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KCTC 전문대항군연대, ‘산악여단’으로 거듭난다

최한영

입력 2021. 12. 08   17:02
업데이트 2021. 12. 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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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체력은 기본…마일즈 장비·드론 장착 '그들, 산보다 강하다'
 
‘전시 산악여단’
새 임무 완수 역량 집중
 
마일즈 장비 활용 교전
감시·공격 드론 운용 등
실전 버금가는 교육
 
전입 장병 대상 교육도
1주에서 2주로 연장
 
자체 전차중대 보유로
효과적 훈련 가능해져
전문 매거진 발간 통해
타 부대와 노하우 공유도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전문대항군연대 장병이 ‘전갈교육대’ 쌍방교전 훈련 중 경계자세를 취하고 있다. 평시 우리 군(軍) 전투태세 완비에 기여하고 있는 전문대항군연대는 전시 산악여단 임무를 새롭게 부여받는다.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전문대항군연대 장병이 ‘전갈교육대’ 쌍방교전 훈련 중 경계자세를 취하고 있다. 평시 우리 군(軍) 전투태세 완비에 기여하고 있는 전문대항군연대는 전시 산악여단 임무를 새롭게 부여받는다.
전문대항군연대 장병이 쌍방교전 훈련 중 동료 전우를 엄호하고 있다.
전문대항군연대 장병이 쌍방교전 훈련 중 동료 전우를 엄호하고 있다.
전문대항군연대 11대대 장병들이 드론 운용 실습을 하고 있다. 전문대항군연대는 워리어 플랫폼, 드론 등 산악전투 환경에 적합한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대항군연대 11대대 장병들이 드론 운용 실습을 하고 있다. 전문대항군연대는 워리어 플랫폼, 드론 등 산악전투 환경에 적합한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대항군연대 소속 T-80U 전차들이 지난 1일 전차중대 창설식에 도열한 모습.
전문대항군연대 소속 T-80U 전차들이 지난 1일 전차중대 창설식에 도열한 모습.

평시 우리 군(軍) 전투태세 완비에 기여하며 ‘적보다 강한 적, 적보다 지독한 적’을 표방하는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전문대항군연대가 또 하나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전시에는 산악여단 임무를 부여받아 전장에 투입되는 것. 새로운 출발을 앞둔 전문대항군연대는 변화하는 전장 환경과 다양한 현대전 양상에 대처할 수 있는, 전천후 산악전투 전문부대에 걸맞은 유·무형 역량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장병들의 체력과 전투기술 향상, 산악전투에 필요한 장비 도입·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글=최한영/사진=조종원 기자


극한 환경 속 훈련 매진


지난 1일 부대 훈련장에는 최근 전문대항군연대로 자대 배치받은 간부·용사 40여 명이 모였다. 훈련장에서는 주·야간 사격, 기동 등 전문대항군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투기술 체득을 목표로 전문대항군연대가 운용 중인 ‘전갈교육대’ 4일 차 교육이 한창이었다.

쌍방교전을 앞둔 장병들은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20명씩 모여 전술토의를 했다. 긴장감을 뚫고 교관의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교전이 시작됐다. 앞으로 달려가던 장병들이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겼다. 잠시 후 “엄호사격 받으며 한 명씩 전진!”, “1시 방향 적!”, “11시 방향 적!”이라는 외침이 훈련장에 쉴 새 없이 울렸다. 실전에 버금가는 긴장감 속에서 장병들의 숨소리가 가빠졌다.

이경봉(상사) 전갈교육대장은 “교육 중 실전 같은 긴장감과 급박함을 맛봐야 전문대항군 임무, 나아가 실제 전투에서 자신 있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교육생들에게 극한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고 말했다.

근처 다른 훈련장에서는 예하 11대대 장병들이 드론 운용 실습을 하고 있었다. 전날 눈이 내린 훈련장 일대에는 강풍과 함께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몰아쳤다. 장병들은 악조건에서도 대대가 보유한 중형 감시드론, 폭탄투하드론, 소형 공격드론이 이상 없이 작동하는지를 꼼꼼히 확인했다.

전승주(중령) 11대대장은 “실전에 입각한 드론 운용 방안을 적용하고, 다른 부대에 노하우를 전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전력투구 중”이라고 소개했다.


