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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하고 훈련소에서 각종 훈련을 받으면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이어졌다. 그때는 모든 게 낯설었지만 지금은 입대 전에는 알 수 없던 여러 가지 경험과 교훈을 얻고 있다. 그 중에서 나를 성장하게 한 특별한 계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훈련병 생활을 마치고 이병이 된 후 직계가족병을 신청해 대한민국 최전방에 있는 육군15보병사단 번개여단 GOP로 배치받았다. 이곳은 과거 형이 부사관으로 임무를 수행했던 부대였다.
직계가족병을 지원한 이유는 형의 영향이 컸다. 입대하기 전부터 적과 마주하는 전방 환경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전방에서는 적이 움직이는 모습이 다 보인다” “전방에는 보지 못했던 야생동물이 많다” “근무 후 부대원들과 끓여 먹은 라면은 꿀맛이었다” “개인 정비 시간에는 운동에 전념하면서 몸이 좋아졌다” 등 등.
자연스럽게 전방이 궁금해졌다. 또 이왕 군 생활을 할 거면 최전방에서 사랑하는 나라와 가족을 지켜보자고 다짐하며 직계가족병에 지원했다. 더 나아가 전방이라는 극한의 경험을 하며 나를 발전시키고, 한계를 넘어보고 싶었다. 부대에 배치받자마자 중대장님을 비롯한 여러 간부와 면담을 하고, 선·후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형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면담 이후 나는 앞으로의 군 생활을 형처럼 멋있게 하고 싶었다.
선진병영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형의 군 생활이 내게 무용담처럼 전해지고, 그 의지를 이어받아 최전방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전우애가 넘치고, 자신의 군 생활에 자부심을 느끼며, 모두 각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것. 그것이 강한 육군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입대한 장병들의 ‘호기심’은 ‘애국심’으로, 국민의 군에 대한 인식은 ‘존경’과 ‘존중’으로 자연스럽게 축적될 것이다.
현재 나는 박격포 탄약수로 근무 중이다. GOP 완전 경계작전을 위해 주특기를 공부하면서 밤낮없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솔직히 야간에 발생하는 상황이 힘들고, 미숙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우와 서로 도와가면서 점점 극복해 나가고 있다.
빨리 본연의 임무에 완벽히 적응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군인이 되고 싶다. 예전의 형처럼, 그리고 형의 발자취를 따라온 내가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기고 떠날 수 있도록 말이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20대 청년으로 자라기까지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선배 전우들께서 열심히 나라를 지켜주신 덕분이라는 것을 지금에야 알게 됐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그때의 나와 같은 또 다른 청춘들이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나 역시 국방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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