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전차 방호·기동력 따라 종류 다양
전장 요소 다 갖춘 종합 전투차량 변모
3세대 이후 전자장비 무장 지능적 진화
‘아르마3’ 최신예 조종하며 현대 지상전
‘아머드 워페어’ 한국군 K2 흑표 큰 인기
‘워썬더’ 신구 세대 성능 차이 체험 재미
지난주 글에서 우리는 방호력과 기동성을 동시에 갖추며 지상전의 중심으로 떠오른 전차의 기본 개념과 초기 형태를 다루는 게임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21세기 이후 현역으로 움직이는 현대의 여러 전차는 과거의 전차들과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의미를 크게 갖는데, 우리는 이들을 가리켜 이른바 MBT(Main Battle Tank), 주력전차라는 개념으로 부른다.
기술 발전으로 모든 전차 플랫폼 통합 2차 대전기까지 전차들은 당시의 기술 상황 때문에 물리적 한계가 명백했다. 전선을 돌파하려면 아무래도 더 두꺼운 장갑이 필요했지만, 장갑을 두껍게 장비할수록 전차의 무게는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제한된 엔진 출력하에서 이는 곧 기동력의 저하를 불러왔기에 당시까지의 전차들은 엔진 출력을 두고 방호력과 기동성 중 어느 쪽에 써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그 결과는 다양한 형태의 목적별 전차들이었다. 빠른 기동력에 치중해 상대적으로 얇은 장갑을 두른 채 적의 측면을 우회하거나 정찰에 특화된 경전차, 적의 대전차무기와 상대편의 전차포를 버텨내며 돌파력에 치중한 중전차, 둘 사이의 어디쯤 위치한 중형전차와 같은 다양한 전차들이 각각의 목적에 맞게 출현해 전장을 휘저었다.
그러나 냉전 이후 다채롭게 발전한 다양한 특수목적 전차들은 다시금 하나의 전차로 통합되는 추세를 맞게 되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론인데, 전차의 유형이 다양할수록 정비와 보급체계 자체가 복잡해져 버리기 때문이었다. 전장에 다양한 전차가 투입될수록 연료와 부품, 각종 소모 장비의 보급과 정비가 어려워졌고, 단일한 차종으로 통일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전차 운용을 가능케 했다.
2차 대전 이후 발전한 다양한 기술들은 이러한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단일 전차에 대한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운용하는 국가마다 자신들의 주력 전장에 최적화된 단일한 플랫폼으로 통합된 전차가 오늘날 우리가 주력전차라고 부르는 개념이다.
2차 대전기의 전차들은 기동성에 치중한 경전차, 적 전차 격파만을 노리는 구축전차처럼 특화된 여러 갈래를 보여줬지만, 현대의 주력전차들은 이런 세부 구분을 갖지 않는다. 이는 제한된 기술하에서 한계를 맞았던 2차 대전기와 달리 이제는 어지간한 전장의 요구 사항들을 한 대의 전차에 모두 갖추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곁에 현역으로 자리하고 있는 모든 주력전차들은 기동력과 방호력, 공격력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종합 전투차량의 총체로서 기능한다. 주포는 더욱 강력해졌고, 장갑은 이제 단순한 강철판을 넘어서 적의 포탄에 반응하는 반응장갑이나 성형작약탄의 피해를 경감시키는 복합장갑으로 발전했다. 수십 톤이 넘어가는 중량에도 오늘날의 주력전차는 과거 경전차를 능가하는 기동성을 보이며, 이제는 심지어 산악지형 같은 곳도 손쉽게 돌파하는 험지 돌파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주력전차 또한 세대를 거듭하면서 3세대 이후부터는 다양한 전자장비들의 추가를 통해 더욱 스마트한 무기로 거듭나는 중이다. 기동 중 이동표적 사격마저도 용이하게 만들어주는 추적 시스템, 네트워크 연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전장통제 능력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추가되면서 전차는 이제 단순한 강철 괴물을 넘어 힘과 지능을 동시에 갖춘 전장의 선봉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K2 흑표 전차가 전투사격 훈련에서 표적을 향해 화염을 내뿜고 있다. 국방일보 DB
‘아머드 워페어’에 등장하는 K2 흑표 전차. 게임 내에서도 상당한 고성능으로 자리 잡은 핵심 주력전차 유닛으로 통한다. 필자 제공
전 세대 전차와는 확연히 다른 성능 각종 병기가 갖는 시대적, 기술적 의미를 잘 고증한 게임 ‘문명’ 시리즈에서 주력전차는 아주 뚜렷하게 이전 시대의 전차와 차이를 갖는 무기로 그려진다. 석유만 있으면 굴릴 수 있었던 전 세대 전차와 달리, 주력전차는 알루미늄과 같은 새로운 금속을 확보해야 만들 수 있는 장비다. 요구하는 자원이 늘어난 만큼 활약도 대단해서 기동력, 방호력, 공격력 무엇 하나 전 세대 전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빠른 기동력으로 전선을 돌파해 적 후방 깊숙한 곳까지 치고 들어가 석유나 철 같은 주요 자원 생산을 끊어버리는 데 있어서는 당해낼 자가 없으며, 튼튼한 방호력은 도시 점령과 같은 피해가 강요되는 전투에서 주력전차를 선봉으로 세우기 좋은 카드로 만들어낸다.
