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다녀왔다면 누구든 입대하던 날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복잡한 마음으로 부모님과 차를 타고 논산 훈련소에 내려가던 그 아침이 잊히질 않는다. 논산으로 향하던 길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부모님께선 애써 웃어 보이며 내게 용기를 주려고 하셨지만, 나는 도무지 표정이 펴지질 않았다. 그래도 한 번쯤 미소를 보여 드렸어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다.
그날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어딘가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입대하던 날은 바로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첫 번째 녹화 날이었다. 여기저기서 카메라가 왔다 갔다 하고 사람들이 분주하기에 무슨 방송을 찍는 줄로만 알았다. 가뜩이나 ‘멘붕’인 상황에 그런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런데 웬걸. 훈련소에 들어가고 보니 내가 ‘진짜 사나이’ 출연진과 같은 부대가 아닌가. 입영 첫날부터 배우 김수로, 코미디언 서경석 등과 함께 움직였다. 얼떨결에 그들과 같이 신체검사를 받고 저녁식사를 했다. 나란히 앉아 군가까지 배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훈련소 첫날부터 군가를 배우진 않는다던데, 뜻하지 않게 방송에 얽혀 신기한 경험을 했다. 가족은 스쳐 지나가듯 화면에 잡힌 내 모습까지 샅샅이 찾아가며 반가워했다고 한다.
느닷없이 입대하던 날을 떠올린 이유가 있다. 최근 즐겨 듣는 곡 ‘행운을 빌어 줘’ 때문이다. 노래의 주인공 원필은 2015년 데뷔한 4인조 밴드 데이식스(DAY6)의 멤버다. 원필을 제외한 모든 멤버가 군 복무 중이며, 그 역시 이달 말 입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7일 나온 그의 첫 번째 솔로앨범 ‘Pilmography’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과 개성을 한껏 드러낸 수작이다. ‘행운을 빌어 줘’도 여기 실려 있다.
‘Pilmography’는 한 편의 옴니버스영화 같은 앨범이다. 각각의 이야기를 가진 서정적인 곡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성미가 돋보이는 앨범에서 마지막 트랙 ‘행운을 빌어 줘’는 다소 동떨어진 인상이다. 노랫말과 사운드, 곡의 테마까지 앞선 곡들과는 다르다. ‘행운을 빌어 줘’는 멤버들을 먼저 군에 보내고 홀로 입대를 앞둔 그가 조금은 불안하고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을 솔직하게 담아낸 노래다.
후렴의 가사를 보자. “앞으로 총 몇 번의 몇 번의 희망과/ 그리고 또 몇 번의 몇 번의 절망과/ 차가운 웃음 혹은 기쁨의 눈물을 맛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입영을 앞둔 다른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그가 군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 다만 그 시간에 희망과 절망, 웃음과 눈물이 공존할 거라 어렴풋이 예상할 뿐이다. 군에 다녀온 이라면 한 번쯤 느껴 봤을 막막하면서도 아득한 기분이 그대로 전해진다.
압권은 그다음 노랫말이다. “아무쪼록 행운을 빌어 줘/ 내 앞길에 행복을 빌어 줘” 티 없이 맑은 솔직함에 순간 피식, 웃음이 난다. 아무렴, 내가 군대에 가는데 다른 누구의 행운을 빌어 달라 말할 여유가 있겠는가. “계절이 흘러 되돌아오면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 테니 기대해 줘” 이어지는 당찬 각오는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마지막 대목에 이르면 모두가 원필의 앞날을 응원하게 된다. 완벽한 ‘입대 곡’이다.
지난 13일 열린 콘서트에서 원필은 마지막 곡으로 ‘행운을 빌어 줘’를 부르며 눈물을 쏟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느새 나도 그의 행운을 빌게 됐다. 더불어 입대를 앞둔 수많은 청년과 현재 복무 중인 장병들의 행운도 바라게 된다. 그의 노랫말처럼 앞으로 몇 번의 희망과 몇 번의 절망이 있겠지만, 돌아오면 분명 더 나은 자신이 돼 있을 테다. 아무쪼록 모두의 앞길에 행복을 빈다.
