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주얼리 컬렉션 ‘네 잎 클로버 디자인’
한겨울 동화 같은 풍경 ‘나비’로 시각화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 자연스럽게 담아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겨울이 시작됐지만 결혼하는 선남선녀들의 사랑의 열기 때문에 주말 온도가 1도쯤은 올라갈 것 같다. 여름에 이루어진 사랑이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처럼 강한 사랑이라면, 겨울에 이루어진 사랑은 거리에 흩날리는 흰 눈처럼 마음 따뜻한 사랑이다. 겨울 사랑은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다. 아이스크림이란 차가운 게 아니라 사랑처럼 따뜻한 것이니까.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2018)에서도 마음이 따뜻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은 보석세공사의 아들인 알프레드 반클리프와 보석상의 딸인 에스텔 아펠이 결혼한 다음, 두 집안의 성을 따 1896년에 탄생시킨 프랑스 보석 브랜드다. 모나코의 왕 레니에 3세가 1956년 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하며 예물로 주문한 이후, 모나코 왕실의 공식 보석 브랜드로 인정받아 더 유명해졌다.
광고가 시작되면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이런 자막이 뜬다. “1968년 이래 행운을 가져온 알함브라 궁전(Alhambra, celebrating luck since 1968).” 자막에 등장한 1968이란 숫자는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컬렉션’이 출시된 1968년을 뜻한다. 숲에는 온통 눈이 쌓여 있고 강은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 풍경이 고즈넉이 지나가는 가운데 동물들이 등장한다.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올라 네 잎 클로버 모양으로 날갯짓하며 날아간다. 클로버 색깔을 보여주려고 노랑나비가 아닌 녹색의 나비를 만들었다.
네 잎 클로버처럼 날아가는 나비의 날갯짓은 반클리프 아펠의 보석 중에서도 특히 명품으로 알려진 ‘알함브라 컬렉션’을 상징한다. 네 잎 클로버 디자인은 행운과 사랑의 상징인 알함브라 궁전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했다고 한다.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컬렉션은 매직, 럭키, 빈티지, 비잔틴, 알함브라(오리지널), 스위트 라인으로 구성된다.
광고에서는 한겨울에 동물들이 숲속을 떠도는 영상이 차분하게 흘러간다. 부엉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덩치 큰 순록이 지나간다. 솟아오른 뿔에는 반클리프 아펠의 ‘빈티지 알함브라 펜던트 화이트 골드’ 목걸이가 주렁주렁 걸려 있다. 녹색의 나비가 날아오르자 꽁꽁 얼어붙은 강에 쌓인 눈 속에서 거북이가 기어 나온다. 기어가는 거북이의 뒤쪽에 ‘빈티지 알함브라 블루 세브르 포슬린 펜던트’가 자연스럽게 배치된다. 네 잎 클로버 패턴이 매혹적인 목걸이 세트다. 얼음 위를 한참 동안 기어가던 거북이가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빙빙 돌자, 알함브라 컬렉션의 상징인 네 잎 클로버 모양이 그려진다.
일상에서 보석을 착용하는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알함브라의 긴 목걸이는 통나무에도 걸려 있다.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참새도 ‘빈티지 알함브라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 목걸이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언덕에는 알함브라 빈티지 손목시계와 알함브라 반지가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테두리를 알함브라 문양으로 감싸고 오닉스 대신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은 명품 반지다. 그 위로 나비가 하늘하늘 날아오르니 요정이 사는 동화의 세계에 온 듯하다. 곧이어 하얀 눈 속에서 클로버 새싹이 솟아나더니 순식간에 네 잎 클로버가 화면을 가득 채워버린다. 마지막에 반클리프 아펠의 로고와 함께 “하이 주얼리, 1906년 이후 방돔광장(Haute Joaillerie, place Vendome since 1906)”이라는 슬로건이 나오며, 광고가 끝난다.
이 광고는 알함브라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한 3D 애니메이션 영상이다. 버큐와 제프리(Burcu & Geoffrey)라는 두 감독은 모션그래픽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적이고 몽환적인 영상 세계를 완성했다. 눈 덮인 겨울 풍경 속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며, 장면마다 알함브라 컬렉션을 절묘하게 배치하는 솜씨를 발휘했다. 알함브라 컬렉션을 360도 전방위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동화적인 연출 기법으로 표현한 영상의 색감도 환상적이다.
광고에서는 보석을 먼저 부각하지 않았다. 나비, 순록, 거북이, 참새를 따라가다 보면 보석이 저절로 눈에 띄는 형식이었다. 나비는 알함브라의 겨울 컬렉션을 소개하는 인상적인 매개체로 활용됐다. 등장하는 동물의 특성에 알맞게 장면의 전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광고에서 묘사된 자연의 소재는 평화롭고 따듯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만 흐르고 어떠한 내레이션도 없지만, 한겨울에도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광고다.