현대전을 세밀하게 그려냈다고 평가받는 게임 ‘아르마’ 시리즈의 최신작 3편에는 현대 지상전을 화려하게 수놓는 동 세대 최신예 주력전차들이 총출동한다. 실존하는 장비들의 편제명을 쓰지는 않지만, 주포로 120㎜가 넘어가는 활강포를 사용하거나 가스터빈 엔진 소리가 들리는 등 여러모로 ‘아르마 3’의 전차들은 현대 주력전차의 3세대 버전에 가까운 모습들로 나타난다.
육·해·공 전 병종이 총출동해 박진감 넘치는 입체적인 전장을 구현하는 온라인 밀리터리 게임 ‘워썬더’에서 지상전은 아무리 다양한 차량이 등장한다 해도 역시 전차가 주력인 상황으로 나타난다. ‘워썬더’에서 흥미로운 점은 초창기 전차부터 동시대 주력전차까지 다양한 시대별 전차들이 모두 한 전장에 모여 싸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아르마3’에 등장하는 가상의 주력전차 T-100. 전면부와 상부를 덮은 반응장갑이 인상적이다. 'ARMA 3' 제공
다만 실제 성능들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게임이다 보니 초창기 전차와 현대 주력전차의 성능 차는 상당히 큰 편이다. 각종 복합장갑과 강력한 주포로 무장하면서도 고속기동이 가능한 주력전차를 2차 대전기 중전차로 상대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다.
이런 밸런스 차이는 다행히도 온라인게임에서 서로 매칭되는 티어 구분을 통해 극복되는 편이다. 게임 초보자들은 주로 세계대전기의 구형 전차를 사용하고,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이 오르면서 게임 매치 난도가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주력전차들을 뽑아 쓸 수 있는 식의 구조로 되어 있다 보니 전차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초기형 전차부터 시작해 주력전차까지를 서서히 경험해 나가면서 플레이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현대의 주력전차가 구세대 전차들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플레이어는 꽤 아프게(?) 맞아가면서 배우기도 한다.
현대 주력전차를 다루는 게임 중에서는 한국군의 주력전차를 만나볼 수 있는 순간도 적지 않다. 현세대보다 조금 뒤인 근미래 세계관의 전차전을 다룬 게임 ‘아머드 워페어’에는 한국군 기갑차량이 적잖게 등장하는데, K2 흑표가 한국군의 주력전차 자리를 차지한다.
3.5세대 주력전차로 분류되는 만큼 K2 흑표의 성능은 게임 안에서도 절륜하다. 사실상 정규 플레이 차량으로는 여러 주력전차 중에서도 상당히 넓은 시야각과 뛰어난 방호력으로 플레이어들의 1픽 주력전차로 손꼽힌다.
