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슈퍼맨이 된 기분…특전가족이라 행복해요”

김해령

입력 2022. 06. 01   14:35
업데이트 2022. 06. 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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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특전사, 군인가족 대상 부대개방 행사


마침내 국군 장병 가족들에게 영문(營門·위병소)이 열렸다. 가정의 달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10시경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주둔지에 약 500명의 ‘가족’이 모였다. 특전사가 사령부 및 비호부대 군인가족들을 부대로 초대한 것이다. 특전장병의 손을 잡은 자녀, 부모님, 배우자들의 표정엔 설렘이 가득했다. ‘인간 병기’ 특전장병들도 오랜만에 부대를 찾은 가족들 앞에선 수줍은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화면으로만 접했던 고공강하, 건물침투 등 특전사 훈련 과정을 코앞에서 지켜봤다. 급속 헬기 로프 하강, 암벽등반 등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다. 이날 특전장병들과 가족들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와 함께 무려 3년 만에 재개된 특전사 부대개방 행사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글=김해령 기자/사진 제공=한성동 군무주무관



군인가족들이 특전장병인 아빠와 교관의 도움을 받아 윈드터널·암벽등반·모형탑 훈련 체험 등을 즐기며 추억을 쌓는 시간을 가졌다.
군인가족들이 특전장병인 아빠와 교관의 도움을 받아 윈드터널·암벽등반·모형탑 훈련 체험 등을 즐기며 추억을 쌓는 시간을 가졌다.


 
3년 만에 부대 방문한 가족들

하늘 위 낙하산 보며 “아빠 멋지다”

윈드터널·암벽등반 체험 ‘엄지 척’

블랙호크 헬기 탑승 등 추억 쌓아

자랑스러운 가족상·명예 전역식도



훈련 시범·체험…알찬 행사에 ‘웃음꽃’

“우와! 우리 아빠 슈퍼맨 같아요!” 한 아이가 파란 하늘에 낙하산이 펼치면서 내려오는 한 특전장병을 손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줄지어 펼쳐진 낙하산들이 창공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장관을 이루자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 사이에서는 감탄사가 끊이지 않았다.

고공강하 시범으로 문을 연 특전사 부대개방행사는 군인가족들을 대상으로 대테러(건물침투) 시범과 모형탑·급속 헬기 로프 하강·윈드 터널(인공 바람으로 강하와 비슷한 환경 제공) 체험, 대테러·헬기 장비 소개, 군악대 작은 음악회, 행운권 추첨, 포토존·푸드트럭 운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고공강하 시범이 끝나고 대테러 훈련 시범이 이어졌다. 결연한 표정의 특전장병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특수장비로 무장한 채 건물 옥상, 건물 옆 등에서 시범을 시작했다. 옥상에 있던 장병들이 역레펠, 활강 등 다양한 강하 기술로 침투 장소 인근까지 은밀히 내려와 성공적으로 건물로 침투하며 시범을 끝내자 가족들의 갈채가 쏟아졌다.

교육훈련 체험은 제한된 시간에 비해 희망자가 너무 많아 훈련별로 20~50명을 추첨했다. 선정된 군인가족들은 부대 곳곳에 있는 훈련장에서 교육훈련을 체험해 봤다. 특전사 고공센터에선 윈드 터널 체험이 한창이었다. 윈드 터널은 고공강하 훈련 전 강하 요령·자세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 시설이다. 체험을 마친 정태희 양은 “윈드 터널 훈련을 해보니 공중에서 자세를 잡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다”며 “아빠가 대단하고 멋진 군인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양의 아버지는 1000회 이상 강하한 정경재 원사(진)다.

다른 한쪽에서는 헬기와 차량, 대테러 장비를 구경하는 가족들로 북적였다. 가족들은 특수작전 중 운용하는 CH-47 시누크 헬기와 UH-60 블랙호크 헬기, 각종 전술기동·무장차량, 대테러 총기, 특수정찰·정보·폭발물처리(EOD) 장비 등을 살펴보며 소개하는 간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또 헬기나 차량 조종석에 탑승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자랑스러운 검은베레 가족상 시상식에서 특수전학교 진규(가운데) 상사와 아내 김태이(오른쪽) 씨가 소영민 사령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자랑스러운 검은베레 가족상 시상식에서 특수전학교 진규(가운데) 상사와 아내 김태이(오른쪽) 씨가 소영민 사령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가족상 시상·명예로운 전역식 의미 더해

각종 시범과 체험, 부대 구경을 마친 가족들은 중앙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특전사 군악대의 공연을 관람하며 봄의 마지막 정취를 만끽했다. 군악대는 감미로운 플루트 연주와 성악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선사했다.

특히 부대개방 행사에서는 ‘자랑스러운 검은베레 가족상 시상식’도 병행됐다. 특전사는 군인·군무원들이 임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헌신한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존중하고 책임지는 문화를 정착하고자 지난해부터 검은베레 가족상을 제정·시상하고 있다. 이에 결혼 기간, 작전·훈련 횟수, 이사 횟수, 격오지 근무 기간 등 심의기준표와 군인·군무원과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수기공모전 등을 종합해 비호부대 이홍주 중령 등 12쌍의 가족이 검은베레 가족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소영민(중장) 특수전사령관 주관으로 개최된 시상식은 동영상 시청, 수상자 소감발표, 격려오찬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수상한 특수전학교 진규 상사는 “약 20년의 군 생활 동안 어렵고 힘든 순간마다 사랑하는 아내의 응원으로 버틸 수 있었다”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기회를 줘서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의 아내 김태이 씨는 “뜻깊은 상을 받아 진심으로 기쁘고 고맙다”며 “남편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아내로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오랫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한 간부들의 전역행사도 함께 열렸다. 얼마 전 아들과 함께 고별강하(본지 2022년 5월 24일자 6면)한 강전억 원사도 이날 전역했다. 강 원사를 포함한 4명의 검은베레는 가족들 앞에서 명예로운 전역식을 갖고 인생 2막을 힘차게 시작했다.

이번 부대개방 행사를 기획한 서경남(소령) 인사근무계획장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행사를 통해 특전장병과 가족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고, 특전사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군인가족이 특전사에 몸담은 배우자·부모·자식을 더욱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령 기자 < mer0625@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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