부대 성격 ‘산악보병’ 구체화


전문대항군연대는 산악 지역에 가장 최적화되고 검증된 부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훈련 부대와 함께 실전을 방불케 하는 과학화 전투훈련도 연간 10회 이상 소화한다. 훈련 부대로부터 최고의 ‘카운터 파트’라는 호평을 받는 전문대항군연대는 전시 산악여단이라는 새로운 임무 완수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선문(대령) 연대장은 “국토의 70%가 산지고, 그 사이 도심이 도처에 형성돼 있다 보니 유사시 산지에서 건물 지역 전투, 드론을 활용한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며 “산악보병부대는 극한의 지형과 기상 변화에 따른 전투 수행 방식이 필요하기에 일반 보병 역할을 포괄하고, 특공·특전에 버금가는 고도의 적응성·전문성이 요구된다. 미군과 독일군의 산악부대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진화하는 정체성에 걸맞은 변화도 하나둘 이뤄지고 있다. 전입 장병 대상 전갈교육대 교육은 기존 1주일에서 2주일로 연장할 계획이다. 장현기 연대 주임원사는 “현행 교육에 행군, 고지대 지형정찰 등을 추가해 전입 장병들이 산악전투에 필요한 체력과 전투력을 기르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대는 장병들의 체력 향상을 위해 주둔지 안에 트레이닝 코스와 최대 15㎞ 길이의 산악뜀걸음 코스를 조성하고, 분대·소대별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김동우 일병은 “매일 뜀걸음 3㎞,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200개씩을 하며 산악전투에 필요한 체력을 기르고 있다”며 “중대원 모두가 체력 특급을 목표로 단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전투체계(Warrior Platform·워리어 플랫폼), 드론 등 산악전투 환경에 적합한 장비 확보 노력도 한창이다. 전문대항군연대는 지금까지 산악지형에서 소총과 공용화기를 활용한 대항군 운용을 주로 해왔다.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현대전 양상을 감안하면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김 연대장은 “미래 산악전투에서는 사람만 필요한 게 아니라 각종 무인전투체계도 적용해야 한다”며 “미래 지상전투체계 ‘아미타이거(Army TIGER) 4.0’ 전투실험 지원과 병행한 연구·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차중대 창설, 효율적인 산악전투 가능


산악전투에 필요한 장비 범주는 생각보다 넓다. 전문대항군연대는 장병들이 산을 오르는 데 적합한 로프·안전고리 등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이를 확보하는 데에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강원도 국립등산학교 산악전문가 초빙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육군3기갑여단이 운용하던 러시아제 T-80U 전차를 이관받아 지난 1일 창설한 전차중대도 산악전투 전문부대로서 거듭나고자 하는 일환이다. 산악전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적의 종심까지 빠르게 들어가 약한 고리를 찾고 타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의 심장을 빠르고 강하게 꿰뚫을 수 있는 창 역할을 전차중대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전투 훈련마다 타 부대 전차중대를 배속받아 대항군을 운용해온 것과 달리 자체 전차중대를 보유하면서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발생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산악 전투훈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장병들의 산악 생존성을 높이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해발고도 1000m 이상 고지대에서는 장병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어려워 흡입식·펌프식 정수기로 계곡 물을 정화해 마시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옷·양말·장갑 등을 여러 겹 겹쳐 입는 레이어링 시스템(Layering System)을 토대로 장병들의 열 손실을 막고, 활동성을 높이는 연구도 한창 진행 중이다.

특이한 것은 노새를 활용한 산악전투임무 수행 방안도 연구 중이라는 점이다. 서은호(중령) 13보병대대장은 “4차 산업혁명기술 기반 무기체계를 추구했던 미군·독일군에서도 다양한 지형과 변화무쌍한 기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이 혼합된 산악 전투 수행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며 “미군 10산악사단, 독일군 23산악보병여단에서 동물을 이용해 병력·물자·환자를 수송하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미래 산악전투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투 노하우 전파도 지속

전문대항군연대는 산악전투 전문부대로 거듭나며 쌓은 노하우도 다른 부대들에 아낌없이 전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전문대항군연대가 올해 10월 처음 발간한 산악전투 전문 매거진 ‘마운틴 스콜피온(Mountain Scorpion)’이 그 예다. 부대 상징인 ‘산악전갈’ 영문명을 딴 매거진 창간호에는 △산악 전투체력 향상을 위한 운동법 △산악 생존법 △산악지역 급수대책 방안 등 부대원들이 자체 분석한 산악전투 연구 내용이 다수 수록됐다. 매거진은 3개월마다 발간되며 전문대항군연대 외에 다른 부대원들의 기고도 가능하다.

김 연대장은 “매거진을 접한 부대와 장병들의 전투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수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전문대항군연대의 산악전투 전문성 향상 노력은 타 부대에도 많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전문대항군연대는 과학화 전투훈련을 마친 훈련 부대들에 결과를 설명하고, 노하우를 전하는 일을 빼놓지 않고 있다. 장거리 통신이 어려울 때 가능한 범위 안에서 계속 전달하는 ‘릴레이식 상황전파체계’, 이동 중인 부대에 한두 명이 침투해 혼란을 일으키고 뒤로 빠져 같은 편끼리 오인전투를 유발하는 ‘망원전술’ 등이 야전 부대에 전파된 대표적인 사례다.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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