세계대전 초창기에 등장해 전장을 지배한 초기 전차부터 현대전의 중심인 주력전차까지를 살펴본 뒤, 다음 회차에서는 전차의 미래에 대해 조망해보며 전차 이야기를 마무리해 보자. <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
초기 전차 방호·기동력 따라 종류 다양
전장 요소 다 갖춘 종합 전투차량 변모
3세대 이후 전자장비 무장 지능적 진화
‘아르마3’ 최신예 조종하며 현대 지상전
‘아머드 워페어’ 한국군 K2 흑표 큰 인기
‘워썬더’ 신구 세대 성능 차이 체험 재미
지난주 글에서 우리는 방호력과 기동성을 동시에 갖추며 지상전의 중심으로 떠오른 전차의 기본 개념과 초기 형태를 다루는 게임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21세기 이후 현역으로 움직이는 현대의 여러 전차는 과거의 전차들과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의미를 크게 갖는데, 우리는 이들을 가리켜 이른바 MBT(Main Battle Tank), 주력전차라는 개념으로 부른다.
기술 발전으로 모든 전차 플랫폼 통합 2차 대전기까지 전차들은 당시의 기술 상황 때문에 물리적 한계가 명백했다. 전선을 돌파하려면 아무래도 더 두꺼운 장갑이 필요했지만, 장갑을 두껍게 장비할수록 전차의 무게는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제한된 엔진 출력하에서 이는 곧 기동력의 저하를 불러왔기에 당시까지의 전차들은 엔진 출력을 두고 방호력과 기동성 중 어느 쪽에 써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그 결과는 다양한 형태의 목적별 전차들이었다. 빠른 기동력에 치중해 상대적으로 얇은 장갑을 두른 채 적의 측면을 우회하거나 정찰에 특화된 경전차, 적의 대전차무기와 상대편의 전차포를 버텨내며 돌파력에 치중한 중전차, 둘 사이의 어디쯤 위치한 중형전차와 같은 다양한 전차들이 각각의 목적에 맞게 출현해 전장을 휘저었다.
그러나 냉전 이후 다채롭게 발전한 다양한 특수목적 전차들은 다시금 하나의 전차로 통합되는 추세를 맞게 되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론인데, 전차의 유형이 다양할수록 정비와 보급체계 자체가 복잡해져 버리기 때문이었다. 전장에 다양한 전차가 투입될수록 연료와 부품, 각종 소모 장비의 보급과 정비가 어려워졌고, 단일한 차종으로 통일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전차 운용을 가능케 했다.
2차 대전 이후 발전한 다양한 기술들은 이러한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단일 전차에 대한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운용하는 국가마다 자신들의 주력 전장에 최적화된 단일한 플랫폼으로 통합된 전차가 오늘날 우리가 주력전차라고 부르는 개념이다.
2차 대전기의 전차들은 기동성에 치중한 경전차, 적 전차 격파만을 노리는 구축전차처럼 특화된 여러 갈래를 보여줬지만, 현대의 주력전차들은 이런 세부 구분을 갖지 않는다. 이는 제한된 기술하에서 한계를 맞았던 2차 대전기와 달리 이제는 어지간한 전장의 요구 사항들을 한 대의 전차에 모두 갖추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곁에 현역으로 자리하고 있는 모든 주력전차들은 기동력과 방호력, 공격력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종합 전투차량의 총체로서 기능한다. 주포는 더욱 강력해졌고, 장갑은 이제 단순한 강철판을 넘어서 적의 포탄에 반응하는 반응장갑이나 성형작약탄의 피해를 경감시키는 복합장갑으로 발전했다. 수십 톤이 넘어가는 중량에도 오늘날의 주력전차는 과거 경전차를 능가하는 기동성을 보이며, 이제는 심지어 산악지형 같은 곳도 손쉽게 돌파하는 험지 돌파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주력전차 또한 세대를 거듭하면서 3세대 이후부터는 다양한 전자장비들의 추가를 통해 더욱 스마트한 무기로 거듭나는 중이다. 기동 중 이동표적 사격마저도 용이하게 만들어주는 추적 시스템, 네트워크 연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전장통제 능력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추가되면서 전차는 이제 단순한 강철 괴물을 넘어 힘과 지능을 동시에 갖춘 전장의 선봉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K2 흑표 전차가 전투사격 훈련에서 표적을 향해 화염을 내뿜고 있다. 국방일보 DB
‘아머드 워페어’에 등장하는 K2 흑표 전차. 게임 내에서도 상당한 고성능으로 자리 잡은 핵심 주력전차 유닛으로 통한다. 필자 제공
전 세대 전차와는 확연히 다른 성능 각종 병기가 갖는 시대적, 기술적 의미를 잘 고증한 게임 ‘문명’ 시리즈에서 주력전차는 아주 뚜렷하게 이전 시대의 전차와 차이를 갖는 무기로 그려진다. 석유만 있으면 굴릴 수 있었던 전 세대 전차와 달리, 주력전차는 알루미늄과 같은 새로운 금속을 확보해야 만들 수 있는 장비다. 요구하는 자원이 늘어난 만큼 활약도 대단해서 기동력, 방호력, 공격력 무엇 하나 전 세대 전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빠른 기동력으로 전선을 돌파해 적 후방 깊숙한 곳까지 치고 들어가 석유나 철 같은 주요 자원 생산을 끊어버리는 데 있어서는 당해낼 자가 없으며, 튼튼한 방호력은 도시 점령과 같은 피해가 강요되는 전투에서 주력전차를 선봉으로 세우기 좋은 카드로 만들어낸다.
