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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항공사령부 901항공대대] One Shot, All Kill ‘공격헬기부대’ No.1 명성 이어간다

최한영

입력 2021. 12. 02   16:45
업데이트 2021. 12. 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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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아파치 가디언 운용 부대
2.75인치 로켓탄 12발 모두 명중 ‘대기록’
2018년 이어 올해도 ‘최우수 공격헬기부대’
정비·무장·통신…각 분야 최고 역량 발휘
“우리가 걷는 길이 역사…전력투구”

육군항공사령부 901항공대대 AH-64E 아파치 가디언 조종사가 이륙 전 체크리스트에 기반한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육군항공사령부 901항공대대 AH-64E 아파치 가디언 조종사가 이륙 전 체크리스트에 기반한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육군항공사령부 901항공대대는 육군의 주력 공격헬기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역사를 함께한다. 대한민국 최초 AH-64E 운용부대인 대대는 실전적인 교육훈련과 항공정찰, 제병 협동훈련, 한미 연합작전을 완수하며 우리 군(軍) 전투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One Shot, All Kill’이란 부대 구호에 걸맞게 올해 육군항공사격대회에서 최우수 공격헬기부대 영예를 차지했다. 글=최한영/사진=조종원 기자

 

901항공대대 정비사들이 AH-64E 곳곳을 점검하고 있다. 정비사들은 영어로 된 전자교범을 참고하며 기체 이상 유무를 면밀히 살폈다.
901항공대대 정비사들이 AH-64E 곳곳을 점검하고 있다. 정비사들은 영어로 된 전자교범을 참고하며 기체 이상 유무를 면밀히 살폈다.

정비사들이 AH-64E 30㎜ 기관포를 점검하고 있다. 조종사, 정비사, 항공기가 삼위일체를 이뤄야 정상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정비사들이 AH-64E 30㎜ 기관포를 점검하고 있다. 조종사, 정비사, 항공기가 삼위일체를 이뤄야 정상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조종사들이 사무실에서 비행·사격술 향상을 위한 지상학 교육을 받고 있다.
조종사들이 사무실에서 비행·사격술 향상을 위한 지상학 교육을 받고 있다.


조종·정비 등 임무 쉴 새 없어


지난달 30일 한동안 고요하던 활주로에서 901항공대대 AH-64E 아파치 헬기들이 이륙을 준비했다. 서인조(소령) 주임무조종사와 황현웅(중위) 임무조종사는 체크리스트에 따라 기체에 이상이 없는지를 꼼꼼히 점검했다.

“넘버 원 엔진, 클리어(Number One Engine, Clear).” 서 소령이 헤드셋으로 기체 옆에 서 있던 정비사에게 이상 유무 확인을 요청했다. 정비사가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클리어”를 외쳤다. 2번 엔진 이상 여부 확인까지 마치자 비행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곧이어 특유의 묵직한 엔진음이 울렸고, 아파치 헬기 4대가 이륙 위치에 자리했다. 긴장감을 뚫고 “OO제대, 안전하게 이륙”이라는 무전이 들렸다. “파이브(5), 포(4), 쓰리(3), 투(2), 원(1), 탱고(Tango)!” 카운트다운과 함께 아파치 헬기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슷한 시간. 활주로 인근 정비고에서는 비행이 없는 기체 정비가 한창이었다. 검사관을 비롯해 8~9명이 한 팀을 이룬 정비사들은 노트북에 띄운 전자교범을 참고하며 기체 이상 여부를 세세히 살폈다. 정비사들이 영어로 된 전자교범을 거침없이 다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준형(소령) 정비중대장은 “비행을 위해서는 조종사와 정비사, 항공기가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며 “각종 전자장비가 달린 기체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사고 1만5000시간 등 성과 돋보여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1조900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AH-64E 아파치 헬기 도입 사업은 육군 최대 전력화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아파치 헬기 도입과 조종사·정비사 양성, 시설공사를 완료한 후 2016년 9월 1일 대한민국 최초 아파치 운용부대인 대대가 창설했다. 2017년 11~12월 헬파이어(Hellfire) 공대지 미사일, 스팅어(Stinger)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을 거쳐 그해 12월 27일 AH-64E 아파치 가디언 전력화 행사가 거행됐다. 이후 대대는 아파치 헬기 운용의 획을 긋고 있다. 2019년 1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했으며, 올해 8월 20일에는 500시간 비행 때 모든 기체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부대정비도 완료했다. 대대가 보유한 무사고 기록은 1만5000시간에 이른다.


