도와 균형 있는 보훈·보상체계를 통한 공정한 보훈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박 처장은 이 같은 계획의 하나로 고령에 접어든 6·25전쟁 참전유공자들을 위해 대폭 확대하고 있는 의료·요양·재활서비스를 소개했다.

“참전유공자께서 거주지 인근에서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현재 시·군·구별 2곳인 위탁병원을 2027년까지 5곳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오는 10월부터는 보훈병원에서만 가능했던 약제비 감면도 위탁병원에서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재활센터와 요양병원·요양원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참전유공자들의 마음을 보듬는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사회적 존경심과 상징성을 담은 새로운 여름 단체복을 디자인해 제공하는 ‘제복의 영웅들’과 ‘보훈, 야구를 만나다’ 프로젝트를 꼽았다. 지난 21일에는 새 단체복을 입은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 시구 행사에 참석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보훈처와 KBO는 6월 한 달간 국가유공자를 시구자로 선정해 나라사랑 시구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야구 경기에 국가유공자를 단체 초청해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고 감사의 박수를 전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함께하신 분들 모두 반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보훈가족 자긍심 높이는 ‘보훈부’ 승격


더불어 보훈처는 현행 제대군인정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계급·연령별로 다양한 제대군인들의 정책 수요에 따라 맞춤형 지원이 이뤄지도록 마스터플랜 ‘V-PLAN’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다수의 제대군인 지원 확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는 박 처장은 앞으로 국정과제에 반영된 ‘제대군인의 원활한 사회 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군 복무를 성실히 이행한 청년의 사회적 우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부연했다.

“의무복무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군 경력을 호봉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물론 의무복무자 주택청약 가점 부여, 국민연금 가입 인정 기간 확대, 대학 학점 인정 등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지원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려고 합니다.”

박 처장은 ‘보훈처 위상이 곧 보훈가족 위상’이라며 국가보훈처의 ‘보훈부’ 승격을 강조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원호청으로 출범한 이후 보훈처는 장관급과 차관급 기관의 격상·격하를 반복하면서 국가유공자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저는 최고 수준의 보훈 위상 제고로 보훈 가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에게 애국과 보훈에 대한 신뢰·믿음을 심어줘 보훈이 강한 안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훈부’ 승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글=  김철환 기자
사진=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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