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신형 탄약으로 더 강하게…미래 보병부대 전투력 높인다

김가영

입력 2022. 04. 24   13:44
업데이트 2022. 04. 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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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의 차세대 보병화기 NGSW (상)


지난 20일, 미 육군의 차세대 보병 분대화기의 체계 개발 및 납품업체로 시그 사우어가 선정됐다.  사진=시그 사우어 홈페이지
지난 20일, 미 육군의 차세대 보병 분대화기의 체계 개발 및 납품업체로 시그 사우어가 선정됐다. 사진=시그 사우어 홈페이지
지난 2021년, 미 육군에서 시험평가 중인 시그 사우어 MG68(분대지원화기)의 모습. 향후 미 육군에 실전 배치되면 XM250으로 명명될 예정이며 보병대대의 기존 M249를 대체하게 된다.  사진=시그 사우어 홈페이지
지난 2021년, 미 육군에서 시험평가 중인 시그 사우어 MG68(분대지원화기)의 모습. 향후 미 육군에 실전 배치되면 XM250으로 명명될 예정이며 보병대대의 기존 M249를 대체하게 된다. 사진=시그 사우어 홈페이지


지난 20일, 미 육군은 NGSW(Next Generation Squad Weapons)로 명명된 차세대 분대화기 사업의 계약자로 시그 사우어(SIG SAUER)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주요 방위산업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27개월 동안 다양한 시험평가가 이루어진 NGSW는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차세대 보병화기와 조준경 등을 획득하는 사업이다. NGSW를 통해 미 육군은 가까운 미래에 대대급 보병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이며 강력한 보병화기를 필요로 하는 특수부대(SOF)와 특수임무부대 등에도 NGSW를 보급할 가능성이 크다.



6.8㎜ 탄약, 5.56㎜·7.62㎜ 장점을 하나로

미 육군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NGSW의 핵심은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6.8㎜ 신형 탄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현재 개발 중인 6.8㎜ 신형 탄약은 기존 5.56㎜ 탄약의 크기와 중량 및 휴대성에 7.62㎜ 탄약의 화력 및 사거리 같은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6.8㎜ 신형 탄약은 미 육군에서 개발한 6.8㎜ GP(General Purpose·범용) 탄자를 사용하며 기존 탄자에 비해 공기저항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즉 6.8㎜ GP 탄자는 기존 5.56㎜ 및 7.62㎜ 탄약용 탄자에 비해 더 멀리 있는 표적을 더 큰 힘으로 타격할 수 있다. 시그 사우어가 NGSW 전용으로 개발한 6.8×51㎜ .277 퓨리(Fury) 탄약은 같은 위력의 .270 WSM보다 23.5%나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NGSW를 위한 신형 탄약으로는 XM1184로 명명된 특수탄과 XM1186으로 명명된 일반탄이 있으며 철갑탄, 예광탄, 훈련탄 등이 추가로 개발될 예정이다.

물론 6.8㎜ 신형 탄약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대부분의 문제가 6.8㎜ 신형 탄약 채택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문제의 경우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보완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전망이다. 기존 탄약 생산 시설을 간단한 공정 변경을 통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다른 경쟁 후보들에 비해 경제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충족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더욱이 5.56×45㎜와 7.62×51㎜ 나토(NATO) 표준 탄약을 사용하는 기존 보병화기들이 기술 발전의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6.8×51㎜ 탄약을 사용하는 NGSW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NGSW와 6.8×51㎜ 탄약의 등장으로 인해 지난 50여 년간 5.56×45㎜와 7.62×51㎜로 양분됐던 (서방세계 보병화기의) 탄약 기준이 향후 10년 이내에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있다. 전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NGSW와 같은 신형 화기와 새로운 탄약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병 전투의 승리를 보장하는 6.8㎜ 탄약

사실 NGSW 전용 6.8㎜ 신형 탄약에 대한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며 여전히 일부 전문가들은 NGSW의 미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5.56㎜ 및 7.62㎜ 탄약의 엄청난 재고와 기존 탄약에 최적화된 다양한 종류의 총기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전쟁이 아니었다면 미 육군 역시 표준 화기를 M1/M14에서 M16/M4로, 탄약은 7.62㎜에서 5.56㎜로 교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배트남전쟁 이후 G11, XM8과 같은 미 육군의 신형 소총 및 무탄피 탄약 획득 사업이 실패한 원인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육군이 NGSW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원인은, 방탄모·방탄복 같은 다양한 보호장구의 발전과 대량 보급으로 기존 보병 화기로는 미래 전장에서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병의 소수 정예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으며 미래 보병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보병화기의 필요성 역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미 육군은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기존 5.56㎜ 및 7.62㎜ 탄약과 이를 사용하는 보병화기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의 결과가 바로 5.56㎜와 7.62㎜ 탄약의 장점을 결합한 6.8㎜ 탄약을 사용하는 NGSW다. 미 육군은 6.8㎜ 탄약을 사용하는 NGSW의 실전 배치를 통해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미 육군 NGSW사업 ‘시그 사우어’ 선정

기존 탄약 장점 결합한 6.8㎜ 탄약

대폭 늘어난 보병 교전 거리도 눈길

부정적 평가도 있지만 新무기 수요 많아


미 육군이 선택한 시그 사우어

미 육군이 가장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형태의 후보를 제시한 시그 사우어를 선택한 것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으며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하지만 NGSW의 주 사용자가 특수부대가 아닌 일반 보병대대 보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그 사우어의 이러한 전략은 고객 요구를 정확히 분석한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실제로 기존 M4/M4A1을 대체할 XM5는 별도의 교육 없이도 보병이 지급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부분이 기존 M4/M4A1과 같거나 유사하기 때문이다. 기존 M249와 M240 분대화기를 대체할 XM250 역시 XM5와 마찬가지로 보병이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보텍스 옵틱스(Vortex Optics)에서 개발한 XM157 사격통제장치(Fire Control)까지 더해지면 치명성은 배가될 전망이다.

크기는 작지만, XM157은 지금까지 미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그 어떤 광학 장비보다 더 다양한 기능과 고성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XM157은 향후 IVAS와 같은 다른 전투체계와 통합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미 육군 보병의 전투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미 육군은 향후 10년 동안 보병대대를 중심으로 NGSW를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며 1대1로 교체되는 기존 M4 및 M249와 같은 보병화기는 지원부대, 주방위군 등에 재배치된다.



NGSW를 통해 변화하는 미군의 보병전술

NGSW의 배치를 통해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보병의 교전 거리가 대폭 늘어난다는 것이다. 6.8㎜ 신형탄이 기존 7.62㎜ 소총탄 수준의 사거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XM157 사격통제장치를 더하면 다른 정보자산의 지원 없이도 보병의 교전 거리를 1000m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다. 현재 미 육군은 25만 개의 XM157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며 이것은 NGSW 도입 규모보다 약 2배 이상 큰 것이다. 과거 미 육군은 적을 압도하는 강력한 화력으로 전쟁의 승리를 보장해 왔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점점 더 승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보병 스스로의 화력과 정보전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미래 전쟁에 대비하고 있으며 NGSW는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시행착오와 고민의 결과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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