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명

오늘의 전체기사

2022.05.17 (화)

HOME > 기획 > 군사 > 국제 이슈 돋보기

강대국 간 ‘비대칭 전력’ 급부상…우리도 확보 시급

기사입력 2022. 01. 21   17:16 최종수정 2022. 01. 23   13:46

세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과 시사점

극초음속 미사일은 자체 추진력 없이 추진체로부터 제공된 운동에너지와 지구 중력, 대기를 이용해 극초음속 활공 비행을 하는 ‘극초음속 활공체(HGV)’와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한 자체 추진력으로 극초음속 순항 비행을 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로 나뉜다. 여기에서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현황을 미국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시사점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1. 미국
공중발사 극초음속 활공체 개발 진행
2020년대 내 미사일 전력화 마무리 전망
미국이 가장 먼저 선보인 극초음속 미사일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록히드 마틴과 함께 2003년부터 2011년까지 구상·개발을 추진한 극초음속 활공체 ‘HTV-2’다. ‘팰컨(Falcon)’이라는 프로그램명으로 HTV-1부터 이어져 온 HTV-2는 최대 마하 20의 속도와 8000~1만7000㎞의 사거리를 목표로 개발이 추진됐다. 그러나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두 차례의 시험 비행에는 실패했다. 목표한 결과는 얻지 못했으나 극초음속 상태에서의 공력 비행, 열보호체계, 장거리 극초음속 비행을 위한 항법·유도조종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미 육군은 기동 재진입체(MaRV)와 유사한 원뿔형의 극초음속 활공체 ‘AHW(Advanced Hypersonic Weapon)’ 개발을 추진했다. HTV-2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마하 5 정도의 속도로 6000㎞ 비행을 목표로 설정했다. 러시아·중국과 비교해 뒤처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 하면서 개발 비용은 낮추기 위해 오래 전에 개발된 기동 재진입체 관련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고, 성능을 개량해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공군은 2018년부터 공중발사 극초음속 활공체 ‘ARRW(Air-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AGM-183A)’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2013년 최초 시험 비행에 성공한 ‘X-51A(Waverider)’가 있다. 최대 마하 20의 속도로 대략 1000㎞ 비행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최근 추가 시험 비행 실패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DARPA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돌파를 목표로 ‘HSSW(High Speed Striker Weapon)’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TBG(Tactical Boost Glider)’와 ‘HAWC(Hypersonic Air-breathing Weapon Concept)’로 구성돼 있다. 모두 마하 5 이상으로 가속 후 표적까지 극초음속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TV-2 및 X-51A 등에서 완전하게 개발·실현하지 못한 극초음속 유도조종체계 개발 등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HTV-2, AHW 및 X-51A 등의 개발로 확보된 기술은 TBG 및 HAWC 개발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2020년대까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전력화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2. 러시아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킨잘 마하 10~12
순항미사일 지르콘 안정·신뢰성 입증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2001년 미국의 대탄도탄 미사일협정(ABM) 탈퇴를 계기로 가속화됐다. 특히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러시아의 전략 타격 능력 개선 차원에서 적극 추진됐다.

먼저 ‘Objekt 4202’라는 명칭으로 1990년대부터 개발이 추진된 ‘아방가르드(Yu-71)’는 활공 비행 단계에서 마하 20의 속도로 상하·좌우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거리 6000㎞ 추정) 2011년 이후 몇 차례 추가 시험 비행 끝에 2016년 4월 최초로 시험 비행에 성공했으며, 최근 개발 완료 및 실전 배치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중발사 탄도미사일인 ‘킨잘(Kh-47M2)’은 MIG-31 등에 탑재돼 마하 10~12의 속도로 대략 2000~3000㎞를 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9K723)에 기반해 개발됐으며, 2012년 최초 시험 비행하고 2016년 최초로 극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2018년경 초도 전력화된 것으로 추정되며, 전략 고정·이동 표적과 항공모함 등 대형 함정 타격을 주요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2018년 이후 연속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비행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이 구축함에서 발사되는 모습.  사진 = 러시아 국방부 유튜브 영상 캡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지르콘(3K22)’은 마하 6~8의 속도로 대략 500~1000㎞를 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이후 연속적으로 시험 비행에 성공하고 있으며, 최근 구축함·핵잠수함에서의 시험 발사(10발 이상)도 성공해 극초음속 미사일로서의 안정성·신뢰성을 입증했다. 러시아는 향후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전략 자산과 MD 체계에 대한 전략적 비대칭 우위 확보 및 강화 차원에서 앞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본격적인 전력화와 더불어 성능이 더욱 향상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도 투자와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 중국
작년 신형 시험 비행 세계적 수준 입증
마하 30 환경 구현 풍동실험실 개발 중
 
중국은 대만·남중국해 등 소위 중국의 핵심 이익 지역에서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을 지원하고, 미국의 MD 체계를 돌파 또는 무력화하는 차원에서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극초음속 활공체인 ‘DF-ZF(DF-17에 탑재)’ 최초 시험 비행이 진행됐으며, 5번째 시험 비행에서 종말 단계에서의 극초음속 활공 비행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시험 비행에서는 마하 9의 속도에 도달했다. 대략 마하 5~10의 속도로 사거리 2000㎞ 이상 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최초 공개됐으며, 현재는 개발 완료 및 전력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8월에는 ‘싱쿵(星空)-2’로 추정되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 비행이 진행됐으며, 지구 둘레 한 바퀴를 극초음속으로 비행 후 목표 지점으로부터 40㎞가량 떨어진 곳에 탄착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극초음속 활공체 관련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과시했다.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수백 차례에 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최대풍속 마하 30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신형 극초음속 풍동실험실(JF-22)도 개발 중이다. 극초음속 비행 중에서도 열 감지가 가능한 적외선 센서 탑재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중으로 추정된다. 이 점에서, 향후 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기술의 안정성 및 신뢰성을 제고하고, 이를 더욱더 고도화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전략 무기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 지났다. 일부 국가는 극초음속 미사일 전력화로 그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다만 관련 기술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현재 운용 중인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수준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10여 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첨단 신형 요격체계 개발·전력화까지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극초음속 미사일은 향후 20~30년가량 미래 전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며, 군사 강대국 간의 새로운 전략적 균형 또는 안정성을 형성하는 ‘전략적 비대칭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전략적 비대칭 전력인 핵무기 보유가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컨대 미래의 불확실한 안보 상황을 능동적·주체적으로 대응·관리하고, 동북아 지역의 핵 보유 군사 강대국 사이에서도 독자적으로 전략적 균형을 확보하여 해당 지역의 안보 불안정을 감소·완화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새로운 전략적 비대칭 전력의 신속한 개발·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공개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하이코어(Hycore)’처럼 우리도 극초음속 관련 기술 개발 성과를 곧 가시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러시아·중국 등 극초음속 관련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은 향후 관련 기술 개발을 더욱 가속하고, 기술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재원과 역량·관심을 집중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가속할 필요가 있다.

신승기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