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광고로 보는 사회문화

“중독성 있네” …언어 & 음악, 찰떡 컬래버

입력 2021. 12. 20   16:16
업데이트 2021. 12. 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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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미레로 부르는 미래

 
AI 시대 선도하는 기업 이미지 광고
첨단 기술이 가져올 달라질 일상 제시
단 두개 음만 사용한 랩 음악 귀에 쏙쏙
언어 유희적 유쾌한 카피 마음에 착착
전문모델 대신 직원 출연 친근감까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으로 변할 듯하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우리 사회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를 계속할 것이다. 인간이 AI에 지배당할 것인지, 아니면 함께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이제 무의미해졌다. IBM 최고경영자인 지니 로메티는 AI 시대에는 블루칼라도, 화이트칼라도 아닌 ‘뉴 칼라(New Collar)’ 계층이 떠오른다고 했다. 뉴 칼라란 AI를 이해하고 관리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 필자 제공

LG그룹 광고 ‘미레로 부르는 미래’ 편(2021)은 오로지 ‘미’ 음과 ‘레’ 음만 써서 랩 스타일로 전개한 노래형(CM Song) 광고다. ‘도만 나오는 노래’나 ‘레까지 나오는 노래’를 통해 유쾌한 음악 세계를 보여준 싱어송라이터 이은송 씨가 참여함으로써 광고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

“미레로 부르는 미래”라는 자막에 이어 오선지가 나오며 광고가 시작된다. 미레 음악이 연주되는 순간 곧바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언어 유희적 카피를 유쾌한 미레 음률에 실어 보내자 재치 있는 노래가 돼 소비자 곁으로 다가간다. 카피는 이렇다.

“이 노래는 미레로 만든 미래를 부르는 노래/ 도레미파솔라시도 중에 미랑 레로만 만든 노래/ 음정도 미레 가사도 미래/ 왜 하필 미레냐고?/ LG가 부르는 미래 노래니까/ 자, 귀 열어라 미래 들어간다/ ‘미’ 치고 ‘레’ 치고 다 같이 레츠고!/ LG 이런 미래 가능해?”

메시지 서론에 해당하는 도입부에서는 이런저런 질문을 던진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정교한 장치다. “LG 이런 미래 가능해?”라는 카피를 자막으로도 강조했다. 본론에 들어가서는 일상생활과 관련되는 미래상을 다음처럼 제시했다.

“떡볶이를 먹어봐도 우울할 땐 어떡하지?/ AI가 애인보다 내 맘 더 잘 아는 미래/ 미래 미리 볼래 이예이예/ 환경오염 막아주는 히어로는 어디 없나?/ 옥수수 플라스틱이 지구를 지키는 미래/ 미래 미리 갈래 이예이예/ 한 시간 뒤 주간회의 누가 나 좀 살려줄래?/ 스마트시티가 출근길을 열어주는 미래/ 미래 미리 볼래 이예이예/ I want 무병장수 We want 만수무강/ 인공지능이 신약 개발 속도 확 올리는 미래/ 미래 미리 갈래 이예이예/ 아 미래가 벌써 코앞이라고요?”

거실 소파에 앉아 떡볶이를 먹어봐도 우울할 때는 AI가 마음을 달래준다고 했다. 옥수수밭에서 뛰어노는 장면, 집에서 춤추는 장면, 가족끼리 캠핑하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면이 등장한다. 윈드서핑 장면은 생생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에서 볼 수 있다. 한 시간 뒤에 주간회의가 있는데 길이 막혀 고민하자 스마트시티가 출근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할아버지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데 AI가 신약 개발 속도를 앞당기고 있으니 무병장수나 만수무강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광고를 보면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하다. 결론 부분은 더 빠른 속도로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그럼 빨리 간다/ 간주도 없이 한 번에 레츠고/ 보고 싶은 건 다 보여줄게/ 어디서든 어떻게든 올레드(OLED) 미래/ 집순이 집돌이는 쉬세요/ 빅데이터가 집안일 돕는 미래/ 지구까지 생각하지/ 친환경 에너지로 모두 행복한 미래/ 이게 LG 미래 미래 미래/ 광고인 줄 알면서 지금까지 들어준/ 김미래 최미래 박미래 이미래의 아들래미 딸래미/ 너의 미래를 축복할래 응원할래/ 내 삶을 바꾸는 미래/ 오~ 우리가 만들래/ 그리 머지않은 미래 어쩌면 내일모레/ Sing with me for a better life/ 불러보자 더 나은 미래.”

광고 음악은 광고의 느낌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광고 효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 광고는 2분45초 길이로 비교적 긴 광고인데도 ‘미’와 ‘레’ 음만을 써서 불렀으니 ‘미와 레만 나오는 노래’라 할 수 있다. 노래의 중간중간에 김미래, 최미래, 박미래, 이미래, 아들래미, 딸래미 같은 언어 유희적 카피를 통해 메시지를 경쾌하게 표현했다. 따라서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자력(磁力)이 강한 광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광고를 소개하는 ‘오광TV’ 유튜브 채널에서 이 광고를 1시간 동안 반복하는 영상을 소개해 이미 화제성도 인정받았다.

광고 모델은 LG 사업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었다. 유명 모델이 아닌 직원들이 실제로 출연함으로써 현장감과 사실성을 불어넣었다. 이런 사실도 광고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광고 물량이 많아 광고가 나오면 바로 건너뛰기를 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레 광고를 직접 찾아보는 사람들도 많다는 보도도 있으니, 광고가 상당히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노래 가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흥미로운 미래상이다. 우리네 일상생활과 미래 기술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생생한 사례를 제시하며 저절로 느끼도록 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AI 기술, 옥수수 플라스틱이 환경을 지켜주는 친환경 기술, 급한 출근길을 열어주는 스마트시티 기술, 건강을 지키는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AI 기술 등이다. 소비자들은 광고에서 제시하는 더 나은 미래를 자신의 일상생활과 연결 지어 상상해볼 것이다. 자칫 공허해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미레 음의 곡조에 실어 전달했으니 더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미래가 우리 앞에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궁금해진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래는 이미 도착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 미래가 벌써 도착해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말도 있다. 황금, 소금, 지금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세 가지 금이라는 것. 지금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금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다가오다가도 피해가리라.

미래는 지금 꿈꾸며 준비하는 자에게만 가까이 다가와서 속삭인다. 당신이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지금이 곧 미래다.


필자 김병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광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PR학회장, 한국광고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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