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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복이 변하고 차량도 바뀌었지만

김해령

입력 2022. 05. 03   17:33
업데이트 2022. 05. 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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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방해 시도 압도하는 전력은 변하지 않았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을 한미가 함께 지킨 지 올해로 70년째다. JSA의 역사는 1952년 5월 5일, 유엔군사령부(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지원단 편성으로 시작됐다. 모든 삶에 굴곡이 있듯, 일흔을 맞은 JSA 공동경비 역사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JSA 경비 주체가 미군에서 우리 군으로 바뀌었으며, 장병들의 근무환경도 여러 번 바뀌었다. 평화와 긴장이 공존하는 JSA, 그리고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 한미 공동경비 70주년을 맞아 JSA의 변천사와 미래를 소개한다.

글=김해령/사진=양동욱 기자·부대 제공


2019년 7월 JSA경비대대 장병들이 판문점 경계근무를 서는 모습.
2019년 7월 JSA경비대대 장병들이 판문점 경계근무를 서는 모습.
연합 수색훈련에 참가한 한미 장병들.  부대 제공
연합 수색훈련에 참가한 한미 장병들. 부대 제공
부대 풋살장에서 도지볼(피구) 경기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한미 장병들.  부대 제공
부대 풋살장에서 도지볼(피구) 경기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한미 장병들. 부대 제공
JSA경비대대원이 위병소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JSA경비대대원이 위병소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끝없는 경계에 긴장감 가득

JSA 공동경비 70주년을 일주일 앞두고 찾은 JSA경비대대 주둔지. 위병소에 들어설 때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단결! 최전방에서!”

경계근무자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경례하며 기자를 맞아 줬다. 장병들의 눈빛은 선글라스를 뚫고 나올 듯 강렬했다. 주둔지 곳곳에는 ‘최전방에서’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어떤 건물이건 이곳에 지어지면 ‘대한민국 최전방’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때문이다. 남북이 가장 가깝게 마주 보며 대치하는 곳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이날은 마침 JSA 경계근무 교대가 이뤄졌다. 철수신고를 마친 장병들의 표정이 어째서인지 후련해 보이지 않았다. 경계는 끝이 없기에, 언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이유였다. “판문점은 겨울 들판과 같다. 불이 붙으면 쉽게 불이 뻗어 나간다”는 오래된 영화 대사에 공감하는 순간이었다.

JSA는 수차례 빛과 어둠의 시절이 반복됐다. 수많은 남북회담과 국내외 귀빈들이 방문하며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반면 트럭 피습과 도끼 만행, 소련인 기자 망명, 귀순 등 사건도 여러 번 발생했다. JSA의 70년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했다.

많은 사건 간직한 JSA의 역사

JSA는 6·25전쟁 전만 해도 작은 마을에 불과했다. 1951년 10월 25일 휴전회담이 열리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회담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조인될 때까지 2년 가까이 이어졌다. 정전협정 이후 이뤄진 포로교환 무대도 JSA였다. 1953년 8~9월 우리는 1만3444명의 포로를 인수하고, 8만2493명을 북측에 송환했다.

JSA를 지키는 우리 측 부대의 원래 이름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엔사 군사정전위 지원단’이었다. 지원단은 약 40년 뒤인 1994년 10월 유엔사 경비대대로 이름을 바꿨다.

애초에 JSA 경비 임무는 철저히 미군 주도로 이뤄졌다. 그러던 중 2003년 11월 7일 JSA 경비 업무를 우리 군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세계 안보환경 변화와 한국군 위상 증대로 ‘한미 10대 군사 임무 전환 합의각서’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10대 합의 중 첫 번째가 ‘JSA 경비·지원 임무 한국군 전환’이었다.

합의각서에 따라 2004년 7월 1일 한국군 JSA경비대대가 창설됐다. 우리 군의 위상과 역할을 새롭게 정립한 순간이다. 우리 군의 병력도 꾸준히 늘었다. 지원단 창설 당시 전체 장병은 장교 5명, 병사 10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00여 명으로 미군(80여 명)보다 훨씬 많아졌다.

육군1군단으로 예속 전환 큰 변화

우리 군이 JSA 경비 주체가 된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외형적인 변화도 부지기수다. 대표적인 게 전투복이다. JSA 경비근무자들은 영화로 유명해진 특수복장 ‘코던복’을 입고, 전투 헬멧과 권총을 휴대한 채 근무를 섰다.

그러던 것이 2018년 9·19 군사합의서에서 남북이 JSA 비무장화에 합의하면서 같은 해 10월 25일부로 일반 전투복을 입고 근무를 서고 있다. 초소, 병력, 화기도 철수했다. 남북·유엔사 3자 공동 검증작업도 마무리했다.

2020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육군지상작전사령부 직속부대였던 JSA경비대대가 육군1군단으로 예속 전환된 것이다. 이로써 대대는 보다 빠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군단은 현재 오래된 민정중대 차량을 신형으로 바꾸는 등 전폭적으로 작전지속지원을 하고 있다.

무기체계 ‘게임체인저’ 기대

JSA는 ‘대화의 공간’이다. 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곳을 지키는 JSA경비대대와 유엔사 경비대대는 대화를 방해하는 모든 시도를 압도하기 위해 강한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JSA경비대대는 또 미래 육군을 위한 시범부대 역할도 병행할 전망이다. 현재 대대는 육군 차원에서 추진 중인 새로운 무기·감시체계, 워리어 플랫폼 등을 선(先)보급받아 시범운용하고 있다. 최전방이라는 지리적 위치, JSA라는 상징성, 육군 최정예 장병이라는 이유에서다.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미군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게 육군의 최신 장비를 사용해 본 부대원의 의견은 다시 육군본부에 전해진다. 올해 연말에는 지능형 감시체계 등이 대대급 부대로는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이현행(중령) JSA경비대대장은 “앞으로 대대가 육군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꿔 놓는 존재) 무기체계 시범부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령 기자 < mer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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