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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렬 초대 국군외상센터장] “국내외 장병·해외 주재 국민 대상 전역 외상센터 발전이 최종 목표”

임채무

입력 2022. 04. 20   17:05
업데이트 2022. 04. 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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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남렬 초대 국군외상센터장

의무후송헬기부대 후방 지역 확대
상반기 중 1차 외상처치 의료진 교육
 
“환자 발생부터 병원 치료까지
전체 과정이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장병 생명 살리는 수호천사 역할 기대

 

국군외상센터 초대 사령탑 김남렬 센터장은  “우리 국토를 지키기 위해 복무 중인 모든 장병, 나아가 해외파병 부대와 해외 주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외상 최종 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국군외상센터 초대 사령탑 김남렬 센터장은 “우리 국토를 지키기 위해 복무 중인 모든 장병, 나아가 해외파병 부대와 해외 주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외상 최종 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20일 열린 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개소식 후 서욱 국방부 장관과 행사 참석자들이 헬리패드에 착륙해 있는 의무후송전용헬기 메디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조종원 기자
20일 열린 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개소식 후 서욱 국방부 장관과 행사 참석자들이 헬리패드에 착륙해 있는 의무후송전용헬기 메디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조종원 기자

2015년 8월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정찰작전 중이던 하재헌 예비역 육군중사(당시 하사)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우리 군 의료진은 최선을 다했으나, 특수외상 수술이 어려워 결국 이 중사를 민간병원으로 전원(轉院)할 수밖에 없었다. 2011년부터 설립이 논의된 국군외상센터의 필요성이 다시금 절실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7년 가까이 흐른 지금, 우리 군은 작전·훈련 중 부상한 장병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기치 아래 끊임없이 군 의료체계를 개선했고, 20일 국군외상센터 개소라는 열매를 수확했다. 국가 권역외상센터에 버금가는 우수한 인력·시설·시스템을 갖춘 국군외상센터는 장병들의 생명을 살리는 ‘수호천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군외상센터 초대 사령탑에 오른 김남렬 센터장을 만나 비전을 들어봤다.

글·사진=임채무 기자

 

장병·국민 외상 최종 치료기관 목표

“국군외상센터는 최종적으로 전(全)역 외상센터로 발전해 전국 곳곳에서 우리 국토를 지키기 위해 복무 중인 모든 장병, 나아가 해외파병부대와 해외 주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외상 최종 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기존의 개념을 뒤엎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전역을 아우르는 외상센터는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개념이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은 결코 허황된 얘기가 아니라면서 특히 장병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전역 외상센터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에서 외상 환자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권역외상센터로 후송되고 적절한 조치를 받을 겁니다. 우리 군은 어떨까요? 전방부대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주위 전우가 국군의무사령부(의무사) ‘군 응급환자 신고’ 앱(App)을 통해 구조를 요청하겠죠. 그러면 상황을 접수한 의무사 의료종합상황센터가 환자를 국군외상센터로 후송하도록 조치할 겁니다. 비슷한 모습이죠? 여기서 간과한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외상 환자’라는 거죠. 대부분의 외상 환자는 일분일초를 다투는 매우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전방부대에서 일괄적으로 국군외상센터로 후송하다가는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전역 외상센터는 바로 이러한 개념에서 출발합니다. 병원 단계에서의 외상처치가 시급하다면 기존 군 병원에서 1차 처치를 받고, 이후 국군외상센터로 후송하는 시스템인 거죠. 이를 위한 의료진 교육과 시스템 구축은 앞으로 국군외상센터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의무후송헬기부대 후방까지 배치

전역 외상센터로의 발전은 국군외상센터 개소와 함께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우선 전·후방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의 신속한 후송을 위해 전방 2개 지역에 배치된 의무후송헬기부대를 후방 2개 지역으로 확대·배치될 예정이다. 여기에 올 상반기 중으로 기존 군 병원이 국군외상센터 후송 전 환자 상태에 따라 1차 외상처치를 담당할 수 있도록 의료진 교육과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외상은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 발생부터 병원 치료까지 전체 과정이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해요. 그중 한 부분이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환자를 살리기 어렵습니다. 우린 이걸 외상 시스템이라고 해요. 흔히 대학병원이 좋다고 하는데, 보통 대학병원은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별도로 권역외상센터가 존재하는 겁니다. 이외에도 외상센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교육을 받은 인력·장비 등이 있어야 해요. 이런 이유로 기존 군 병원을 바로 활용하거나, 외상센터 역할을 맡길 수 없어요. 그러나 외상환자의 응급성을 고려한다면 기존 군 병원이 1차 처치를 담당하도록 해야 합니다. 당장 5월부터 전방 군 병원을 돌면서 의료진 수준을 확인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상반기 중으로 교육을 진행할 겁니다.”


민간 환자 외상 진료 단계적 확대 구상

김 센터장의 목표는 장병뿐만 아니라 민간 외상환자에게도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군 환자 대상 외상진료에 주력하되, 향후 유관 기관·민간 의료기관과 협력해 경찰·소방·민간환자 외상 진료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직 편제 대비 의료진이 모두 채워지지는 않았지만, 완편되면 통계적으로 우리 센터 규모의 병원이면 중증외상환자라고 말하는 환자를 1년에 1000명 정도 진료할 수준이 됩니다. 그런데 군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환자가 1년에 100명 정도에요. 수치상으로만 보면 900여 명의 민간환자를 볼 수 있다는 거죠. 또 위치·시간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해당 권역외상센터로의 후송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천·여주·장호원 등과 가까워 민간 지원 소요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17개 권역외상센터와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은 우수한 시설·장비를 갖췄다는 점도 제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일단 센터를 설계할 때 미군 군 병원 중 레벨1(최고 수준) 센터를 벤치마킹했어요. 미군에서도 레벨1 센터는 딱 하나뿐이거든요. 의미 있는 부분이죠. 또 응급환자의 이동 없이 엑스레이 등 검사와 소생술을 한 곳에서 시행할 수 있는 외상소생실도 국내에는 드물어요. 시스템 정착 등 여러 과제가 남았지만, 점차 민간환자 진료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군외상시스템 자부심 최선 다해주길


외상 분야 전문가인 김 센터장의 취임 일성은 “우리가 시스템(We are the System)”이었다. 그가 인터뷰 내내 강조했던 단어 또한 시스템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국군외상센터 구성원 모두 인적 자원과 시설·장비를 조직적으로 연계해 ‘병원 내 외상체계’를 완성하는 시스템 그 자체가 돼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앞서 언급했듯이 외상은 시스템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이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우리 센터 모든 의료진이 하나하나의 요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우리가 시스템 그 자체가 되고, 결국 외상 시스템이 완성되겠죠. 이 자리를 빌려 우리 의료진들에게 이제 시작 단계라 난관이 많겠지만, ‘바로 내가 국군외상시스템’이라는 자부심으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깁니다. 앞으로 군과 국민에게 신뢰받고, 응급환자를 반드시 살려낸다는 센터의 이상을 구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남렬 센터장은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외상외과 교수로 활약한 관련 분야 권위자로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도 맡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재직 당시 권역 응급의료센터,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팀, 신속대응팀 운영을 두루 경험했고 군의관으로 복무할 당시에서 유엔 PKO 서부 사하라 국군의료지원단 외과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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