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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에서 온 밝은 빛 평화의 등불이 되다

서현우

입력 2021. 11. 16   17:16
업데이트 2021. 11. 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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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부대 완전작전 현장에 가다 ①

고정감시·기동정찰·주둔지 경계 등 임무 수행
무장세력 식별해 위험 차단…부대원 보호 중점

동명부대 장병들이 주둔지 고가초소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경계 임무를 펼치고 있다. 동명부대는 완벽한 임무 수행으로 현지와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으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동명부대 장병들이 주둔지 고가초소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경계 임무를 펼치고 있다. 동명부대는 완벽한 임무 수행으로 현지와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으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은 분쟁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다. 갈등과 위기를 막고 균형과 조화를 유도하는 평화의 밑거름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PKO에 동참해 부대·개인 단위 파병을 이어가며 세계 중심국가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레바논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동명부대(레바논평화유지단)는 우리 군 최장기 파병부대로, 지역 평화·안정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소속으로 임무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14년이 넘게 무결점 작전을 펼쳐 PKO의 모범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동쪽에서 온 밝은 빛’이라는 부대명처럼 레바논의 평화·안정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있다. 글=서현우/사진=이경원 기자

레바논에 평화를, 대한민국에 영광을 
남부지역 45㎢ 국경수비·치안유지 
주요 길목 두 곳 감시초소 설치 운영 

24시간 기동정찰·매의 눈으로 감시

15일(현지시간) 오전 7시30분.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 2지역대 사무실에서 8명의 기동정찰팀원이 워게임을 하고 있었다. 기동정찰에 앞서 전개하는 일종의 작전브리핑이다. 기동정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이사항이 전달됐고,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 상황이 공유됐다. 안전 유의 사항도 빠지지 않았다. 장병들은 각 사안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역할을 되새겼다. 워게임이 끝나자 팀원들은 자리를 옮겨 개인화기 무장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한 뒤 지역대장에게 작전 신고를 했다.


지역대장 김경환 소령은 팀원들에게 “언제·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상황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강조했다. 또 최근 부쩍 증가한 레바논 차량 통행량을 언급하며 “기동정찰 간 교통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팀원들이 소형 전술차량에 몸을 실었다. 소형 전술차량은 ‘레바논에 평화를, 대한민국에 영광을’이라고 적힌 부대 조형물을 뒤로 한 채 주둔지를 빠져나왔다. 기동정찰의 시작이었다.


기동정찰은 주둔지와 작전지역의 안정적인 통제·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작전지역 주요 이동로를 따라가며 한 팀이 8시간씩 매일 24시간 이뤄진다. 불법무기·무장세력 유입을 차단하는 고정감시와 더불어 부대 핵심 임무다. 그만큼 위험한 작전이기도 하다. 소형 전술차량이 지날 때면 주민들이 반갑게 손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팀원 누구도 기동정찰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돌발상황은 예측할 수 없는 일이고, 부대에 복귀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기동정찰팀장 김동현 대위는 “작전지역에는 다양한 종교·종파의 주민이 혼재해 주변 정세와 맞물려 자칫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동정찰 간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즉각 대응이 가능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은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국경수비, 치안유지, 감시·관찰 임무를 수행한다. 동명부대는 티르, 부르즈라할, 부르글리아, 압바시아, 디바, 사브리하 일대를 책임지고 있다. 종심 7㎞, 정면 4~8㎞로 면적으로 따지면 약 45㎢에 달한다.


책임구역 안에는 수도 베이루트로 연결되면서 국토의 남북을 잇는 주 도로가 있다. 또 보급로와 고속도로도 있어 이곳에 대한 감시가 예민하게 이뤄진다. 동명부대는 주요 길목 두 곳에 고정감시초소를 설치하고, 24시간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다.


주둔 지역 일대 야간 도보정찰 작전에 나선 장병들이 주변 지형지물을 살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주둔 지역 일대 야간 도보정찰 작전에 나선 장병들이 주변 지형지물을 살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같은 날 오후 2시. 주둔지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려 고정감시초소 중 한 곳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판아랍 고속도로를 오가는 차들을 집중적으로 감시한다. 지나는 차량은 하루 평균 약 3000대. 동명부대 책임 지역으로 들어오는 방향에는 소형 전술차량이 서 있고, 반대 방향에는 ‘홀컵’으로 불리는 간이 초소가 세워져 있다. 근무자들은 불법무기·무장세력의 진입을 막기 위해 차량을 감시하고, 주변 특이사항을 관측·보고한다.

홀컵에서 근무 중이던 김민호 중사는 “특히 번호판이 없는 무적 차량과 테러 첩보 용의 차량이 감시 대상”이라며 “의심 차량이 발견되면 즉각 지휘통제실로 보고해 확인작업 및 대응조치가 이뤄지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짧은 인터뷰 중에도 시선을 전방에 두고 지나가는 차량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홀컵 안에는 무선·위성통신 장비와 주·야간 감시장비 등이 설치돼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 소형 전술차량 포탑에 자리한 다른 근무자 역시 감시경 등을 이용해 지나는 차량을 한 대도 놓치지 않고 살폈다. 고정감시초소 팀장 송재우 대위는 “언제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긴장감을 유지한 가운데 감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밤 9시. 야간 도보정찰팀 장병들을 따라나섰다. 동명부대 작전은 크게 고정감시·기동정찰·주둔지 경계로 나뉜다. 작전지역대 장병들은 세 작전을 순환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주둔지 경계 역시 24시간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고가초소를 운영해 주변을 감시하는 동시에 주둔지 경계를 도보 정찰하며 특이사항을 식별한다. 열영상장비(TOD)와 중거리 카메라 등 첨단 감시장비도 투입해 작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도보정찰은 한번 나가면 4개 코스를 이동한다. 그중 한 코스에서는 정적 감시를 한다. 한 코스 이동에 약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매일 같은 코스를 정찰하는 일임에도 평소와 다른 점은 없는지, 눈에 띄는 요소는 없는지 예민하게 살폈다. 장병들은 한 걸음 한 걸음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도보정찰팀장 신용승 대위는 “주둔지 일대 비우호·무장세력을 조기 식별해 위험 요소를 차단하고, 부대원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도보정찰을 한다”고 강조했다.


서현우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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