다들 알다시피 알함브라 궁전은 이베리아반도에 정착했던 무어인들이 스페인의 그라나다에 지은 궁전이다. 스페인의 그라나다 지방에 있는 궁전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극도로 세련된 아름다움이 있어 높이 평가받는 건물이다. 작곡가이자 기타 연주자인 프란치스코 타레가(Francisco Tarrega, 1852~1909)는 이 궁전을 둘러보고 나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Recuerdos de la Alhambra)’이라는 명곡을 남겼다.
결혼하는 선남선녀들은 어떤 식으로든 예물을 교환한다. 예물은 그 자체를 넘어 사랑의 언약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신랑 신부들이여! 들꽃을 꺾어 만든 반지로 예물을 주고받든, 명품 보석을 손가락에 끼워주며 사랑을 약속하든, 예물 교환의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뜨겁고 순수하던 참사랑의 그 순간을.
중국 명나라 시대의 정화(鄭和, 1371~1434)는 대규모의 선단을 꾸려 지금의 태평양 지역을 7차례나 항해하며 해상 실크로드를 개척했다. 콜럼버스보다 1세기나 빨리 대항해 시대를 개척한 정화의 함대 이름이 서양취보선(西洋取寶船·서양에서 보물을 가져오는 배)이었다. 보통은 ‘보선’이란 약칭으로 통용됐다. 보선이란 배 이름처럼, 결혼은 배에 인생의 보물을 싣고 두 사람이 함께 떠나는 평생의 항해와 같다.
반클리프 아펠의 별명은 서사시(敍事詩)다. 보석마다 흥미롭고 긴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런 별칭을 얻었다. 짧은 서정시가 아닌 긴 서사시의 첫 줄을 쓰는 순간이 결혼식이라면, 결혼이란 사랑의 서사시를 평생토록 함께 써가는 과정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만 몰두하지 말고, 결혼을 준비하는 데 더 오래 궁리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기에, 안다미로 따뜻한 ‘참’사랑만이 ‘보선’의 장거리 항해를 이끄는 평생의 연료가 될 것이다. 사랑의 서사시를 완성하는 그날까지.
필자 김병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광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PR학회장, 한국광고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명품 주얼리 컬렉션 ‘네 잎 클로버 디자인’
한겨울 동화 같은 풍경 ‘나비’로 시각화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 자연스럽게 담아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 (2018). 필자 제공
겨울이 시작됐지만 결혼하는 선남선녀들의 사랑의 열기 때문에 주말 온도가 1도쯤은 올라갈 것 같다. 여름에 이루어진 사랑이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처럼 강한 사랑이라면, 겨울에 이루어진 사랑은 거리에 흩날리는 흰 눈처럼 마음 따뜻한 사랑이다. 겨울 사랑은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다. 아이스크림이란 차가운 게 아니라 사랑처럼 따뜻한 것이니까.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알함브라의 겨울’ 편(2018)에서도 마음이 따뜻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은 보석세공사의 아들인 알프레드 반클리프와 보석상의 딸인 에스텔 아펠이 결혼한 다음, 두 집안의 성을 따 1896년에 탄생시킨 프랑스 보석 브랜드다. 모나코의 왕 레니에 3세가 1956년 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하며 예물로 주문한 이후, 모나코 왕실의 공식 보석 브랜드로 인정받아 더 유명해졌다.
광고가 시작되면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이런 자막이 뜬다. “1968년 이래 행운을 가져온 알함브라 궁전(Alhambra, celebrating luck since 1968).” 자막에 등장한 1968이란 숫자는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컬렉션’이 출시된 1968년을 뜻한다. 숲에는 온통 눈이 쌓여 있고 강은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 풍경이 고즈넉이 지나가는 가운데 동물들이 등장한다.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올라 네 잎 클로버 모양으로 날갯짓하며 날아간다. 클로버 색깔을 보여주려고 노랑나비가 아닌 녹색의 나비를 만들었다.
네 잎 클로버처럼 날아가는 나비의 날갯짓은 반클리프 아펠의 보석 중에서도 특히 명품으로 알려진 ‘알함브라 컬렉션’을 상징한다. 네 잎 클로버 디자인은 행운과 사랑의 상징인 알함브라 궁전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했다고 한다.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컬렉션은 매직, 럭키, 빈티지, 비잔틴, 알함브라(오리지널), 스위트 라인으로 구성된다.
