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방위사업청과 함께 하는 웨폰 스토리

軍 보유 화기·탄약 모두 적용…50명까지 동시 훈련

임채무

입력 2021. 11. 08   17:11
업데이트 2021. 11. 0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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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관측장교·특전사 요원 등 교육 활용
야전 유사 작전환경 실내에 구현
날씨·기후 제한 없이 반복 숙달


포탄 비용 연 250여억 원 절감
국내 개발…정비지원 신속 가능
실사격으로 인한 민원 대폭 감소
높은 호환성·수출전망도 밝아

해병대 장병들이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실제 교육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해병대 장병들이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실제 교육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우리 군은 1990년대 중반 영국 등에서 도입한 모의사탄관측장비(TSFO)를 활용해 포병 사격 지시·관측·통제 등 일련의 절차를 숙달·평가했다. 그러나 기상·지형변화·장애물 묘사가 불가능하고, 수명주기가 도래했다는 점에서 대체 교육 장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러한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를 전력화하게 됐다.
글=임채무 기자/사진=방위사업청 제공

포병·함포 등 포격 장면 입체적 묘사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는 2015년 11월부터 중소기업과 정부의 공동 투자로 개발을 시작해 2018년 12월 연구개발을 완료했다. 이어 2020년 2월부터 육군·해병대에 전력화돼 관측장교, 중·소대장, 특전사 요원 등의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는 표적을 식별하고 화력 요청, 수정 과정을 통해 관측 요원 등의 능력을 키우는 훈련 장비다. 실제와 유사한 지형을 기반으로 육·해·공군과 해병대에서 운영 중인 포병, 육군 항공, 함포, 근접항공지원 등 주요 화기의 포격 장면을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모의 관측장비로 탄이 낙하하는 지점을 측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절차를 날씨와 기후 제한 없이 반복 숙달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방사청)에 따르면 도입 이후 실사격 없이 시뮬레이터로 훈련할 수 있어 연간 250억여 원의 포탄 사격 비용이 절감되고, 실사격으로 인한 민원이 대폭 감소했다.

이 밖에도 기존 TSFO는 3~4개 화기류, 10여 개 탄을 적용해 20명만 훈련할 수 있었지만 합동 화력시뮬레이터는 우리 군이 보유한 모든 화기와 탄약을 적용할 수 있고 최대 50명까지 동시에 훈련할 수 있다. 또 국내 중소기업에서 개발해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정비지원이 가능하기에 교육훈련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도 장점이다.

빅데이터 기반 관성센서 기술 적용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에 적용된 주요 기술로는 빅데이터 기반 가상현실(VR)과 관성센서 기술을 꼽을 수 있다. 방사청은 다양한 작전지역의 지형 영상과 화기 포격 장면을 축적해 빅데이터화했고, 이를 기반으로 가상현실 기술과 융합시켜 야전의 유사한 작전 환경이 실내 교육장에 구현되도록 했다. 물체의 속도와 방향·중력·가속도를 시뮬레이터에 반영하는 관성센서 기술도 적용해 실전과 비슷한 관측, 수정사격 효과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또 다양한 훈련 시나리오를 지원해 교육생의 수준과 숙련도에 따른 맞춤형 훈련이 가능하도록 했다.

확장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는 미국 국방부에서 만든 국제 시뮬레이션 표준연동기술 HLA(High Level Architecture) 인증시험을 통과했을 정도로 다른 장비와의 호환성이 높다.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의 이런 우수한 점들은 향후 수출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방사청은 국제 방산전시회에서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했다. 관심을 보인 몇몇 국가의 요청에 따라 현지 기술평가위원회에 참석해 시연을 보인 적도 있다. 시연 후 상대 국가에서 우리 육군포병학교를 방문해 추가 설명을 듣고 수출 협의를 진행키로 했으나, 코로나19로 성사되지 못했다. 방사청은 다시 협상이 재개돼 좋은 결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장비와 연동 가능…잠재력 多
방사청은 개발 초기부터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를 다른 훈련체계와 연동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육군 비전 2030’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육군 합성 전장훈련체계’와 연계한다면 다양한 수준의 제대와 합동훈련이 가능하다. 과학화 전투훈련체계와 연동할 경우 K9 자주포 등을 이용한 모의 화력전투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육군이 추진하는 LVCG(실기동·가상·워게임·게임) 과학화 교육훈련체계와도 충분히 연동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방사청은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에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기반의 장비만 연계하면 LVCG 과학화 교육훈련체계와 연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LVCG 과학화 교육훈련체계를 위한 별도의 새로운 관측장비를 개발하지 않아도 개량된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라면 충분히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이렇듯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는 연계 대상 장비에 따라 시·공간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방사청 관계자는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를 바탕으로 3차원 가상세계 시뮬레이터 구현을 추진할 수 있다”며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는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발전을 가늠할 수 없는 무한의 잠재력을 가진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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