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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국방 분야 활용 ‘무궁무진’…선제·장기적 투자 필요

기사입력 2022. 05. 13   17:14 최종수정 2022. 05. 13   17:47

[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메타버스 시대 준비는
 
군 교육·훈련 혁신 지속적 도입 노력
여러 국가 다양한 기술 개발 적용
기술 수준 아직 충분한 단계 못 미쳐
면밀하고 구체적 목표·계획 있어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디지털 트윈 같은 메타버스 기술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면서 군 역시 가상현실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교육·훈련에 도입·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VR·AR 기술이 적용된 육군사관학교의 소부대 과학화 전술훈련장에서 장병들이 분대 공격방어 쌍방훈련을 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왜 메타버스인가?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져 현실의 많은 것들이 가상공간에, 또 가상의 것들이 현실에 디지털로 구현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무형적이며 실체가 없는 것들이 현실과 만나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 연결의 확산,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 기술, 인공지능(AI)의 발전 등이 가상과 현실의 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디지털 트윈 같은 메타버스 기술들이 다양한 산업과 분야에 적용되면서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제조현장이 디지털 트윈으로 생산성 극대화와 고효율 구조의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하고, 물류현장에서는 물류 흐름의 최적화와 상황 변화에 따른 정확한 예측 및 운용이 가능해지고 있다. 교육현장에선 가상현실을 활용해 직접 눈앞에서 전 세계 학생들과 함께 협력하는 학습이 가능해졌고, 미디어산업에서는 몰입감 있는 정보 전달이 일어나고 있다.

또 커머스 영역에서는 직접 상품을 만져 보거나 가상으로 착용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쇼핑의 경험이 진화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마저 어디에 있든지 협업하고 유연하게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군대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적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현존감(Presence), 학습몰입(Learning flow), 상호작용(Interaction), 다양성(Diversity)이라는 요소들을 극대화해 교육·훈련 효과를 향상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고공 강하, 전차·방공장비 운용, 전자전, 중장비·헬기 조종과 같은 시뮬레이션은 물론 장비 정비와 용접 같은 분야를 가상현실로 훈련하도록 실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면 현장에서 원격지원을 받거나 작전 수행 시 빠르게 지시를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따른 정보 취득이 쉬워지는 장점도 있다. 교육·훈련을 넘어 실제 작전현장에서의 임무 수행능력 향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여러 국가가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국방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현재와 이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잠재성이 큰 분야지만 기술개발 수준이 아직 충분한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가상현실·증강현실 분야는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 장비가 중요한데, 여기서는 컴퓨팅 성능과 디스플레이 기술은 물론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운용되는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가상현실의 경우 주로 대만의 가상현실 전문 개발·제조사 HTC의 유선형 헤드셋인 바이브(Vive)를 채용해 교육·훈련용 시뮬레이터에 활용하는데 처리 성능, 디스플레이 해상도, 입력장치와 보디 트래킹을 위한 베이스 스테이션 기술에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무선 동작을 위한 올인원 헤드셋으로 전환해야 하는 분야도 많아 가상현실 기기 메타 오큘러스 퀘스트2나 이후 모델들에 대한 채용도 필요한 상황이다.

증강현실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정도가 활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의 전부라 실제 적용에 많은 제약이 있다. 성능이나 사용성은 실사용 조건과는 간극이 커 연구용이나 교육·훈련 용도를 넘어서기 어려운 수준이다.


실감형 콘텐츠 개발 현황과 이슈

국방부는 군 교육훈련을 혁신하기 위해 국방 가상현실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14개 과제(표)를 선정해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기술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 14개 과제는 모두 콘텐츠 개발을 위한 분야다. 앞서 디바이스가 갖는 제약과 이슈들이 있음에도 많은 예산을 투입해 개발하는 과제들은 대부분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훈련용 콘텐츠다. 장비 정비나 개인훈련 시뮬레이터, 재활훈련이나 간호실습을 위한 보조 콘텐츠, 작전과 교전 대응훈련 시스템 같은 소프트웨어들이다.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인 것은 분명하지만 디바이스에 대한 종속성이 존재하고, 향후 업그레이드나 유지보수 측면에서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각 과제가 독립적으로 추진되고 있기에 상호연계성, 호환성, 다중 사용자를 위한 경험과 시나리오에 대한 고려 등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불확실한 부분도 있다.

2010년대 중반 국내 메타버스 관련 정부 주도 지원사업들 또한 대다수가 실감형 콘텐츠 개발에 치우쳐 있었다.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제대로 활용되거나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발전하고 있는 사례가 드물어 접근 전략에 근본적인 문제는 없는지 재고가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의 잠재성과 제약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로 실제 상황을 가상공간 안에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한다. 시뮬레이션을 통한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적용되고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육성·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군사 목적의 디지털 트윈에 대한 잠재성도 매우 크다. 해안경계나 전투장비 운용, 관제시스템 등과 연동된 디지털 가상화 시스템이 구현되면 방위나 작전의 실효성은 물론 실시간 대응능력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트윈을 개발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고려요소가 존재한다. 먼저 초기 개발 구축비용이 매우 크다.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비용이 필요하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한 분야이기에 면밀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고 계획 없는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게다가 실제 구현의 기술적 난도 역시 높다. 정확하고 세밀한 데이터 확보는 물론 시뮬레이션 요소들에 대한 구조가 설계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또 운용을 위한 시뮬레이션 방법론과 알고리즘에 대한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사전에 설계를 위한 충분한 준비와 기술 확보가 필요하고, 장기적인 계획과 목표도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근본적인 문제와 이를 위한 전략적 미래


가상현실, 증강현실,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메타버스 기술들은 국방의 목적에도 매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고 잠재성이 큰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현재의 기술 수준을 선제적으로 발전시켜야 원하는 수준의 활용이 가능하고, 군 주도의 기술 리더십으로 민간과 국가에 더 크게 일조할 수 있다.

예산 규모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 같은 기관이 선제적·장기적 안목으로 기술투자·지원을 지속한 결과 많은 기술이 군사적 역량은 물론 민간 혁신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타버스 분야는 단기적 관점에서의 콘텐츠 개발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디바이스 기술개발, 입력장치 혁신, 센서와 카메라 비전 적용, 고성능 무선 올인원 헤드셋 기술 등 선제적으로 확보할 엄청난 기술들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금 주력으로 진행하는 과제에 대한 근본적인 보완과 함께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메타버스 기술들에 대한 다각화된 실행과 준비가 필요하다.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면서 그 과정이 계속 축적돼 이어질 수 있는 기술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를 주도할 커다란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최 형 욱

퓨처디자이너스 대표

한국국방기술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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