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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Job)이 생길 거야] ‘홈즈’ 같은 부동산 해결사 기대하세요

이원준

입력 2022. 05. 30   16:41
업데이트 2022. 05. 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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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사관학교 나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꽂혔죠"


전역장병 취·창업 도전기 - 38. 세이프홈즈 정동훈 대표

전역 후 예비창업자 과정 수료
부동산 권리분석 정보 제공 앱 창업
경기북부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육
다른 창업가들과 교류 큰 장점

 
창업 준비하며 한 달 10권 이상 독서
“불편함 속 기회 있어…현재 즐기길”


‘세이프홈즈’는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부동산 권리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전세·매매 등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주소·보증금 규모를 앱에 입력하면 해당 매물이 안전한지, 믿고 거래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앱이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건축물대장 등 부동산 장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육군대위로 전역한 정동훈(31) 대표는 ‘깡통전세’ ‘전세사기’ 같은 부동산 사건·사고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이러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그는 전역하자마자 예비창업자 과정을 수료한 뒤 현재는 군 장병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기북부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전문교육·코칭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그를 만나 군복을 벗고 창업에 뛰어든 계기와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글·사진=이원준 기자

정동훈 세이프홈즈 대표가 경기북부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동훈 세이프홈즈 대표가 경기북부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육군3사관학교에서 문무를 갈고닦은 뒤 육군26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에서 NAC, UTM, C4I 체계 서버를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러다 육군정보체계관리단(현재 지능정보기술단)으로 발령 나면서 평소 관심 있던 정보기술(IT) 개발을 경험하며 많은 능력치가 올라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에는 군 장병 공개 소프트웨어(SW) 온라인 해커톤 대회에 출전해 대상(국방부 장관상)을 받았고, 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사회에 더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목표로 창업 도전을 결심한 것도 이때였습니다.”

정동훈 대표는 군에서 개발업무를 수행하면서 창업에 도전하게 된 케이스다. 자신의 능력을 군내에서뿐만 아니라 더 넓은 사회에서 펼치겠다는 생각으로 전역을 결심했다. 군 복무 중 출전한 SW 경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입상한 것도 용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정 대표는 전역 후 창업을 결심한 뒤 3가지 목표를 세웠다. 독서, 운동, 창업비용이다. “저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하니 간접경험을 하기 위해 꾸준히 독서를 했어요. 심리학, 경제학, IT 서적 가리지 않고 한 달에 10권 이상 책을 읽었습니다. 또 체력의 중요성은 군에서 많이 느꼈어요. 맡은 임무를 놓치지 않고 잘하려다 보니 잠을 줄여야 했습니다. 전역하고 사회에 나가도 같을 거라는 생각에 꾸준히 운동했고, 철인3종경기에도 도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축·투자를 하며 창업비용을 만들었죠.”

전역이라는 결심을 한 정 대표 곁에서 많은 응원을 해 준 사람이 있다. 지능정보기술단에서 근무 중인 아내 이유연 군무주무관이다. 두 사람은 같은 부대에서 함께 업무를 하며 가까워졌다.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며 힘들어할 때 아내가 같이 고민해 주며 사업기획서 작성에도 도움을 줬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저는 전역했지만 아내는 지금도 군에서 프로그래밍 개발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육군 신기술을 이끌어 갈 최고의 인재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정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며 ‘내가 잘 아는 분야, 경험이 있는 분야’를 물색했다.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 집중했다. 마침 전세사기로 전 재산을 날리는 사례를 목격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의 공식적인 첫 아이템이자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실시간 부동산 권리분석 서비스예요. 세이프홈즈는 부동산 거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안전성 정보를 즉각 제공하고, 매물에 대한 신뢰성을 점검해 사용자가 믿고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곳저곳 방을 구경한 뒤 ‘중개사님! 하루만 고민하고 말씀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바로 이때가 세이프홈즈를 활용할 시점입니다.”

정 대표는 창업을 위해 실제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3개월간 일하기도 했다. 공인중개사 보조업무를 하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전세사기의 위험성을 피부로 체감한 것도 이때였다고 한다.

“부동산 계약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 특히 젊은 층이 인테리어만 잘돼 있으면 계약하려는 것을 목격했어요. 사실 집이 이쁜지보다 더 중요한 게 권리분석인데 말이죠. 부동산에서 일하며 사업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 권리분석은 공인중개사의 역할 중 하나지만 계약 후에는 책임을 져 주지 않아요. 그래서 권리분석 서비스가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정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프로그램인 예비창업패키지를 올해 1월 끝마친 뒤 곧바로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 신청서를 작성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창업 프로그램이다. 청년창업가에게 최대 1억 원의 창업지원금, 사무공간, 시설기반 등을 지원한다.

“사관학교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 지원을 결심했습니다(웃음). 임관 전 생도 생활을 했던 것처럼 창업에도 훈련하는 과정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창업할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이곳에서 다른 창업가들과 교류·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하고, 그런 과정에서 계속 창업 동기부여를 받고 있습니다.”

세이프홈즈의 목표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 진입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주거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정 대표는 미래를 고민하는 군 장병에게 창업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

“현재를 즐기고 몰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군대는 배울 것이 정말 많았습니다. 마음먹기에 달린 거죠. 창업을 꿈꾸는 장병들에게는 불편한 것을 즐겨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불편한 것에는 늘 기회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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