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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게 ‘보이지 않는 공포’…심리전 파급효과 상상 초월

기사입력 2022. 05. 20   16:05 최종수정 2022. 05. 20   16:20

미래 전쟁 승패 좌우하는 스텔스 기술(하) - 갈수록 강조되는 전략적 가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국내 도입
침투·기습·감시·정보수집까지 다목적
미, 최첨단 줌월트급 구축함 실전 배치
전차·장갑차·전투복까지 전 영역 확대
미래 전장 생존 보장 최소한 안전장치
광학·능동위장 등 시각은폐기술 날개

 

지난 1월, 공군의 F-35 도입 및 전력화가 완료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운용국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사진은 공군이 도입한 F-35A 스텔스 전투기 1호기의 모습.  사진=록히드마틴 홈페이지

지난 1월 25일, 40대 도입이 결정된 F-35A 스텔스 전투기(Stealth Fighter) 중 마지막 4대가 국내에 무사히 도착했다. 지난 2018년 3월 29일, F-35A 5/6호기가 국내에 처음 도착한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공군의 F-35A 40대 도입에 사용된 국방예산은 약 7조7700억 원 규모이며 미 공군은 라이트닝II(Lightning II), 우리 공군은 프리덤나이트(Freedom Knight)라 부르고 있다. 공군의 F-35A 전투기 도입 및 전력화에 조 단위의 국방예산을 사용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바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서의 전략적 가치와 상징성 때문이다.

처음부터 제공전투기로 개발된 F-22A 랩터(Raptor)와 달리 F-35는 다목적 전투기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고 은밀히 적진에 침투한 뒤 정밀 유도무기로 기습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전자-광학 장비를 활용해 정찰, 감시, 정보수집, 전자전 등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통해 F-35가 전투기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성능은 물론 공중전 부분에서도 상위 기종인 F-22와 대등 혹은 부분적인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F-35는 기본형인 A형(공군)과 파생형인 C형(해군) 및 B형(해병대)이 있으며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군용기 중 최초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과 공동개발 및 수출된 것이 특징이다. 과거 F-117 스텔스 공격기는 물론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제공전투기가 군사기밀을 이유로 수출이 금지되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스텔스란 무엇인가?

스텔스란 ‘적의 최첨단 탐지 혹은 경보체계에 포착되지 않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 혹은 ‘나 자신의 존재를 숨겨 생존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은폐기술’로 요약할 수 있다. 스텔스는 대응하는 탐지 혹은 경보체계에 따라 크게 레이다 스텔스, 적외선 스텔스, 음향 스텔스, 시각 스텔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군사 분야에서는 스텔스 대신 초저피탐지성(Very Low Observability)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레이다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스텔스 전투기나 폭격기는 레이다 반사면적(Radar Cross Section, 이하 RCS)이 기존 전투기나 폭격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여기에 더해 레이다 전파 흡수 도료(Radar Absorbent Paint)나 레이다 전파 흡수 소재(Radar Absorbent Material) 등을 적절히 활용해 레이다 같은 장거리 탐지수단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 있다.

하늘에 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가 있다면 바다에는 스텔스 군함과 같은 다양한 스텔스 수상·수중 무기들이 활약하고 있다. 먼저 2000년대 초 등장한 스웨덴 해군의 비스비급 초계함(Visby-class corvette)은 혁신적인 스텔스 기술이 집약된, 최초의 스텔스 군함으로 유명하다. 비스비급은 동급의 일반 전투함이 70㎞ 거리에서 탐지되는 것에 비해 20㎞ 이내로 근접해야만 탐지가 가능하며 레이다 교란시스템을 작동할 경우 10㎞ 이내로 근접해야 겨우 탐지할 정도로 우수한 스텔스 능력을 자랑한다.

미 해군이 심혈을 기울여 실전 배치하고 있는 줌월트급 구축함은 레이다 및 적외선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21세기형 최첨단 전투함이다.  사진=미 해군 홈페이지


스웨덴 해군에 비스비급 초계함이 있다면 미 해군에는 연안전투함(Littoral combat ship)과 줌월트급 구축함(Zumwalt-class destroyer)이 있다. 특히 미 해군이 심혈을 기울여 실전 배치하고 있는 줌월트급 구축함은 레이다 및 적외선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21세기형 최첨단 전투함이다. 다만 척당 4조 원이 넘는 획득비용으로 인해 최초 32척이 건조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3척만 건조되었고 레일건 개발도 취소되었다. 미 해군은 줌월트급의 활용을 고민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로 다양한 항공·해상·해중 드론을 원격으로 통제하는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체가 적극적으로 수출을 추진 중인 레드백(REDBACK) 보병전투장갑차는 스텔스 및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한화 홈페이지


스텔스의 전략적 가치

세계 각국이 스텔스 무기 도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뭘까? 바로 적을 눈뜬장님으로 만들어 버리는 스텔스 무기의 특성, 즉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에서 유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 순간에 공포에 휩싸인 군대가 어이없이 패배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금도 ‘치밀하게 계획된 공포의 확산’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전투 혹은 전쟁을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심리전의 하나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물리적인 시각은폐기술이 무기체계에 접목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스텔스 기술로 평가되는 시각은폐기술에 대한 묘사는 1966년 12월, 스타트렉(Star Trek) TV 시리즈 ‘공포의 균형’ 편에 처음 등장했다. 1987년 개봉한 영화 ‘프레데터’에서 외계인 사냥꾼이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기술 역시 시각은폐기술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1989년 등장한 만화 ‘공각기동대’ 이후 극장판 애니메이션 ‘학살기관(虐殺器官)’(2016)부터 영화 ‘어벤저스’(2012),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까지 스텔스 기술에 대한 묘사는 점점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영화 ‘블랙 팬서’(2018)에서 묘사된 스텔스 기술은 아예 국가 자체를 인간의 시선은 물론 인공위성과 같은 외부 탐지수단으로부터 완벽하게 숨기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스텔스 무기의 미래

현실 세계에서도 다양한 탐지수단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위장하기 위한 대응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스텔스 기술이 있다. 이제는 전차와 장갑차 같은 기갑장비에서 일반 병사의 전투복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스텔스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스텔스 기술 역시 단순히 RCS 값을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외부 형상과 발산하는 열을 주변과 비슷하게 맞추고 소음을 최소화하는 등 완전히 자신의 존재를 카멜레온처럼 감추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아무리 뛰어난 스텔스 능력을 갖춰도 다양한 탐지 혹은 경보체계를 완벽하게 기만하고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스텔스 기술과 스텔스 탐지기술(Counter Stealth Technology 또는 Anti Stealth Technology)의 경쟁에서 스텔스 기술이 조금 더 유리한 것 역시 사실이다. 아직은 최첨단 탐지장치로도 스텔스 능력을 갖춘 무기들을 정확히 탐지·식별하기 위해서는 아주 가까이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 광학위장(Optical Camouflage) 혹은 능동위장(Active camouflage)으로도 불리는 시각은폐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가 등장한다면 미래전의 양상은 예측 가능한 범위를 초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최첨단 무기는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스텔스 기술은 전장에서 생존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상상에서나 가능했던 다양한 스텔스 기술이 속속 실현되고 있다. 스텔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다종다양한 최첨단 스텔스 무기들이 등장해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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