2021년 최우수 공격헬기부대 선정

대대는 최근 몇 년간 육군항공사격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다. 2018년 탑 헬리건(Top-Heligun)과 최우수 공격헬기부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9년 탑 헬리건 배출에 이어 올해 최우수 공격헬기부대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대대는 올해 대회에서 2.75인치 로켓탄 12발을 모두 명중시켰을 뿐만 아니라 30㎜ 기관포 주·야간 최고 점수를 획득해 최우수 공격헬기부대에 선정됐다.

2.75인치 로켓탄 사격을 했던 김홍렬(준위) 주임무조종사는 “로켓탄 12발을 모두 명중시킨 것은 부대 창설 후 처음이고, 다른 부대를 봐도 좀처럼 보기 힘든 대기록”이라며 “최고의 공격헬기부대라는 전통을 이어나가게 돼 전 부대원이 기뻐했다”고 전했다. 대대는 이 같은 열매를 수확한 것은 조종 외에도 정비·무장·통신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대는 올해 2월 사격술 향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화기별 이론교육, 자체 사격술 경연대회 등을 하며 기량을 높였다.

백홍민(대위) 교육장교는 각종 사격훈련을 계획했고, 안전보좌관 고홍석 준위와 올해 11월 개인 무사고비행 5000시간을 달성한 장효성 준위 등은 최고의 결과를 거두기 위해 노하우를 전수했다. 조종사들이 비행이 없을 때 교범을 보며 사격·비행술 향상 방안을 논의하는 ‘지상학 교육’을 해온 것도 최우수 공격헬기부대 등극에 톡톡히 기여했다.

대대원들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홍렬 준위는 “우리가 걷는 길이 AH-64E 역사이자 발걸음이 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대대원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최원 901항공대대장
“부대관리 핵심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대원들과 공감 노력”



육군항공사령부 901항공대대 역사를 논할 때 최영원(중령) 대대장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11월부터 1년 6개월간 미국 항공학교에서 AH-64E 과정 연수를 받은 최 대대장은 귀국 직후인 2016년 5월 대대 창설 TF에 합류했다. 이후 정작과장, 항공2중대장, 부대대장을 거쳐 2019년 11월부터 대대장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비행시간은 1800시간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장교들이 1~2년마다 부대를 옮기는 것과 달리 최 대대장은 5년 넘게 한 곳에 머물고 있다. 최 대대장은 “기회만 된다면 더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애정을 나타냈다.

최 대대장은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어려움이 겹치며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한 대대원은 “다른 사람 같으면 대대원들을 원망하거나 화를 낼 법한 상황에도 중심을 잘 잡고 우리를 격려하며 사기를 올려줬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최 대대장은 부대 관리의 핵심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생각에 간부·용사를 막론하고 생일 때 손편지와 작은 선물을 건넸다. 매주 금요일 주간회의 때는 읽은 책 내용을 요약·소개하며 대대원들과 교감했다. 대대장의 노력에 공감한 준사관의 편지가 계기가 돼 지난해 말에는 육군본부가 선정하는 ‘아미 히어로(ARMY HERO)’에도 선정됐다.

그는 올해 초 부대 목표를 세우면서 ‘육군항공사격대회 최우수부대 등극’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대원들을 몰아세우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정비사들은 항공기 특성에 맞게 잘 관리해주고, 무장소대에서 사격통제장비를 정밀 점검하고, 탄약관들이 탄 관리를 완벽하게 해준 게 합쳐져 조종사들이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최 대대장은 오는 14일 이임해 합동참모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에서도 대대 발전을 응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우수 공격헬기부대 선정이라는 영광과 명예를 얻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지만 정이 든 부대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우리 군 장교들이 모이는 합동참모대학에서 대대를 계속 응원하고, 육군 항공의 강점을 전하겠습니다.”



최한영 기자 < visionch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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