현대전을 세밀하게 그려냈다고 평가받는 게임 ‘아르마’ 시리즈의 최신작 3편에는 현대 지상전을 화려하게 수놓는 동 세대 최신예 주력전차들이 총출동한다. 실존하는 장비들의 편제명을 쓰지는 않지만, 주포로 120㎜가 넘어가는 활강포를 사용하거나 가스터빈 엔진 소리가 들리는 등 여러모로 ‘아르마 3’의 전차들은 현대 주력전차의 3세대 버전에 가까운 모습들로 나타난다.
육·해·공 전 병종이 총출동해 박진감 넘치는 입체적인 전장을 구현하는 온라인 밀리터리 게임 ‘워썬더’에서 지상전은 아무리 다양한 차량이 등장한다 해도 역시 전차가 주력인 상황으로 나타난다. ‘워썬더’에서 흥미로운 점은 초창기 전차부터 동시대 주력전차까지 다양한 시대별 전차들이 모두 한 전장에 모여 싸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아르마3’에 등장하는 가상의 주력전차 T-100. 전면부와 상부를 덮은 반응장갑이 인상적이다. 'ARMA 3' 제공
다만 실제 성능들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게임이다 보니 초창기 전차와 현대 주력전차의 성능 차는 상당히 큰 편이다. 각종 복합장갑과 강력한 주포로 무장하면서도 고속기동이 가능한 주력전차를 2차 대전기 중전차로 상대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다.
이런 밸런스 차이는 다행히도 온라인게임에서 서로 매칭되는 티어 구분을 통해 극복되는 편이다. 게임 초보자들은 주로 세계대전기의 구형 전차를 사용하고,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이 오르면서 게임 매치 난도가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주력전차들을 뽑아 쓸 수 있는 식의 구조로 되어 있다 보니 전차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초기형 전차부터 시작해 주력전차까지를 서서히 경험해 나가면서 플레이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현대의 주력전차가 구세대 전차들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플레이어는 꽤 아프게(?) 맞아가면서 배우기도 한다.
현대 주력전차를 다루는 게임 중에서는 한국군의 주력전차를 만나볼 수 있는 순간도 적지 않다. 현세대보다 조금 뒤인 근미래 세계관의 전차전을 다룬 게임 ‘아머드 워페어’에는 한국군 기갑차량이 적잖게 등장하는데, K2 흑표가 한국군의 주력전차 자리를 차지한다.
3.5세대 주력전차로 분류되는 만큼 K2 흑표의 성능은 게임 안에서도 절륜하다. 사실상 정규 플레이 차량으로는 여러 주력전차 중에서도 상당히 넓은 시야각과 뛰어난 방호력으로 플레이어들의 1픽 주력전차로 손꼽힌다.
세계대전 초창기에 등장해 전장을 지배한 초기 전차부터 현대전의 중심인 주력전차까지를 살펴본 뒤, 다음 회차에서는 전차의 미래에 대해 조망해보며 전차 이야기를 마무리해 보자. <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