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6보병사단] 계절도 밤낮도 잊었다, 쉼표 없는 완전경계작전 24시

최한영

입력 2021. 11. 16   16:12
업데이트 2021. 11.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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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6보병사단 최전방 GOP를 찾아서

DMZ 인접 GOP엔 벌써 겨울이 성큼
야간 감시장비 갖춘 용사들 철책으로
과학화 경계시스템 있어도 눈으로 확인
밤 꼬박 새운 뒤 이상 없음에 안도 취침


실전적 훈련·효율적 체계 운용 결실
장병 자부심 고취·고립감 해소 노력도


육군6보병사단 초산여단 개천돌진대대 GOP 소초 장병들이 철책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길을 따라 걸으며 점검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육군6보병사단 초산여단 개천돌진대대 GOP 소초 장병들이 철책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길을 따라 걸으며 점검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한 전방 일반전초(GOP)의 겨울은 다른 곳보다 빨리 찾아온다. 육군6보병사단 초산여단 개천돌진대대 ○○소초도 마찬가지다. 11월 중순임에도 이곳의 밤 기온은 0도 이하로 떨어졌다. 한겨울이 되면 혹한과 폭설이 몰려올 터.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장병들은 국가 안보 최일선에 서 있다는 사명감으로 임무에 매진하고 있다. 글=최한영/사진=양동욱 기자

철책 점검, 초소 근무 등 쉴 새 없어
이현주 중위는 지난 6월 사단 역사상 첫 여군 GOP 소초장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임관해 보병중대 소대장을 하던 이 중위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소초장에 자원했다. 그는 “현행작전 부대이기에 주의하고 신경 써야 할 점은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다”며 “기존 시스템을 토대로 소초원들이 완전경계작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6보병사단 사상 첫 여군 GOP 소초장인 이현주(오른쪽) 중위가 장병들과 간담회를 하며 소통·공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6보병사단 사상 첫 여군 GOP 소초장인 이현주(오른쪽) 중위가 장병들과 간담회를 하며 소통·공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여군 GOP 소초장이 있는 곳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이 중위를 비롯한 장병들은 다른 GOP 소초처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임무에 투입된다.

지난 12일 오후, 해가 질 무렵이 되자 3명의 용사가 복장과 장구류를 갖추고 막사 밖으로 나왔다. 야간 초소 근무와 별개로 이뤄지는 철책 점검을 위해서다. 이 중위에게서 실탄과 수류탄, 야간 감시장비를 전달받은 용사들은 총기 안전검사를 마치고 곧장 철책으로 향했다. 소초 책임구역에는 광망, 중·근거리 카메라, 열영상 감시카메라(TOD) 등으로 이뤄진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도입됐다. 그렇다고 해도 철책 이상 유무를 두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필수다.

최전방을 지키는 GOP는 늘 철저한 대비가 필수다. 6보병사단 GOP 소초 장병들이 임무에 투입되기 전 총기 안전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최전방을 지키는 GOP는 늘 철저한 대비가 필수다. 6보병사단 GOP 소초 장병들이 임무에 투입되기 전 총기 안전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자정 무렵에는 초소 근무를 수행할 장병들이 연병장에 모였다. 과학화 경계시스템 도입으로 모든 초소에 장병이 투입되는 일은 사라졌지만 장비 힘에만 기댈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주요 지점에서는 사람의 눈과 귀가 필요하다.

마침 이날은 1주일 단위로 바뀌는 임무의 마지막 날이었다. “한 주의 마지막인데,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마무리 잘하자. (초소) 올라갈 때 계단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고.” 이 중위의 “구호 준비!” 선창에 용사들이 “자승! 최강! 안전작전 ○소대! 파이팅!”을 외치고는 쏜살같이 사라졌다. 초소에 투입된 장병들은 해가 뜰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북쪽을 바라봤다. 상황실에 머물던 이 중위도 소초원들의 근무 상태와 시설물 이상 유무를 점검하기 위해 순찰에 나섰다.

날이 밝고서야 이들의 일과가 끝났다. 초소 근무를 마친 용사들, 밤을 꼬박 새운 이 중위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들의 빈자리는 주간 근무에 편성된 용사들이 메웠다.

면접 거쳐 병력 별도 선발
GOP의 하루는 24시간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주기적으로 밤낮이 바뀌는, 쉽지 않은 환경이기에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사단이 GOP에 근무하는 장병들을 신병교육대대에서 면접 등을 거쳐 별도 선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기범 병장은 “집이 부산인데 가족과 친구들이 발 뻗고 잘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마음으로 자원했다”며 “전역이 얼마 안 남았지만 마지막까지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전혜성 일병은 “이왕 하는 군 생활이라면 남들과 다르게, 특별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만큼 이곳이 뚫리면 안 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천돌진대대, 6년 넘게 완전경계작전
장병들의 노력과 헌신은 대대가 지난 2015년 4월부터 6년 넘게 완전경계작전을 지속하는 자양분이 됐다. 대대는 “인간·현장·전투 중심 지휘 의도를 바탕으로 실전 같은 상황조치훈련과 교육훈련을 하고, 감시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용해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대가 장병들의 단결력을 높이고,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는 것도 완전작전에 기여했다. 일선 소초 장병과 대대장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웃음을 준 전우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쿠폰을 전하고, 쿠폰을 많이 모은 용사를 포상하는 ‘미소 가득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소초장 주관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해 장병들의 애로사항을 확인하고, 해결책도 찾고 있다. 일과 후 개인정비 시간에는 장병들이 소초 독서카페에서 대입 검정고시 준비, 영어 공부 등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보장한다.

대대는 앞으로도 완전작전 전통을 계승하고, 장병 근무 여건을 보장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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