광고에서는 한겨울에 동물들이 숲속을 떠도는 영상이 차분하게 흘러간다. 부엉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덩치 큰 순록이 지나간다. 솟아오른 뿔에는 반클리프 아펠의 ‘빈티지 알함브라 펜던트 화이트 골드’ 목걸이가 주렁주렁 걸려 있다. 녹색의 나비가 날아오르자 꽁꽁 얼어붙은 강에 쌓인 눈 속에서 거북이가 기어 나온다. 기어가는 거북이의 뒤쪽에 ‘빈티지 알함브라 블루 세브르 포슬린 펜던트’가 자연스럽게 배치된다. 네 잎 클로버 패턴이 매혹적인 목걸이 세트다. 얼음 위를 한참 동안 기어가던 거북이가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빙빙 돌자, 알함브라 컬렉션의 상징인 네 잎 클로버 모양이 그려진다.
일상에서 보석을 착용하는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알함브라의 긴 목걸이는 통나무에도 걸려 있다.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참새도 ‘빈티지 알함브라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 목걸이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언덕에는 알함브라 빈티지 손목시계와 알함브라 반지가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테두리를 알함브라 문양으로 감싸고 오닉스 대신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은 명품 반지다. 그 위로 나비가 하늘하늘 날아오르니 요정이 사는 동화의 세계에 온 듯하다. 곧이어 하얀 눈 속에서 클로버 새싹이 솟아나더니 순식간에 네 잎 클로버가 화면을 가득 채워버린다. 마지막에 반클리프 아펠의 로고와 함께 “하이 주얼리, 1906년 이후 방돔광장(Haute Joaillerie, place Vendome since 1906)”이라는 슬로건이 나오며, 광고가 끝난다.
이 광고는 알함브라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한 3D 애니메이션 영상이다. 버큐와 제프리(Burcu & Geoffrey)라는 두 감독은 모션그래픽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적이고 몽환적인 영상 세계를 완성했다. 눈 덮인 겨울 풍경 속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며, 장면마다 알함브라 컬렉션을 절묘하게 배치하는 솜씨를 발휘했다. 알함브라 컬렉션을 360도 전방위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동화적인 연출 기법으로 표현한 영상의 색감도 환상적이다.
광고에서는 보석을 먼저 부각하지 않았다. 나비, 순록, 거북이, 참새를 따라가다 보면 보석이 저절로 눈에 띄는 형식이었다. 나비는 알함브라의 겨울 컬렉션을 소개하는 인상적인 매개체로 활용됐다. 등장하는 동물의 특성에 알맞게 장면의 전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광고에서 묘사된 자연의 소재는 평화롭고 따듯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만 흐르고 어떠한 내레이션도 없지만, 한겨울에도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광고다.
다들 알다시피 알함브라 궁전은 이베리아반도에 정착했던 무어인들이 스페인의 그라나다에 지은 궁전이다. 스페인의 그라나다 지방에 있는 궁전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극도로 세련된 아름다움이 있어 높이 평가받는 건물이다. 작곡가이자 기타 연주자인 프란치스코 타레가(Francisco Tarrega, 1852~1909)는 이 궁전을 둘러보고 나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Recuerdos de la Alhambra)’이라는 명곡을 남겼다.
결혼하는 선남선녀들은 어떤 식으로든 예물을 교환한다. 예물은 그 자체를 넘어 사랑의 언약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신랑 신부들이여! 들꽃을 꺾어 만든 반지로 예물을 주고받든, 명품 보석을 손가락에 끼워주며 사랑을 약속하든, 예물 교환의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뜨겁고 순수하던 참사랑의 그 순간을.
중국 명나라 시대의 정화(鄭和, 1371~1434)는 대규모의 선단을 꾸려 지금의 태평양 지역을 7차례나 항해하며 해상 실크로드를 개척했다. 콜럼버스보다 1세기나 빨리 대항해 시대를 개척한 정화의 함대 이름이 서양취보선(西洋取寶船·서양에서 보물을 가져오는 배)이었다. 보통은 ‘보선’이란 약칭으로 통용됐다. 보선이란 배 이름처럼, 결혼은 배에 인생의 보물을 싣고 두 사람이 함께 떠나는 평생의 항해와 같다.
반클리프 아펠의 별명은 서사시(敍事詩)다. 보석마다 흥미롭고 긴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런 별칭을 얻었다. 짧은 서정시가 아닌 긴 서사시의 첫 줄을 쓰는 순간이 결혼식이라면, 결혼이란 사랑의 서사시를 평생토록 함께 써가는 과정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만 몰두하지 말고, 결혼을 준비하는 데 더 오래 궁리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기에, 안다미로 따뜻한 ‘참’사랑만이 ‘보선’의 장거리 항해를 이끄는 평생의 연료가 될 것이다. 사랑의 서사시를 완성하는 그날까지.
필자 김병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광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PR학회장, 한국광고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