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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온라인 문화예술 강의가 준 선물

입력 2022. 02. 07   16:31
업데이트 2022. 02. 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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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철 홍 원사 
육군수도군단 특공연대
김 철 홍 원사 육군수도군단 특공연대

나는 한때 애연가였다. 특히 술을 마실 때 담배를 피며 희열을 느끼곤 했다. 오랜 기간 담배를 피는 행위 자체에 익숙해져 버렸다. 어느 날부턴가 담배를 피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담배를, 다른 손에는 커피를 들고 혼자 사색하는 시간이 좋아졌다.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담배보다는 커피를 더 자주, 더 오래 들고 있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커피 덕분에 담배와 멀어질 수 있었다.

내게 커피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품목이 됐다. 커피의 시작인 원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인터넷 서핑을 하고 관련 서적을 뒤지며 원두에 관한 정보를 찾았고, 다양한 커피를 시도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스스로에게 던진 ‘어떤 커피가 나와 가장 잘 맞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바리스타 과정 입문까지 진지하게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부대 공보정훈과에서 ‘군 온라인 문화예술 체험형 강의’를 안내받았다. ‘클래스 101 무료수강’이라는 홍보 문구부터 눈길을 끌었다. 찬찬히 읽어보니 △무료 △40% 이상 수강 시 커피 기프티콘 지급 △1만 명 선착순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클래스 101에 포함된 강의 중 단연 눈에 들어왔던 것은 ‘오늘을 위로하는 커피 한 잔, 베이직 커피 클래스’였다.

그렇게 시작한 커피 클래스는 일상의 활력소가 됐다.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다. 그저 관심 있던 커피를 더 알아가고, 무료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높아지는 수강률에 비례해 커피에 대한 지식과 흥미가 높아진 나를, 작은 성취를 이뤄가며 다음 강의를 듣는 나를 발견했다.

부대 훈련이나 추가로 부여된 임무 때문에 강의를 못 듣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하루에 한 강의라도 듣기 위해 저녁과 주말을 할애하는 내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고, 부대 생활에도 활력소가 됐다.

강의를 들으며 ‘내가 발전하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 주는 위안이며, 일상의 원동력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이전까지는 취미생활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부대에서 보내는 시간 외에 나만의 시간에, 내가 가진 흥미와 지식을 높이는 과정이 일상의 행복을 배가했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게 해준 군 온라인 문화예술 체험형 강의에 감사하다.

군인으로서 해야 할 임무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당연하다. 군인은 누구나 임무를 완수하고, 명예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임무 외에서도 성취감을 느끼는 군인이 되고 싶다면 관심 분야 강의를 듣고, 그 분야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지금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좋은 여건에서 근무하고 있다. 배움의 터전도 다방면으로 열려있다. 임무에 매진하는 와중에 쏠쏠한 행복까지 더해진다면 그 자체로 우리는 이미 삶의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나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목표를 성취해낼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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