군에 다녀왔다면 누구든 입대하던 날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복잡한 마음으로 부모님과 차를 타고 논산 훈련소에 내려가던 그 아침이 잊히질 않는다. 논산으로 향하던 길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부모님께선 애써 웃어 보이며 내게 용기를 주려고 하셨지만, 나는 도무지 표정이 펴지질 않았다. 그래도 한 번쯤 미소를 보여 드렸어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다.
그날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어딘가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입대하던 날은 바로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첫 번째 녹화 날이었다. 여기저기서 카메라가 왔다 갔다 하고 사람들이 분주하기에 무슨 방송을 찍는 줄로만 알았다. 가뜩이나 ‘멘붕’인 상황에 그런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런데 웬걸. 훈련소에 들어가고 보니 내가 ‘진짜 사나이’ 출연진과 같은 부대가 아닌가. 입영 첫날부터 배우 김수로, 코미디언 서경석 등과 함께 움직였다. 얼떨결에 그들과 같이 신체검사를 받고 저녁식사를 했다. 나란히 앉아 군가까지 배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훈련소 첫날부터 군가를 배우진 않는다던데, 뜻하지 않게 방송에 얽혀 신기한 경험을 했다. 가족은 스쳐 지나가듯 화면에 잡힌 내 모습까지 샅샅이 찾아가며 반가워했다고 한다.
느닷없이 입대하던 날을 떠올린 이유가 있다. 최근 즐겨 듣는 곡 ‘행운을 빌어 줘’ 때문이다. 노래의 주인공 원필은 2015년 데뷔한 4인조 밴드 데이식스(DAY6)의 멤버다. 원필을 제외한 모든 멤버가 군 복무 중이며, 그 역시 이달 말 입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7일 나온 그의 첫 번째 솔로앨범 ‘Pilmography’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과 개성을 한껏 드러낸 수작이다. ‘행운을 빌어 줘’도 여기 실려 있다.
‘Pilmography’는 한 편의 옴니버스영화 같은 앨범이다. 각각의 이야기를 가진 서정적인 곡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성미가 돋보이는 앨범에서 마지막 트랙 ‘행운을 빌어 줘’는 다소 동떨어진 인상이다. 노랫말과 사운드, 곡의 테마까지 앞선 곡들과는 다르다. ‘행운을 빌어 줘’는 멤버들을 먼저 군에 보내고 홀로 입대를 앞둔 그가 조금은 불안하고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을 솔직하게 담아낸 노래다.
후렴의 가사를 보자. “앞으로 총 몇 번의 몇 번의 희망과/ 그리고 또 몇 번의 몇 번의 절망과/ 차가운 웃음 혹은 기쁨의 눈물을 맛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입영을 앞둔 다른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그가 군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 다만 그 시간에 희망과 절망, 웃음과 눈물이 공존할 거라 어렴풋이 예상할 뿐이다. 군에 다녀온 이라면 한 번쯤 느껴 봤을 막막하면서도 아득한 기분이 그대로 전해진다.
압권은 그다음 노랫말이다. “아무쪼록 행운을 빌어 줘/ 내 앞길에 행복을 빌어 줘” 티 없이 맑은 솔직함에 순간 피식, 웃음이 난다. 아무렴, 내가 군대에 가는데 다른 누구의 행운을 빌어 달라 말할 여유가 있겠는가. “계절이 흘러 되돌아오면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 테니 기대해 줘” 이어지는 당찬 각오는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마지막 대목에 이르면 모두가 원필의 앞날을 응원하게 된다. 완벽한 ‘입대 곡’이다.
지난 13일 열린 콘서트에서 원필은 마지막 곡으로 ‘행운을 빌어 줘’를 부르며 눈물을 쏟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느새 나도 그의 행운을 빌게 됐다. 더불어 입대를 앞둔 수많은 청년과 현재 복무 중인 장병들의 행운도 바라게 된다. 그의 노랫말처럼 앞으로 몇 번의 희망과 몇 번의 절망이 있겠지만, 돌아오면 분명 더 나은 자신이 돼 있을 테다. 아무쪼록 모두의 앞길에 행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