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서 병장
육군35보병사단 백마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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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전사’는 군인이라면 누구나 달성하고 싶은 목표 중 하나일 것이다. 포상휴가라는 보상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군복 위에 특급전사 패치가 붙는 순간 더 자부심 있는 군인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특급전사를 달성하고 싶었다. 하지만 평소 체력이 좋지 못했던 탓에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산으로 보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개인 정비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체력을 키웠다.
오랜 시간 몰아치는 비바람에 바위가 깎이듯,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하나둘 열매를 맺었다. 2급이었던 기록은 1급으로, 1급이었던 기록은 특급으로 하나씩 올랐다. 그렇게 특급전사를 향한 도전은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남은 것은 3㎞ 달리기였다. 측정 때마다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뛰었지만 항상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듯한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목표에 근접했다는 사실보다, 마지막 순간에 힘을 쥐어짜지 못했다는 사실이 계속 아쉬움으로 남았다. 체력단련은 계속했지만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다. 의욕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특급전사와 멀어지는 듯했다.
그때 후임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면 나는 실패했을 것이다. 그는 내게 다가와 옆에서 페이스를 맞춰 뛰며 독려해줬다. 내가 4초 차이로 기준을 통과했을 때 멀리서 달려오며 성취의 기쁨을 나누고,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줬다. 도전을 시작할 때만 해도 특급전사의 벽을 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도움을 준 후임 덕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지금도 꿈같은 일처럼 느껴진다. 그 이후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은 절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갈 때 비로소 온전해질 수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회에 있을 때도, 군대에 와서도 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고,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과 담을 쌓아왔다. 모두가 잘못된 생각이었다. 때로는 내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다른 이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했다. 나 또한 주위에 힘들어하는 사람은 없는지 둘러보고,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내 일처럼 생각하며 도와주는 배려의 마음을 품어야 했다.
특급전사를 준비하며 상호 존중을 배웠다. “김준서 상병님, 무조건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해주던 나의 소중한 후임처럼 지금 곁에 있는 전우에게, 지금 당신 곁에서 힘든 상황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보자. 당신이 내밀어 준 작은 손길이 그 사람에게는 더없이 밝은 빛이 돼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그런 힘이 있는 ‘특급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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