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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21회] 포탄 이송·장전을 자동화...탄약 취급 안전 보장

신인호

입력 2022. 05. 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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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포에 쓰이는 포탄은 길이 70~100㎝에 무게가 45~50㎏ 가량 된다. K55(KM109A2)만 해도 승무원들은 이 포탄들을 가슴 높이까지 들어올려 장전장치(rammer) 위에 올린 후 유압식 피스톤으로 포강 안에 밀어넣으며 장전한다.


반면 K9은 포탑에 포탄을 보관하는 적치대, 포이축(砲耳軸:포신 구동축)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이송기, 포신에 붙어 있는 장전기와 이들을 제어하는 제어장치 등으로 탄 이송시스템을 구성해 탄 이송 및 장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그 과정을 좀더 들여다 보자. 


K10탄약운반장갑차(왼쪽 형상 그래픽)가 K9자주포 뒤에 위치(아래 그래픽)해 탄약을 후미 문으로 이송시키는 모습.
K10탄약운반장갑차(왼쪽 형상 그래픽)가 K9자주포 뒤에 위치(아래 그래픽)해 탄약을 후미 문으로 이송시키는 모습.


탄약운반장갑차에서 포탑 뒤쪽의 문으로 들어온 포탄은 자동으로 적치대에 구르며 적재된다. 사격제원이 결정되면 적치대의 포탄이 굴러 적치대 중앙에 있는 트레이(tray) 위에 놓이고 이때 승무원이 트레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포탄은 미끄러지면서 이송기로 들어간다.


K9 내부의 탄약 적치대. 사진=국방과학연구소
K9 내부의 탄약 적치대.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이송기가 사격 고각으로 내려가 있는 장전기 위치까지 이동해 포탄을 넘겨주면 장전기는 바로 포탄을 포강 내로 ‘던져’ 넣고, 그러면 포탄의 회전탄대가 강선에 박히면서 포탄은 강선에 안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이 자동화한 포탄 이송시스템에서 승무원은 직접 포탄을 힘들게 들어 올리는 과정 없이 단지 포탄을 장전할 때 탄 종류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트레이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것으로 장전 임무를 마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K9의 장점인 15초 내 3발의 급속사격과 분당 6발의 최대발사속도, 지속적인 사격능력을 구현해 준다.


적치대와 이송기는 정상철 책임연구원과 이태경 선임연구원, 삼성테크윈 이강일 부장, 두원중공업 장봉진 부장 등으로 편성된 연구팀이 개발했으며 장전기는 양경승·김진성·추증호 선임연구원이 (주)위아(현 현대위아)의 함석우 과장과 팀을 이뤄 개발했다.


연구진은 우선 K55 운용 부대를 수차례 방문, 포탄의 취급과정과 절차 포탄 장전과정에서 문제점과 개선점이 무엇인가를 알아내 개발을 위한 기본개념을 발전시켰다. 이송기의 경우 어려운 문제는 탄종마다 중량·길이·무게중심·회전탄대의 형상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었다.


"이 포탄이 잘되면 저 포탄이 안되고, 포탑 천장에 로봇 팔을 설치해 탄을 이송해보는 등 갖은 방법을 다 써봤습니다. 특히 이송시스템이 탄을 ‘굴리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당시 날개(너브)가 있도록 개발 중인 신형탄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장전장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탄 개발팀에서 이 신형탄을 최대사거리 확보가 가능하도록 날개 없는 형상으로 개발키로 함으로써 이송시스템 개발이 수월해졌습니다."(정상철 책임연구원) 


이송·장전시스템에서는 안전성도 특별히 요구된다. 장전된 포탄이 강선에서 빠져 나오는 경우가 없어야 하는 점이 중요하다. 높은 사격고각으로 장전한 포탄이 강선에서 빠져나와 차체 바닥으로 떨어지면 심각한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에 대비, 안전장치를 만들어 포미환에 붙이기로 하고 장전장치로 포탄을 장전해 강선에다 안착시키는 실험을 가졌다.


K9은 장전기, 이송기, 적치대 등을 자동화체계로 구성하고 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K9은 장전기, 이송기, 적치대 등을 자동화체계로 구성하고 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포탄을 강선에 안착시킨 후 다시 실험하기 위해서는 10여 명이 길고 무거운 장대로 포탄을 빼내야 했는데 이게 중노동이었습니다. 1시간에 겨우 세네 번, 하루 열 번 실시하기도 어려웠지요. 결국 중량물을 자유낙하시키는 충격력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로 전용 시험기를 개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양경승 선임연구원) 


K9은 기동하더라도 포탄의 움직임 없이 안전하게 보관된다. 구동모터와 연계된 간헐식 치차기구로 적치대 내부에서 탄이 고정되고, 나아가 적치대 전방부에 탄두 고정장치가 있어 안전성은 더욱 높다. 통신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판단, 장전기 위치로 찾아가는 이송기의 2단계 제어개념도 뛰어난 선진기술이다. 이같은 적치대와 이송기는 이우민 선임연구원이 수만 발의 사격에 해당하는 내구도 시험을 수행하며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장병들이 탄 취급 임무를 더 빠르고 편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크게 만족합니다."(정상철 책임연구원)

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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