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R&D이야기 K9 자주포

[K9 8회] 적용가능 기술 45.5% 불과....국산화율 70%로 설정

입력 2022. 03. 0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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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155㎜ 자주포(신자포)의 전력화 시기는 최초 2000년으로 잡혀 있었다. 그러나 1989년 개념연구 단계부터 시작, 전력화하기까지 12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다소 길다는 지적에 따라 1989년 10월에 탐색개발 및 실용개발 기간을 각각 1년씩 단축, 1998년 말로 조정했다.


이를 연구개발 단계별로 보면, 1989년부터 1991년까지가 개념연구 단계로서 체계개발 개념을 정립하고 체계개념을 설계하는 시기다. 이어 1992년 1년간 탐색개발에 들어가 주요 구성품의 체계 적합성과 최대 사거리(40㎞) 도달 가능성 등의 작전운용성능(ROC)에 대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시제(試製)를 제작해 시험평가하는 선행개발은 1993년 10월부터 1996년 9월까지 3년에 걸쳐 수행되는데 ROC의 도달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수정, 보완하게 된다. 1996년 10월부터 1998년 말까지 2년간은 실용개발단계. 선행개발단계에서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등 ROC에 부합하는 실용시제를 제작, 야전운용 적합성을 시험평가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이 기간 중에는 또 종합군수지원(ILS)요소를 개발하고 국방 규격화 작업을 마무리, 최종적으로 양산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이 계획과 일정은 1992년 하반기에 탐색개발 기간이 계획보다 9개월 늘어나는 등 약간의 조정을 거치긴 했지만 전력화 예정 시기만큼은 변동이 없었고, 연구진은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전력화 약속을 지켜내는 저력을 보였다. 


한편 연구진은 1990년에 연구개발분야를 체계종합·무장 포탑·위치확인 등 4개 분야로 확대한 데 이어 육본 정책심의회에서 소요제기안이 결정된 후 사격통제·탄도·탄약·차량 분야를 새로 추가하는 등 전 분야에 걸쳐 개발팀을 구성, 연구에 박차를 가해 나갔다. 


그런데 이즈음 국방과학연구소 화포체계실이 신자포를 개발하기 위해 확보하고 있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였을까. 


안충호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체계팀이 1990년 말을 기준으로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7개 분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그 수치는 사실 낙관적이지 못한 것이었다. 신자포 개발과 제작에 필요한 기술은 모두 235종. 적용 가능한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보았을 때 이에 도달한 기술은 이 가운데 107종으로 전체 45.5%에 불과했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확보해야 할 기술이 더 많은 상황. 체계팀은 향후 3년 이내에 확보 가능한 기술은 95종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항법 자이로시스템 등 33종의 기술은 5년 이상 연구해도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체계팀은 분석결과에 난감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체계개발에 적용될 모든 기술을 100% 국내 개발할 수는 없는 문제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분석된 기술 수준은 의외로 낮았어요. 육군이 요구하는 전력화 시기를 늦추고 미확보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기간을 연장할 것인가. 위험을 감수하고 개발을 강행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논의를 가졌습니다." (안충호 체계팀장) 


하지만 도전의식과 긍정적 사고가 없으면 과학자가 될 수 없는 것인지, 체계팀 소속 4명의 연구원들은 곧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축구를 좋아하는 임종광(사격통제개발연구실)박사는 "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 들어갑니까? 장애물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니 계획대로 추진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밤낮으로 문제 풀기를 즐겨 올빼미로 불린 성락훈(대천대 교수)박사는 "문제는 풀라고 있는 것이고 문제를 문제로 알고 있으면 문제는 풀린다"며 임 박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주(한양대 교수)박사도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쉬운 것"이라며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신념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연구진은 신자포의 핵심이 되는 분야에 해당하는 체계·무장·탄약·사격통제·포탑 구동장치·탄 장전이송 장치 및 구조물을 국내 개발을 추진하되 개발 기간과 경제성을 고려, 항법장치·엔진·변속기·레이스링은 해외에서 도입 후 국산화율을 높이고 유기압 현수장치는 기술도입 생산키로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개발 기간 중 국산화율 목표는 가격 기준 70%로 설정했다. 


■ 국방일보 원문 기사 

『철모에서 미사일까지』 제3화 「K9 155mm 자주포」 

<8> 국산화율 70%로 설정 2002년 9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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